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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숙이지 않겠다" 중국, 트럼프 표밭에 똑같이 보복관세

지난 4월 중국 상하이 항구에 적재돼 있는 수출용 컨테이너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4월 중국 상하이 항구에 적재돼 있는 수출용 컨테이너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6일 미국의 관세폭탄에 정면으로 맞불 대응을 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무역전쟁의 포문이 태평양 양쪽에서 동시에 열리게 됐다.  
 
중국은 이날 정오에 발표한 가오펑(高峰) 상무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을 위반하며 사상 최대규모의 무역전쟁을 발동했다”며 “중국은 국가 핵심이익과 인민대중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반격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선언했다. 이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맞서 같은 규모, 같은 강도의 보복 관세를 부가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가오 대변인의 성명에 이어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 부과 조치를 함에 따라 중국도 미국산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이미 발효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보복 전략은 ‘등가성(等價性)의 원칙’에 입각한 맞불 작전이다. 미국이 부과하는 것과 똑같은 교역 규모의 미국산 상품에 대해 똑같은 만큼의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6일 발동된 25%의 추가 관세 부과 대상은 콩(대두)과 면화 등 농산물, 쇠고기ㆍ돼지고기 등의 육류와 수산물과 담배, 위스키, 자동차 등 545품목이다. 연간 교역량 340억달러어치에 해당한다. 농축산품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미국 공화당의 전통적 표밭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을 겨냥해 트럼프 행정부에 정치적 타격을 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 중국 외교부 캡처]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 중국 외교부 캡처]

 
중국은 또 미국이 향후 2주안에 160억달러 규모의 교역 품목을 대상으로 관세 추가 발동을 예정하고 있는 것에 대비해 화공,의료설비,에너지 제품 등의 보복 품목 리스트를 작성해 둔 상태다.  
 
무역전쟁이 확대될 경우에는 중국이 관세 카드 이외에 다른 수단을 강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의 대미 수출액이 미국의 대중 수출액보다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에 등가의 관세 카드로는 대응이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오 대변인이 “필요한 각종 수단을 종합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관세 이외의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발언으로 읽힌다. 무역전쟁이 터지기 직전인 4일 중국의 지방 법원은 미국 마이크론사의 반도체 부품에 대한 사용금지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의 파상 공세에 끝까지 버틸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이자 경제 브레인으로 불리는 류허(劉鶴) 부총리는 “무역전쟁은 실제로는 ‘중국 굴기’(堀起)를 공격하는 전쟁”이라며 “누가 끝까지 버틸 수 있을지 지켜보자. 결코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을 경제적 목적 뿐 아니라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기 위한 전략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중국 내 시각을 대변한다. 가오 대변인이 “미국에 머리 숙이지 않겠다”며 결의를 다진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자존심을 걸고 물러설 수 없는 싸움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맞불 작전으로 나가면서도 확전은 피해야 한다는 데 중국의 고충이 있다. 투자와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경제체질을 감안할 때 무역전쟁이 장기화할수록 경제 운용상의 부담과 경기하강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맞불 공세와 동시에 국제 여론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가 국제 사회는 물론 자국 내에서도 지지를 얻기 힘들다는 점을 노린 전략이다. 특히 유럽연합(EU)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5일 방문지인 오스트리아에서 “중국과 EU는 다자 무역체계의 수익자이자 수호자”라면서 “현재 상황에서 중국과 EU는 다자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자유무역 체계를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독일 방문길에 오른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유럽 국가들과 공조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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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