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영동 옛 대공분실 4층 박종철 기념관에서 이야기하는 고 박종철 열사의 형 박종부(60)씨.
9일 오전,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경찰청장) 사망 소식을 접한 고 박종철 열사의 형인 박종부(60)씨는 이같이 말했다. 강 전 본부장은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기자회견에서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쓰러졌다”고 발표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지난해 12월 개봉해 6월 항쟁을 다룬 영화 ‘1987’에서 배우 우현이 강 전 본부장 역할을 맡았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전두환 정권 말기인 1987년 1월 14일, 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이던 박씨가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에서 조사를 받다가 수사관들에게 물고문을 받고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치안본부장이었던 강씨는 지난 7일 사망했다. 향년 85세. 퇴직경찰관 단체인 재향경우회 관계자는 “강 전 본부장은 역대 경찰 총수로 경우회 등록이 돼 있고 직ㆍ간접적으로 소식을 듣고 있었다”며 “7일쯤 사망한 거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영화 '1987'에서 배우 우현이 연기한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 [사진 영화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7/09/789415c8-8bf3-4226-87bd-1498b34ec996.jpg)
영화 '1987'에서 배우 우현이 연기한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 [사진 영화사]
언론·의학·종교계 등의 노력으로 박씨의 물고문 사실이 밝혀진 뒤 강 전 본부장은 박씨를 고문한 경찰관과 함께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1993년 7월 27일 대법원은 강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 판결을 내렸다. 강씨는 과거 중앙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관계기관과 대책회의를 해서 결정 난 대로 따랐다”며 “나도 국가로부터 피해를 받은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강민창 전 치안본부 본부장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7/09/1069c584-306c-4956-94cf-be177daf489c.jpg)
강민창 전 치안본부 본부장 [연합뉴스]
![박종철 고문치사 관련 한복 수의 차림으로 선고공판을 받기위해 입정하는 박처원 전 치안본부 5차장.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7/09/dd1b3d56-158b-4415-8b41-cccabe12dcef.jpg)
박종철 고문치사 관련 한복 수의 차림으로 선고공판을 받기위해 입정하는 박처원 전 치안본부 5차장. [중앙포토]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