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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의 급소 ‘콩 벨트’ 정밀 타격

[SPECIAL REPORT] 미·중 무역전쟁
미·중 무역전쟁은 무차별 난타전이 아니다. 정밀 타격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조업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중국제조(Made in China) 2025’와 관련된 품목에 보호관세를 매겼다. 중국의 미래 성장엔진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다. 반면 시진핑은 트럼프의 정치적 기반들을 겨냥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콩(대두) 벨트(Soybean Belt)’다. 대표적인 곳이 일리노이·아이오와·노스다코타 등 10여 개 주다.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평균 50% 이상을 득표한 곳이다. 특히 사우스다코타 주에선 트럼프가 61.5%를 얻었다. 예외적으로 대도시인 시카고가 있는 일리노이(트럼프 득표율 38.9%)와 미네소타(45.3%)에서만 힐러리 클린턴에 졌을 뿐이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미국의 콩 농사꾼들에게 대두는 ‘기적의 작물(Miracle Crop)’이다. 콩수출위원회(USSEC)의 보고서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으로 올리브유 등의 공급이 급감했다. USSEC는 “전쟁이 야기한 식용유 부족 사태를 해결해준 게 바로 콩기름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전쟁 이후엔 콩이 없었으면 미국인들은 고기도 마음껏 섭취하지 못했다. 1950년대 급격히 늘어난 육류 소비를 감당하기 위해 콩 사료가 개발됐다. 더욱이 콩은 미네소타·네브래스카·사우스다코타 주민들에겐 든든한 대체 소득원이기도 했다. 2차 대전 이후 밀 등 곡물 가격이 폭락하자 이들 지역 농사꾼들이 대체 작물로 대거 콩을 재배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미국은 세계 최대 콩 생산국이다. 지난해 228억 달러(약 25조4000억원)어치를 생산했다. 넓은 땅과 비옥한 토질, 기계화를 바탕으로 한 높은 생산성(낮은 가격) 덕분에 원산지인 중국과 한반도를 자국의 수출시장으로 전락시켰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전문가의 말을 빌려 “미국이 항공기 다음으로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상품이 콩”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한 해 340억 달러어치를 수입하는 세계 최대 수입국이다. 미국과 브라질에서 주로 사들인다.
 
미 콩 농사꾼들은 이미 타격받고 있다. 중국이 콩에 보복관세를 물리기도 전에 브라질산 콩 수입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홍콩 영자신문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수입상들이 선물거래 방식으로 사둔 미국산 콩 가운데 110만t 정도를 되파는 방식으로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콩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졌다. 트럼프가 중국을 겨냥해 무역전쟁 북을 울리기 시작한 올 1월 이후 국제 콩 값은 23%나 추락했다.
 
남미에선 브라질 말고도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등에서 콩을 많이 생산한다. USSEC에 따르면 남미의 콩 생산 원가는 미국보다 5~6% 낮다. 이런 와중에 미국산에 관세 25%가 추가됐다. 세계 최대 콩 수입 시장인 중국이 통째로 브라질 등 남미로 넘어갈 태세다. 트럼프는 “농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하지만 최근 노스다코타 등지의 트럼프 지지율은 2016년 대선 때보다 10여%포인트씩 낮다.
 
콩은 첨단소재의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윤홍태 국립식량과학원 연구관은 “콩은 식용유나 사료를 만드는 데만 쓰이는 게 아니다”며 “콩으로 플라스틱이나 섬유를 만드는 기술이 이미 개발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 자동차회사인 포드는 2008년 콩 섬유로 만든 자동차 시트를 선보였다. USSEC는 “무역전쟁으로 첨단 소재의 원료인 콩 산업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 콩농업이 원산지 중국과 한반도 콩 농가를 황폐화시킨 50년대 이후 60여 년 만에 위기를 맞는 셈이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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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