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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일주일]대기업 주변 헬스·서점·극장 '북적' vs 식당·술집 '한산'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된지 일주일새 대기업 직장인들의 저녁활용과 대기업 주변 등 상권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늘어난 여가시간을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 자기계발이나 취미활동을 일찌감치 시작한 직장인들이 늘어났다.

덩달아 직장 내 회식도 거의 사라졌다. 다양한 유연근무제 도입 등으로 출퇴근 시간이 달라 팀원들 전체가 저녁시간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 회식은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해석까지 나왔지만, 각자가 계획했던 저녁시간을 방해받고 싶지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너나할 것 없이 꺼리는 분위기다.

서울 중구에서 근무하는 한 대기업 과장급 A씨는 "주52시간 시행 이후 젊은 남자직원들 사이에서 웨이트트레이닝 붐이 일고 있다. 복싱이나 주짓주 등 격투기 학원에 등록한 동료들도 몇 있다"면서 "평소 일주일에 두어차례 있던 저녁 자리는 지난주엔 단 한번도 없었다. 이런 분위기가 아마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 부장 B씨는 "지난주 퇴근 이후 타부서 팀장들과 스크린 골프를 두번 갔는데 매번 자리 잡기도 힘들 정도더라"면서 "저녁 퇴근 시간이 빨라지면서 스크린 골프를 마쳐도 10시 정도 밖에 안되니 자주 칠 것 같다. 이 참에 생각만 해오던 골프연습장 레슨도 받을까 싶다"고 말했다.

안양에 사업장이 있는 대기업 부장 B씨는 "7월부터 8시30분 출근, 5시30분 퇴근의 예외 없는 원칙이 정해졌다"면서 "회사 근처 헬스클럽이 3개월에 9만원인데 부담도 없어 일단 미리 끊었고, 운동을 시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저녁시간 서점을 찾는 직장인들도 늘었다.

저녁시간 광화문의 한 대형서점 관계자는 "저녁시간에 주로 고객층은 대학생들이 었는데 직장인들이 상당히 늘었다"면서 "여가 시간을 이용해 평소에 못했던 독서에도 관심이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풍문고에 따르면,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1~4일) 자기계발 및 취미서적의 판매량이 전주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자기계발 분야 도서 중에는 유명 석학, 억만장자, 글로벌 CEO 등을 인터뷰한 저자가 원하는 삶을 얻는 가장 빠르고 쉬운 52가지 방법을 담은 책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팀 페이스 著)가 1위에 올랐다. 취미 분야에서는 스티커를 붙이며 명화를 완성할 수 있는 책 '스티커 페인팅북 명화'가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극장가에선 평일에도 데이트를 할 여유가 생긴 젊은 남녀 직장인들이 영화관을 찾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롯데시네마, CGV 등에선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맞춰 직장인을 대상으로 '평일 영화관람 할인' 이벤트 등을 선보였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이처럼 헬스클럽, 서점, 극장가 등 여가와 관련된 장소에 저녁시간 직장인들이 몰리고 있지만, 회사 주변 식당가 등은 한산한 모습을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직장가와 접근성이 좋아 평소에는 저녁시간 예약을 하지않으면 자리를 잡지 못했던 고깃집과 이자카야 등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술자리 장소에도 예전과 달리 비어있는 자리가 많았다.

회사 인근 식당들이 한산해진 것은 점심시간도 마찬가지였다. 주 52시간 시행 이후 구내식당 식수율이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줄어든 근무시간 탓에 예전처럼 식사 이후 커피도 마시며 비교적 여유있게 점심시간을 가지지 못하고, 정해진 1시간 이내에 끝내고 회사로 복귀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회사 내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주 52시간 시행 이후 선택근무제, 재량근무제, 탄력근무제 등을 도입한 대기업의 직장인들이 삶이 예전과 확 달라지고 있다"면서 "관리자급에선 과연 이게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지만, 젊은층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아 시간이 갈수록 확실히 정착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직 시행초기라 좀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 유흥가가 아닌 직장가 주변 식당가, 술집 등의 매출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유명상권에서도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최저임금 문제로 신음하는 자영업자들에게 또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정책적 고민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m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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