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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올 때 멀쩡했던 집 경매 넘어가요, 전세보증금 어떡해?

기자
박정화 사진 박정화
[더,오래] 박정화의 부동산법률 이모저모(5)
서울 잠실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서 행인이 매물을 보고 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세입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제도가 마련돼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서울 잠실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서 행인이 매물을 보고 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세입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제도가 마련돼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0개월 전 보증금 4억원으로 전세 임대차계약을 하고 살고 있습니다. 이사 오면서 확정일자와 전입신고도 했고요. 분명히 전세 이사 올 때 등기부 등본을 확인해 봤을 때는 근저당도 없고 깨끗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등기부를 확인해 보니 이사 이후 한 달도 안 돼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었습니다. 경매가 진행될 것 같은데 보증금 4억2000만원이 전 재산이라서 걱정입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보통 전세를 살 경우 재산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전세보증금을 혹시나 잃게 될까 봐 많은 사람이 걱정을 합니다. ‘이사를 하는 날 바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아라’, ‘잔금을 치르는 당일에도 등기부 등본을 확인하라’는 충고가 나오는 건 그래서입니다. 그런데 사례에서는 이러한 충고에 따라 최선을 다했는데도 집이 경매에 넘어가게 생겼다니 과연 충고의 효과가 있는 걸까요.
 
전입신고·확정일자 덕에 일단 안심 
전세를 살 때 가장 불안한 일이 바로 사는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정말 설마 했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사례는 결과적으로는 이런 충고를 들어서 그나마 다행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례의 경우 이사 날에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았기 때문에 경매가 진행되더라도 일단 안심해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등기부상의 근저당권설정일 자가 이사 날 이후라는 전제에서지요.
 
이렇게 중요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법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요. 우리가 흔히 체결하는 임대차계약, 전세계약은 전세권설정등기를 하지 않는 이상 민법상의 임대차계약에 속하게 됩니다. 특히 주거용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주택 임대차보호법에서 사회적 약자인 세입자를 민법의 특례로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요. 
 
주택 임대차보호법에서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바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입니다. 이사를 하게 되면 ‘주택을 인도’받은 것으로 보는데, 전입신고를 하게 되면 ‘주민등록’을 한 것으로 봅니다. 이렇게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하게 되면 주택 임대차보호법 제3조상의 ‘대항력’을 취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사하고 전입 신고하면 ‘대항력’ 생겨  
전입신고를 하게 되면 '주민등록'을 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하게 되면 '주택 임대차보호법 제3조상의 '대항력'을 취득하게 된다. 조문규 기자

전입신고를 하게 되면 '주민등록'을 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하게 되면 '주택 임대차보호법 제3조상의 '대항력'을 취득하게 된다. 조문규 기자

 
대항력이라는 것은 사실상 공시의 효력을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법률적으로도 상당히 강한 효력을 가지는 권리입니다. 저당권과 등기한 전세권의 경우 누구에게나 그 권리의 내용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등기부 등본을 발급받아 보면 그 권리의 존재 자체를 누구라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을 공시의 효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약상의 권리는 계약당사자 서로에게만 주장할 수 있지 그 내용을 알 수 없는 제삼자에게는 주장할 수 없습니다. 원래 민법상 임대차계약은 이러한 계약상의 권리에 불과하기 때문에 계약 당사자들에게만 효과가 있을 뿐 새로운 집주인이나 낙찰자에게는 주장할 수 없는 권리입니다. 
 
주택 임대차보호법에선 특례규정을 두어 대항력이라는 공시의 효력을 세입자에게 인정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규정의 문구를 보면 더 와 닿습니다. 주택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서 “임대차는 그 등기가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그다음 날부터 제삼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고 정해 등기가 없어도 등기에 준하는 효력을 인정하는 셈입니다.  
 
그러니 이사 후 전입신고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조금 알 수 있겠지요. 귀찮더라도 전입신고만 해 두면 제삼자에게도 임차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대항력이 생기니까요. 다만 대항력의 효력이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한 다음 날 0시에 생기기 때문에, 이사하고 당일에 전입신고를 하더라도 막상 이사 당일에 설정된 근저당권자에게는 밀리게 됩니다. 이런 경우만 아니길 잘 살피면 되겠습니다.
 
확정일자 받아두면 우선변제권 발생   
확정일자를 기준으로 경매에서 권리순위나 배당 순서가 정해지기도 해 매우 중요하다. 대항력을 취득함과 동시에 확정일자까지 받아두면 우선변제권이 발생해 경매가 진행되더라도 이후에 설정된 근저당권자보다 우선할 수 있다. [사진 Freepik]

확정일자를 기준으로 경매에서 권리순위나 배당 순서가 정해지기도 해 매우 중요하다. 대항력을 취득함과 동시에 확정일자까지 받아두면 우선변제권이 발생해 경매가 진행되더라도 이후에 설정된 근저당권자보다 우선할 수 있다. [사진 Freepik]

 
다음으로 확정일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확정일자라는 것은 이후에도 변동될 수 없는 고정된 날짜로, 관공서에서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보통 주민센터에 전입신고를 하면서 계약서 원본을 가지고 가서 확정일자도 함께 받게 되는데요. 
 
이때 찍힌 일자를 기준으로 경매에서의 권리순위나 배당의 순서가 정해지기도 해, 이 역시 상당히 중요합니다. 대항력을 취득함과 동시에 확정일자까지 받아두면 우선변제권이 발생하기 때문에 경매가 진행되더라도 이후에 설정된 근저당권자보다 우선할 수 있습니다.  
 
사례의 경우 다행히 국세 등의 압류나 다른 최선순위 우선변제권자가 없고 근저당권설정일 자도 이사 이후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경매에서는 근저당권자보다 우선순위로 보증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막상 살던 집이 경매가 진행된다고 하면 여러 가지로 신경 쓰이고 번거롭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수고스러움을 감수해야겠지요.
 
아직 계약한 지 10개월밖에 안 된 상황이지만 세입자가  경매가 진행되는 그 집에서 계속 살 것인지, 아니면 우선변제권을 주장해 보증금을 반환받고 이사를 할 것인지 정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계속 그 집에서 살고 싶다면 경매 진행 과정에서 배당을 요구하지 않고, 대신 낙찰자에게 대항력을 주장해 계약의 내용대로 살다가 이사를 할 때는 보증금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낙찰자가 임차주택의 양수인으로서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기 때문입니다(주택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  
 
만약 세입자가 더는 그 집에서 사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 반드시 배당요구를 해야 하고, 매각기일까지는 다른 곳으로 이사하거나 다른 주소로 전입신고를 하면 안 됩니다. 물론 임차권등기명령을 받아 등기해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사하여도 되겠습니다.  
 
사례의 경우 주변의 충고를 잘 듣고 실천까지 한 덕분에 경매가 진행되더라도 어느 정도의 우선권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주거용으로 임대차계약을 할 경우 이사하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아두는 일은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정화 변호사 lawminpjh@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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