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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백 여가부 장관, “문재인 재기해” 혜화역 시위 참석

'홍익대 미대 몰래카메라 사건' 피해자가 남성이기 때문에 경찰이 불평등한 편파 수사를 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혜화역 일대에서 '불법촬영 성 편파수사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정동 기자.

'홍익대 미대 몰래카메라 사건' 피해자가 남성이기 때문에 경찰이 불평등한 편파 수사를 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혜화역 일대에서 '불법촬영 성 편파수사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정동 기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열린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 시위’에 현장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혜화역 시위 현장에 조용히 다녀왔다. 많은 여성이 노상에 모여 분노하고 절규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시위를 멀리서 지켜보며 “국무위원의 한 사람이자 여성인권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참으로 송구스럽고 마음이 무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정부가 그동안 안전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해 왔음에도 여전히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안타까웠다”며 “여러분들이 외친 생생한 목소리 잊지 않고, 불법촬영 및 유포 등의 두려움 없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안전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를 방문,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유통방지 대책 간담회를 갖고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제공]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를 방문,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유통방지 대책 간담회를 갖고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제공]

이날 시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재기하라” 등의 도를 넘는 구호가 나왔다는 점에서 정 장관의 시위 참석은 구설을 낳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문 대통령의 3일 국무회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저희는 합법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여성들의 분노를 표출하고 대통령의 문제된 발언을 폭로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재기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에 참가자들이 “재기해, 재기해”라는 구호를 큰 소리로 내질렀다.  
 
 
이들이 사용한 '재기해'라는 말은  ‘투신해 목숨을 끊으라’는 뜻으로 보인다.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지난 2013년 마포대교에서 투신해 사망한 사건에서 비롯된 말로 일각에서 남성들을 조롱할 때 쓰는 표현이다.  
 
또, 이들은 '페미 대통령'이라 쓰인 띠지를 두른 여성이 '곰'이라 쓰인 종이를 얼굴로 가리고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곰'은 문재인 대통령의 성인 '문'을 180도 돌린 말로 극우 성향의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 유래했다.
 
 
문 대통령은 3일 국무회의에서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가 여성이고 피해자가 남성이라 더 강력한 수사가 이뤄졌다는 주장에 대해서 “편파수사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일반적인 처리를 보면 남성 가해자의 경우 더 구속되고, 엄벌이 가해지는 비율이 더 높았다”면서 “여성이 가해자인 경우는 일반적으로 더 가볍게 처리됐다. 그게 상식이다. 그렇게 비교하면 편파수사라는 말이 맞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시위 참가자들은 문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남성의 편을 든 발언을 했다며 "문 대통령은 재기하라"는 구호를 외치기에 이르렀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그러나 문 대통령은 당시 “우리사회가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 등 여성들이 입는 피해의 무게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며 “몰카 범죄 및 유포에 대한 처벌이 너무나 가볍고 너무나 미온적이라는 것이 여성들의 문제의식”이라고 말한 만큼 일방적으로 남성의 편을 들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어 “수사가 되면 (가해자의) 직장이라든지 소속 기관에 즉각 통보해서 가해를 가한 것 이상의 불이익이 반드시 돌아가게 해야 한다”면서 “여성들의 성과 관련된 수치심, 명예심에 대해 특별히 존중한다는 것을 여성이 체감할 수 있게 해줘야 원한 같은 것이 풀린다”고도 말했다.  
  
한편 이날 혜화역에서는 ‘불편한 용기’ 측이 주최한 세 번째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 시위’가 열렸다. 이날 열린 집회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외에도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전주, 창원, 청주, 천안, 평택 등 전국 각지에서 주최측 추산 6만여명(경찰 추산 1만7000여명)이 참여했다.  
 
9일 오후 서울 혜화역 앞에서 주최 측인 '불편한 용기' 추산 2만여 명의 여성들이 참여한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가 열렸다. 홍상지 기자.

9일 오후 서울 혜화역 앞에서 주최 측인 '불편한 용기' 추산 2만여 명의 여성들이 참여한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가 열렸다. 홍상지 기자.

 
이들은 불법 촬영(몰래카메라) 사건을 성별 구분 없이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집회에서 ▲여성 경찰관 90% 비율 임용 ▲여성 경찰청장 임명 ▲문무일 검찰총장 사퇴 ▲판검사 등 고위 관직 여성 임명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촬영·유포·판매·구매자에 대한 강력 처벌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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