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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나온 평생직업교육 플랜, 규제 안 풀고 가능할지 의문

1~3학년 학년 구분이 없이 학점제로 운영되는 직업계고교 도입이 추진된다. 또 55~60세 직장인은 근로시간을 줄이고 대신에 퇴직에 대비한 교육을 받게 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직업교육 마스터플랜' 초안에 담긴 내용이다. 하지만 이런 모델·방안을 불가능하게 있는 규제를 완화하거나 노사 간 합의 등이 전제돼야 가능한 것들이어서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교육부가 8일 공개한 '평생직업교육·훈련 마스터플랜에선 '평생직업교육훈련'을 평생에 걸쳐 다양한 성공경로를 추구할 수 있도록 진로 선택의 길을 열어주고, 전문적 직업능력을 기르며 환경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기초역량을 개발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마스터플랜 마련에는 교육부·기획재정부·고용노동부·중소기업벤처부·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부·여성가족부 등 범부처가 참여했다. 
평생직업교육훈련 마스터플랜 공청회 안내 포스터.

평생직업교육훈련 마스터플랜 공청회 안내 포스터.

모두 34쪽에 이르는 마스터플랜(초안)에선 ▶유연하고 통합적인 훈련 제공 ▶미래형 인재 양성을 위한 훈련 고도화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도록 직무역량 체계 확충 ▶사람 중심의 훈련 체계 구축 ▶통합지원 생태계 조성 등을 기본 방향으로 정했다. 이를 구체화하는 64개 주요 과제가 담겼는데 현행 법규 아래에서는 불가능한 것들이 상당 부분 포함됐다. 정부는 초안을 토대로 9일 부산, 12일 광주, 18일 국회에서 공청회를 연다.   
 
학년 구분 없는 직업계고 도입 
초안에서 눈에 띄는 정책을 추려보면 우선 학년 구분 없는 무(無)학년제 직업계고 도입이 담겼다. 학점제를 도입하고 3년이라는 수업 연한이 없는 직업계고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학생 스스로 교육과정을 선택하고 전공 간 이동과 융합을 원활하게 한다는 취지다. 고교는 물론 대학에서도 학년제 구분이 공고한 터라 경직적인 학년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전문대·폴리텍·사내대학·대학 등 직업교육·훈련 기관 간에 활성화하겠다는 '사전경험 및 학습 인정제'(RPL, Recognition of Prior Learning)도 마찬가지다. 가령 직업계고에서 이수한 과목과 유사한 대학·전문대학 과목은 직업계고에서 이미 받은 학점이 인정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직업계고와 대학 등 고등직업교육기관 연계 강화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5일 부산 연제구에 있는 부산고용복지센터에서 열린 중장년·경력직 미니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현장 면접을 보고자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부산 연제구에 있는 부산고용복지센터에서 열린 중장년·경력직 미니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현장 면접을 보고자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현행 법규에선 중등교육기관(중·고교), 고등학교기관(대학)을 엄격히 구분하고 있다.  IBM은 고교(특성화고)와 전문대 과정을 통합한 P-Tech를 세계 각지에서 운영 중인데 아직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까다로운 법규도 한몫하고 있다. 이런 모델이 국내에서 가능하려면 기본으로 여겨졌던 규제의 완화가 필수적이다. 
 
전문대학에서 실무 중심 직업교육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전문대 교원 자격 기준을 4년제 대학과 분리해 신설하는 방안도 담겼다. 현재는 전문대 교원 자격 기준이 대학 자격 기준과 동일해서 산업체 경험을 가진 이들이 전문대 교원이 되는 것이 까다롭다. 실무 중심 인력을 전문대 교원으로 영입하려면 기존 교원의 반발을 극복해야  
 
재직자(직장인)가 직업능력개발·학습 등을 원하는 경우 사업주에게 노동시간 단축을 요청할 수 있는 방안 추진도 노사 간에 합의가 필요하다. 현재는 이런 제도가 없어서 직장인이 학습을 원하는 경우 퇴사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에 스웨덴은 '근로자 교육휴가권에 관한 법'에서 모든 근로자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임금 감소가 뒤따라야 할지, 그렇지 않다면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손실을 기업·정부 중 누가 감수할지는 '뜨거운 감자'다.  마스터플랜에선 중소기업의 경우엔 훈련비·대체인력인건비 지원 등을 검토한다고 밝혔으나 대기업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5일 부산 연제구 부산고용복지센터에서 열린 중장년·경력직 미니 일자리 박람회에서 한 구직자가 운전직종 채용정보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부산 연제구 부산고용복지센터에서 열린 중장년·경력직 미니 일자리 박람회에서 한 구직자가 운전직종 채용정보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55~60세 퇴직 교육 위한 근로시간 단축 
55~60세의 근로시간을 단축해 은퇴 전에 미리 퇴직 대비 교육훈련을 받게 하는 방안도 취지는 좋지만 근로시간 감축에 따른 봉급 감소, 근무연속성 저하 대응 등에 대해선 노사 합의 혹은 협의가 필수적이다. 
 
마스터플랜에선 대학이 외부시설을 활용해 성인학습자의 후(後)학습 접근성을 확대한다는 아이디어도 담겼다. 현행 법규상으론 대학이 학교 캠퍼스를 벗어나서는 수업을 개설할 수 없게 돼 있다. 
 
이처럼 마스터플랜에 담긴 과제 대부분이 규제 완화 없이는 불가능하다. 마스터플랜에서도 이를 인정하듯 '단기적으로  이행이 어렵더라도 장기적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것'이란 단서를 달았다. 
최보영 교육부 중등직업교육정책과장은 "직업교육·훈련 변화 방향에 대해 정부·경영계·노동계 등의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하는 사안들"이며 "합의를 도출하면 직업교육훈련을 수요자 중심으로 유연화하고 국민의 핵심 역량을 높인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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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