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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이송 멈출수 없다’ 조기 복귀 결정한 119구급대원들

지난 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동 한 교차로에서 발생한 119구급차 사고 당시 장면이 찍힌 블랙박스 영상 속 한 장면. 사고 여파로 튕겨 나간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보살피기 위해 기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동 한 교차로에서 발생한 119구급차 사고 당시 장면이 찍힌 블랙박스 영상 속 한 장면. 사고 여파로 튕겨 나간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보살피기 위해 기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환자 이송 중 교통사고로 처벌 위기에 놓인 119구급대원들이 조기 복귀해 임무를 이어가기로 했다. 사고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도 못한 시점이지만 ‘구급 활동에 공백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사명감에서다.
 
9일 광주 북부소방서에 따르면 모 119안전센터에서 근무하는 최모(36) 소방교와 동료 등 구급대원 3명은 오는 11일 다시 출근해 환자 이송 업무를 계속한다.
 
최 소방교가 운전하던 119구급차는 지난 2일 오전 11시쯤 광주광역시 북구 사거리 교차로에서 달리던 중 우측에서 직진하던 차량에 측면을 부딪쳤다. 사고 당시 구급차에 타고 있던 심정지 응급환자 김모(91ㆍ여)씨는 숨졌고 최 소방교 등은 다쳤다.
지난 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교차로에서 발생한 119구급차 사고 당시 장면이 찍힌 블랙박스 영상 속 한 장면. [연합뉴스]

지난 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교차로에서 발생한 119구급차 사고 당시 장면이 찍힌 블랙박스 영상 속 한 장면. [연합뉴스]

 
사고 충격으로 구급차에서 튕겨 나간 환자 김씨에게 엉금엉금 기어가 살필 정도로 헌신적이었던 최 소방교 등은 사고 이후 정작 자신들의 입원은 거부해왔다고 한다. 사망 원인이 가려진 것은 아니지만, 구급차 사고 이후 김씨가 사망했다는 죄책감에서다.
 
주변의 권유로 며칠간 입원 치료를 받은 최 소방교 등은 신체적 상처보다 정신적 충격(트라우마)이 더 큰 상태라고 한다. 만약 김씨의 사망 원인이 교통사고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밝혀지면 처벌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최 소방교 등은 사고 9일 만인 11일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집과 병원을 오가며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이들은 사명감과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에 서둘러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방서 관계자는 전했다.
 
최 소방교 등이 근무하는 119안전센터는 구급대원들이 3개 조로 나눠 8시간씩 3교대로 근무한다. 지난 2일 사고 직후 2대의 구급차가 배치된 인근 센터에서 구급차 1대를 지원받았고, 현재는 교육용으로 쓰는 구급차를 운용하고 있다. 최 소방교 등이 빠지면서 근무는 2교대로 이뤄지고 있다.
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동에서 응급환자를 싣고 달리던 119 구급차가 교차로에서 교통사고로 전도돼 있다. [연합뉴스]

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동에서 응급환자를 싣고 달리던 119 구급차가 교차로에서 교통사고로 전도돼 있다. [연합뉴스]

 
소방서 관계자는 “(최 소방교 등이) 큰 외상을 입은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사고 직후 응급실에서 치료를 거부하고 ‘돌아가겠다’고 하는 것을 간신히 막았다. 아마도 (자신들이 근무에서 빠지면 동료들의 피로가 누적돼 구급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최 소방교 등의 의사를 존중해 일단 11일 출근을 결정했다. 다만 이들이 사고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트라우마 검사 및 관련 지원을 하기로 했다.
 
이번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인 경찰도 최 소방교 등이 결과적으로 신호를 위반해 사고를 낸 것은 사실이지만 사이렌을 울리고 주변 교통 상황을 살핀 뒤 교차로에 진입한 점에서 충분히 주의 의무를 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응급환자 김씨가 교통사고 전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점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일단 최 소방교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경찰은 부검 결과를 보고 최 소방교에 대해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 결과가 나오면 조사 내용과 종합해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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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