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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글중심] 대통령에게 '재기해'... 역풍 맞은 혜화역 시위

 
[뉴시스]

[뉴시스]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나의 일상은 너의 포르노가 아니다!”
 
7일 오후 혜화역에 수만 명의 외침이 울려 퍼졌습니다. 이날 열린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3차 시위’에는 6만여 명(주최측 추산)의 여성들이 모였습니다. 집회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져 단일 성별로 구성된 시위 중엔 역대 최다 인원이었다고 합니다. 신변의 안전을 위해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그러나 분노를 나타내는 붉은 옷을 입고 모인 이 여성들의 요구는 간단명료합니다. “찍지 마!”와 “동일 범죄, 동일 수사!”입니다.
 
혜화역 시위의 시작은 홍대 미대 누드 모델 불법촬영 사건이 발생한 지난 5월로 거슬러 갑니다. 누드 크로키 수업에 참여한 모델의 얼굴과 성기가 노출된 몰카가 인터넷에 유포되자, 경찰은 사건 발생 후 약 10일만에 용의자를 긴급체포하고 구속했습니다. 용의자는 포토라인에 세워져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피해자에 대한 악성 댓글을 단 2차 가해자들 역시 모욕 혐의로 수사를 받았습니다. 너무도 지당한 정의 구현이지만, ‘잡기 힘들다’는 일반적인 불법촬영 범죄 수사 과정과는 크게 달랐습니다. 이 사건의 가해자가 여성, 피해자가 남성이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여느 불법촬영 사건과 양상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성차별 편파수사 논란이 인 것입니다.
 
편파수사 여부에 대한 갑론을박은 아직도 치열하지만, 혜화역 시위는 여성들이 차별에 저항하기 위해 연대해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7일 시위 이후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들의 목소리에 응답해 현 상황에 대한 반성의 뜻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위에 대한 문제제기도 쇄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재기해(남성연대 대표 고 성재기씨의 죽음을 조롱하는 말)” 등 부적절한 시위 구호가 포함돼 ‘너무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 발언으로 인해 기존 반대 세력의 반감을 더 키운 것은 물론, 심지어는 일부 페미니즘 지지층까지 이탈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적절한 문구 하나 때문에 '성차별 금지'를 공론화하기 위한 혜화역 시위의 본질이 흐려진 셈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불법촬영 범죄에 대해 “여성의 삶을 파괴하는 악성 범죄”라며 “중대한 위법으로 다루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불법촬영 범죄는 만연합니다. 의사, 법조인, 회사원, 학생, 가수에 이어 오늘은 초등학생이 불법촬영을 하다 적발됐다는 씁쓸한 기사를 봅니다. 불법촬영, 안 찍고 안 보기가 그렇게 힘든가요? ‘e글중심(衆心)’이 다양한 네티즌들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 어제의 e글중심▷ 출생율 0명대 국가는 올해 한국뿐...저출생 해결책은?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중앙일보
“지엽적이고 자극적인 주제에 매몰되지 말고 큰 그림을 보는 운동이 되길 바란다. 웃통까고, 몰카 잡고 이런 건 정말 지엽적인 일 아닌가? 임금 차별, 승진 차별, 경직된 성 역할 구분, 성폭력, 가정내 폭력 이런 문제들에 발언해야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
ID 'wsja**** 
#네이트판
“미러링이란 그럴듯한 핑계로, 약자라는 방패로 대낮에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자이루. 한남충. 유x무죄, 재기해 라는 혐오표현을 마음껏 발산해도 언론은 짠 거마냥 여성들의 평화시위로 둔갑해서 기사 내보내고 지들 보호하려고 억지로 끌려가서 대낮에 땀흘리며 고생하고 있는 의경들한테 니들도 몰카충이냐고 조롱하는 페미들과 그런온갖 조롱과 혐오를 당하고도 말 한마디 할 수 없는 의경들. 대체 누가 차별당하고 혐오받는거야..?.”
 ID 'ㅇ'
 
#네이버
“예쁘고 말 잘듣는 여성들이 자꾸 줄어드니까 슬프지? 페미가 자꾸 늘어나는 이유 알려줄까? 한국 남성분들 때문입니다. 시위의 의도는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군대 가,더치페이는? 이거 남혐아냐? 밖에 생각을 못함. 불법촬영 하지 말고, 지나가는데 눈으로 훑지 말고 때리지 말고. 여성도 같은 사람으로 대우하기. 이게 어려워? 페미한테 화내기 전에 본인이 안 그렇다면 주변 남자들 좀 살피고 빻은놈들 있으면 욕하고 살피고 주의 좀 주쇼ㅋ 그게 제일 효과 좋은 안티페미 활동이니” 
ID 'ansr****'
#클리앙
“일국의 대통령에게 뛰어내려서 자살하라는 의미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재기하다 라는 말의 어원은 노무현대통령의 서거를 조롱하는 운지하다 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는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조롱이기도 합니다. 일베에서나 쓸 법한 표현들이 난무했습니다. 이 시위에 동조한 김부겸 정현백을 즉각 경질시켜야 합니다. 대통령 자살 요구에 호응한 자들입니다. 이들이 청와대에 더 이상 자리 차지하고 앉아있는 꼬라지를 보기 싫습니다. 그냥 물러나라 도 아니고 재기해? 정말 치가 떨리네요.”
 ID 'SOL'
 
 
#한겨레
“세상 모든 기구, 세상 모든 정부가 인종차별을 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인종차별시 불이익을 주지만 세상의 인종차별은 존재한다. 여성관련 문제도 마찬가지다. 정부나 권위가 있는 집단에서 뭐라고 한들 사회전반적인, 세계전반적인 인식이 달라지지 않으면 소용없는 짓이다. 당신들의 의지를 전달하는 시위는 좋다. 하지만 너무 빨리 뭔가를 달라고 손내밀지 마라. 십년이고 이십년이고 싸워야할 주제인거다. 당신들이 원하는 건 정부가 해주는 게 아니다.”
ID 'Woo C’
#네이버
“혜화역 시위는 이상합니다. 실체가 없는 분노예요. 왜 성희롱한 가해자를 옹호하면서 가해자가 여자라서 더 빨리 잡혔다고 물타기를 하죠? 여자라서 불편한 게 저렇게 대규모 시위의 이유가 될까요? 나의 일상이 그들의 포르노라... 정말 동감이 안 되는 문구입니다. 선량한 시민들에게까지 몰지각한 성범죄자 취급을 하는 건 억울한 일입니다.”
ID 'ang5'
 
#다음
“여성의 권리를 찾기 위해 집회를 한다고 한다면 지지하고 찬성한다. 그 과정에서 혐오적인 표현 일베에서나 사용하는 언어를 사용한다면 여성의 권리를찾는 그 집회 운동에서 거부감을 느끼게 될것이다.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남을 비하하는 행위는 절대 정당화 될수 없다 라고 생각한다.”
ID '키슈'

정리: 김혜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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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