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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균에 고려호텔 내준 北, 폼페이오 숙소는 DJ·장쩌민 머문 백화원으로

6일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숙소는 백화원 초대소다. 백화원은 북한을 방문한 최고위급 국빈을 위한 영빈관이다. 화단에 100여 종의 꽃이 피어 있다는 의미에서 ‘백화원’(百花園)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이 곳을 숙소로 내어준 것은 각별한 환영의 표시로 볼 수 있다. 백화원은 1983년 지어진 이후 최고 외국 정상과 장관의 숙소로 자주 이용됐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세번째지만 하룻밤을 묵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2000년 10월 23일 평양 백화원 초대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건배하고 있다.[평양AP=연합]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2000년 10월 23일 평양 백화원 초대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건배하고 있다.[평양AP=연합]

 
2000년 10월 미국 각료로선 최초로 북한을 방문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도 백화원에 머물렀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올브라이트 장관 방북 당일 예고 없이 백화원에 방문해 회담을 개최, 파격적 행보로 주목받기도 했다. 
 
1990년대에는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과 가네마루 신(金丸信) 전 일본 부총리 등이 머물렀고, 2002년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 전 일본 총리가 백화원을 숙소로 사용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달 방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전날 접견 영상에서 접견 장소인 백화원영빈관 건물 앞에 조성된 분수가 비춰지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달 방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전날 접견 영상에서 접견 장소인 백화원영빈관 건물 앞에 조성된 분수가 비춰지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 정상들도 백화원에서 환대받았다.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수행원들이 백화원을 숙소이자 회담 장소로 사용했다. 2007년의 제2차 남북정상회담 때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곳에 묵었다.
 
한국 장관급 인사들도 백화원을 숙소로 사용한 적이 있다. 1990년부터 4차례에 걸친 평양고위급 회담 때 남측대표단의 숙소가 이 곳이었다. 백화원에 숙박한 적 있는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저서 『피스메이커』에서 이곳을 “대리석으로 된 바닥 통로에는 두꺼운 카펫이 깔렸고, 높이가 4m쯤 되는 높은 천장에는 크고 작은 샹들리에가 달려 있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정부 인사 외에는 1998년 북한을 방문한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백화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에는 백화원을 숙소로 쓴 한국 고위급 인사가 없다. 지난 3월 정의용 수석 특별사절이 이끄는 대북특사단 일행이 백화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지만, 고급 휴양시설인 고방산 초대소가 숙소로 결정됐다. 2013년 방북했던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일행이 묵었던 곳이다. ‘특사단을 국가 원수급으로 대우하지 않았다는 의미’라는 해석도 나왔지만, 후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특사단에게 “백화원 초대소가 공사 중이라 이용하지 못하니 양해 바란다”고 설명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남북통일농구대회 참석을 위해 3~6일 방북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고려호텔에 머물렀다.
 
북한이 이번에 폼페이오 장관에게 백화원 초대소를 숙소로 내어준 것이 더 각별한 예우로 해석되는 이유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백화원이 숙소로 결정된 것과 관련,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최고급 대우를 해준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오찬ㆍ만찬 음식도 최고급으로 차려 미 대표단을 예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폼페이오 장관의 2차 방북 당시에도 오찬 식탁엔 철갑상어, 오리, 랍스터, 스테이크 등이 올라왔다. 당시 동행했던 워싱턴포스트(WP) 캐럴 모렐로 기자는 “일부 보좌진은 화려한 음식을 먹으며 (북한 인권 상황 때문에) 죄책감을 느꼈다”고 전하기도 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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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