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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涅槃<열반>

열반은 범문(梵文) ‘니르바나’의 음역이다. 일체의 번뇌를 불어서(Blow) 끄다(Out)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열반은 니원(泥洹)이라고도 한다. 무위(無爲), 자재(自在), 불생불멸(不生不滅) 등의 의미를 갖는다. 중국 진(晉) 때 출간된 『정무론(正誣論)』은 “일단 니원에 들면 시작도 없고 끝도 없으며, 영원히 면면(綿綿)하다”고 썼다.
 
열반은 부처가 세상에 오시기 전, 인도 『오의서(奧義書)』에도 보인다. 오의서는 우주와 내가 하나가 되는 범아일여(梵我一如)의 경지로 열반을 얘기했다.
 
석가 입적 후 열반에 대한 의미가 진화한다. 현세(現世)의 수행자는 아무리 노력해도 생존 동안에는 완전한 열반을 얻기 어렵다고 봤다. 사후에 비로소 완전한 열반을 얻는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열반은 죽음과 동의어로 사용됐다.
 
열반에서 파생된 말이 ‘봉황(鳳凰) 열반’이다 ‘봉황이 열반에 들었다’는 말이다. 무슨 뜻일까?
 
출처는 중국 현대작가 궈모뤄(郭沫若)의 저서다. 궈모뤄는 ‘봉황 열반’이라는 이름의 저서에서 “봉황은 500년에 한 번씩 스스로를 태워 재로 만든다. 그리고 잿더미 속에서 새 생명을 얻는다. 순환은 끝이 없으니 이로써 영생을 이룬다”고 썼다.
 
여기서 봉황은 행복의 사자(使者)다. 500년마다 인간세상의 모든 불행과 원망을 짊어지고 활활 타오르는 불 속으로 자신의 생명을 던져 행복과 맞바꾼다는 얘기다. ‘육체가 엄청난 고통과 시련을 거쳐야 비로소 아름다운 몸으로 거듭난다’는 뜻이 여기서 생겼다. 자신을 완전히 해체하는, 불요불굴의 정신을 통해서야 비로소 전혀 새로운 자신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뜻이다.
 
총선에서 참배한 자유한국당이 중앙당 해체를 선언했다. 비대위 준비위도 꾸렸다. 그런데도 내홍은 여전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봉황 열반’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늉만 내기 때문이다. 철저히 부서져야 거듭날 수 있는데, 부서짐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나는 깔끔하게 있을 테니 너만 부서져라’ 하는 식이면 한국당에 미래는 없다.
 
진세근 서경대 문화콘텐츠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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