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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편집국장레터]트럼프의 전쟁은 협상의 시작

뉴욕타임스가 6일 인터넷판 머릿기사로 보도한 미중 무역전쟁

뉴욕타임스가 6일 인터넷판 머릿기사로 보도한 미중 무역전쟁

 ‘무역전쟁은 시작됐다(Trade War is Underway).’
뉴욕타임스의 홈페이지는 심야의 소식을 ‘전쟁’이란 단어로 전했습니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6일 오전 0시1분, 한국시간으론 6일 오후 1시1분이었습니다. 트럼프발 무역전쟁의 선전포고는 신속하고 전면적이었습니다. 세계 경제는 미ㆍ중 무역전쟁의 회오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VIP 독자 여러분, 중앙SUNDAY 편집국장 박승희입니다. 그동안의 경험에서 우리는 알고 있었습니다. 트럼프의 엄포는 대부분 실행되리라는 것을.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전쟁은 그런 경험들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이 전쟁은 언제, 어디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요. 결정 요소는 두 가지입니다. 중국의 대응과 트럼프의 속셈입니다.  

 
트럼프시진핑

트럼프시진핑

먼저 중국의 대응입니다.
“미국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이런 관세 부과행위는 전형적인 무역 폭압주의다. 중국은 선제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국가 핵심이익과 국민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반격에 나설 수 밖에 없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발표가 끝나기도 전인 6일 오후 12시2분쯤(공교롭게도 미국과 중국의 시차는 정확하게 12시간입니다) 대변인 명의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담화에는 ‘반격’이란 용어를 썼습니다. 걸어온 싸움을 피하지 않겠다는 얘기입니다.  
다음 트럼프의 속셈입니다.
“먼저 340억 달러어치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160억 달러 규모에 대해선 2주일 이내에 관세가 매겨질 거다. (중국이 반격하면)유보하고있는 2000억 달러어치가 있고, 그리고 3000억 달러어치가 있다. 500억 달러 더하기 2000억 달러, 여기에 3000억 달러를 더하는 셈이다.”
합이 55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613조 원어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트럼프는 에어포스원을 타기 전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반격에 재반격을 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갈 데까지 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흥미있는 건 양측이 전쟁만 언급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외교와 통상을 잘 아는 ‘선수’들끼리만의 용어가 선전포고문 속에 담겨 있었습니다.  

먼저 중국 상무부입니다. 대변인 담화 끝에 이런 문구가 있었습니다.  
“중국은 확고부동하게 개혁을 심화하고 개방을 확대할 것이라는 점을 재차 선언한다. 중국은 세계 각국이 중국에서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기업가 정신을 보호하고 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겠다”. 앞부분의 반격을 읽지 않았다면 오히려 반성문 같은 뉘앙스도 읽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도 선전포고를 하면서 5500억 달러의 6%인 340억 달러를 먼저 말하고 160억 달러 추가에는 2주일이라는 기간을 뒀습니다. 협상 창구까지 틀어막지는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불구가 된 미국』이란 책에서 트럼프는 이렇게 말한 일이 있습니다.  
“우선 강한 모습으로 중국을 대해야 한다. 나는 중국 기업들과 협상한 적이 있다. 그들이 어떤 식으로 사업을 하는지 잘 안다. 내가 소유한 트럼프타워에는 중국 은행들이 입주해 있다. 그들이 유능한 사람들인 것은 맞지만 나도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최고의 고객을 이용하려는 짓거리는 장사에 도움이 되지않는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야 한다. 그래야 보다 공평한 관계를 만드는 길을 함께 상의할 수 있다.”
2015년에 쓴 책에서 이미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언급한 셈입니다. 하지만 그 전쟁의 목적을 ‘보다 공평한 관계를 만드는 길을 함께 상의’하기 위함이라고 적었습니다. 선전포고가 ‘함께 상의’의 시작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픽] 미중 무역전쟁 고율 관세 부과 품목ㆍ규모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6일부터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 818개 품목에 25% 관세를 물리고, 추후 160억 달러의 284개 품목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yoon2@yna.co.kr (끝)

[그래픽] 미중 무역전쟁 고율 관세 부과 품목ㆍ규모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6일부터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 818개 품목에 25% 관세를 물리고, 추후 160억 달러의 284개 품목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yoon2@yna.co.kr (끝)

문제는 전쟁의 지속기간입니다. 이 기간이 길어질수록 폐허는 늘어날테고, 협상의 이득은 줄어들 겁니다. NYT는 “그건 전적으로 트럼프의 결정”이라며 물러섰습니다. 하지만 이 전쟁의 서막에서 왠지  6월12일 트럼프와 김정은의 싱가포르 담판이 어른거립니다. 트럼프가 진정 원하는 건 종말이 아니라 협상이라는 점입니다. 그 협상의 모양새는 ‘아메리카 퍼스트’로 표현되는 트럼프의 공약입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는 이 공약의 실천을 표로 유도하려는 것같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무역전쟁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늘 비관보다는 낙관이 해법을 만들어내는 법입니다.  
 
중앙SUNDAY는 트럼프가 시작한 미ㆍ중 무역전쟁을 이번 주 스페셜리포트로 풀었습니다. 또 다른 스페셜리포트로는 대체복무제를 다뤘습니다. 대체복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대만으로부터 경험과 한계, 문제점들을 들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께 중앙SUNDAY만의 콘텐트로 보여드리고 싶은 기사는 ‘교실 이야기’입니다. 교실이 바뀌면 교육이 바뀐다는 믿음으로 꿈담교실들의 실제 모습들을 보여드립니다. 많이 읽어주시고, 공감해 주시면 우리 아이들이 지금보다 더 나은 교실에서 공부할 수 있을 겁니다. 지난 주 1면 기사 중 2단계 진단대상 대학 명단에 잘못이 있었습니다. 성공회대가 포함되지 않았는데 포함된 것으로 잘못 보도했습니다. 인터넷 기사 등에서 뒤늦게 정정하긴 했지만 교직원분들과 학생분들이 느꼈을 충격에 죄송스러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특종을 추구하기 보다는 오보를 줄이는 데 더 신경쓰는 중앙SUNDAY가 되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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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