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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길이 보면 성호르몬 안다”며 성추행 육군 장성도 보직해임

육군 장성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보직 해임됐다. [중앙포토, 연합뉴스]

육군 장성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보직 해임됐다. [중앙포토, 연합뉴스]

해군 장성에 이어 육군 장성이 성폭력 사건에 연루돼 보직해임됐다.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지난 4일 긴급 회의를 소집해 “철저한 조사를 통해 성폭력 가해자를 강력히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음에도 군 기강 해이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전반기 신고된 군내 성폭력 사건은 42건에 이른다.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상관의 부적절한 행위나 진급 불이익 등 피해를 우려해 신고하지 않은 사례는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육군은 경기도의 한 육군 부대에서 근무하는 보병 사단장이 같은 부대 소속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를 확인하고 9일 보직해임했다.
 
육군 중앙수사단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A준장이 손을 만지는 성추행 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해 정식으로 수사하고 있다”며 “A준장을 9일부터 보직해임했다”고 말했다.
 
육군에 따르면 A준장은 지난 3월 자신의 차에 탄 여군 B씨의 손을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A준장은 저녁 식사를 하자고 피해 여군에게 제의한 뒤 자신이 운전한 차량에 태워 서울로 나와 저녁을 먹었다. 이후 부대로 복귀하던 중 저녁 10시쯤 피해자에게 손을 보여달라고 요구해 손을 만진 것으로 조사됐다. A준장은 평소 심리학을 공부했는데 손가락 길이를 보면 성호르몬 관계를 잘 알 수 있다며 B씨의 손을 만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차 안에서 단둘만 있는 상황이었고 A 준장의 요구에 경황이 없어 손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중앙수사단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이 와인을 시켰다고 했는데 많이 마시지는 않았다고 했다”며 “음주가 많았다고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지난 4일 A준장이 부하 여군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신고를 받고 즉시 조사에 들어갔다. 양성평등담당관과 본부 피해자권리 보호 장교가 함께 면담에 나섰다.
 
육군은 사건 신고 즉시 지휘계통으로 보고했다.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은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고 육군 중앙수사단이 직접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육군은 A준장에 대한 조사 진행과정에서 다른 두 명의 피해자를 추가로 확인했다. A준장은 차에서 여군의 손을 만지거나 자신의 집무실에서 여군의 손과 다리를 만진 것으로 전해졌다. 
 
중수단 관계자는 “피해자에 대한 조사가 끝나야 (혐의를 구체적으로 확인 후) 입건할 수 있다”며 “불법행위를 확인한 다음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건 인지 즉시 피해자에 대해 가해자와 분리조치(휴가)를 했다”며 “피해자 보호 및 2차 피해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처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수사단 관계자는 “A준장이 일부 피해자에게 여군 사무실에서 ‘손이 왜 이러느냐’ ‘이 다리로 뛸 수 있겠느냐’ ‘살 좀 쪄라’ 등의 말을 하면서 신체를 접촉했다”고 말했다.  
 
앞서 해군 소속의 한 준장도 술에 취해 후배 여군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군형법상 준강간미수 등)로 지난 4일 구속됐다. 해군은 사건 인지 당일인 2일 B준장을 보직해임한 바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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