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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818개, 미국산 545개 품목에 25% 맞불 관세폭탄

[SPECIAL REPORT] 미·중 무역전쟁
트럼프(左), 시진핑(右)

트럼프(左), 시진핑(右)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6일 오후 1시1분(한국시간) 미국 뉴욕 공항과 항구 등에 도착한 중국산에 보호관세 25%가 부과됐다. 로봇 관련 제품 등 818개 품목이 대상이다. 관세 대상 규모는 340억 달러(약 37조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응전했다. 다만 중국 시간 6일 0시(한국시간 새벽 1시)가 아니라 이날 오후가 되길 기다렸다. 하루 전 밝힌 “먼저 방아쇠를 당기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중국의 보복관세율은 정확히 미국과 같았다. 대상은 콩과 자동차 등 545개 품목이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두 주 뒤인 이달 20일 전후 1단계 확전이 이뤄질 전망이다. 트럼프가 이미 예고한 대로 160억 달러 중국산에 보호관세가 또 부과된다. 대상은 중국산 반도체 관련 제품 284개 품목이다. 중국도 대응카드를 내놓았다. 미국산 의료장비 등 114개 품목에 관세 160억 달러를 매길 방침이다. 여차하면 미·중 무역전쟁은 3단계로 치닫는다. 트럼프는 5일(미국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관세 2000억 달러짜리가 준비돼 있다. 그러고 나서 추가로 3000억 달러짜리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태도에 따라 무역전쟁을 더욱 확대할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1차 분수령은 11월 중간선거
 
중국 상무부는 이날 정오 성명을 발표했다. 상무부는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했고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전쟁을 시작했다”면서 “(미국의) 이런 관세 부과 행위는 전형적인 무역 폭압주의”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현재 세계 생산 사슬과 가치 사슬의 안전에 심각한 위해를 가하고 있다”면서 “국가의 핵심 이익과 국민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반격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이날 트럼프와 시진핑 진영이 주고받은 말은 강경하기 이를 데 없었다. 무역전쟁을 당장 최악의 국면으로 끌고갈 수 있다는 태도다. 특히 트럼프가 내비친 5000억 달러(약 558조원)짜리 추가 관세 카드는 전형적인 ‘미치광이 전략’이다. 게임이론 전문가인 스티븐 브람스 뉴욕대 교수(국제관계)가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트럼프의 장기다. 브람스는 “트럼프는 자신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음을 게임 상대에게 심어주며 거래를 벌여 성공해온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트럼프가 무한정 미치광이 전략을 구사하진 않는다. CNBC는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트럼프가 올 11월 중간선거까지는 무역전쟁 가속페달을 밟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쪽도 비슷한 시각이다. 장쥔 중국 푸단대 교수(경제학)도 최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관세부과는 중간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시진핑이 중간선거 이전에 한 발 물러서면 트럼프에겐 금상첨화(錦上添花)다. 반면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패배는 시진핑에게 소망스러운 일이다. 트럼프가 선거에서 패하면 기존 정책을 바꿀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를 위해 시진핑은 트럼프 지지기반인 녹슨 지대(Rust Belt)와 많이 겹치는 콩 벨트(Soybean Belt)를 겨냥해 대두에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지지기반을 흔들어 놓기 위해서다.
 
하지만 시진핑이 고분고분 머리를 숙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스티브 행크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경제학)나 수전 셔크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중국센터 이사장은 최근 중앙SUNDAY와의 전화통화에서 하나같이 “시진핑은 80년대 일본 총리 나카소네 야스히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때 나카소네는 미국에 고분고분했다.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일본이 알아서 대미 무역흑자를 줄여야 한다”고 주문하자 나카소네가 민간기업들과 손잡고 흑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행크 교수 등의 말대로라면 시진핑은 지금까지 말한 대로 반격에 나설 전망이다. 시진핑은 외교부 성명 등을 통해 “먼저 방아쇠를 당기진 않겠지만 받은 만큼 되돌려주겠다”고 해 왔다.
 
 
무역전쟁 확전=2차 세계화 종말
 
로이터 통신은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무역전쟁의 장기화와 확전은 한 시대 종말”이라고 했다. 런던정경대(LSE) 피터 시런자 교수(경제사) 등이 말하는 ‘2차 세계화 시대’의 끝이다. 1차 세계화 시대는 1870~1914년 사이 기간을 말한다. 2차는 1980년에 시작됐다. 반세계화 운동 일부 시민단체들의 저항이 줄곧 이어졌다. 하지만 2차 세계화를 이끈 미국이 나서 막을 내리게 한 셈이다. 1차가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당시 세계화를 주도한 나라들 사이 갈등(1차대전)으로 끝난 것처럼 말이다.
 
그나마 관세를 무기로 한 무역전쟁은 견딜 만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중국에 진출한 미국 비즈니스 리더들의 말을 빌려 “기업이 이익폭을 줄이거나 경영 혁신 등으로 관세 장벽을 타고 넘을 순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중국 등 각국 정부가 불시에 하는 안전 점검 등 비관세 장벽이 일선 기업들엔 견디기 힘들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블록화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인 기업연구소(AEI)의 더렉 시저스는 최근 중앙SUNDAY와 인터뷰에서 “가장 나쁜 무역전쟁은 블록화”라고 말했다. 30년대 미국이 시작한 관세 장벽이 다른 나라로 확산되다 끝내 파운드, 달러, 프랑화 등을 중심으로 한 블록화로 치달았다. 세계 교역은 더욱 위축됐다. 시저스는 “당시 주요 나라들이 관세 장벽이 블록화로 이어지는 것만 막았어도 2차대전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을 뒤집으면, 현재 트럼프와 시진핑이 글로벌 경제 파국을 막을 기회가 적지 않게 남아 있다는 얘기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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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