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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록 행진 멈췄지만 시장선 ‘여전히 낙관론’

 “새롭거나 놀랍지 않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시장에 던진 메시지가 반영된 것이고, 시장은 그만큼 기대치를 낮춰 놓았다.”  
 
삼성전자가 6일 발표한 올 2분기(4~6월) 경영 성적표(잠정치)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해 2분기부터 분기마다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우상향’ 그래프가 꺾였다. 하지만 숨 고르기 단계로, 하반기엔 반등할 것이란 낙관론이 우세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도체 이외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성적표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매출은 58조원, 영업이익이 14조8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이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매출은 4.92% 줄었고, 영업이익은 5.37% 늘었다. 올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3%, 5.37% 감소했다. 기업의 수익성·경쟁력 지표인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의 신기록 행진은 4분기 만에 멈췄다. 
  
이날 공개한 잠정치에서 삼성전자는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등공신은 단연 반도체라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인 12조 원대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다. 반도체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률이 54~56%,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8할이 넘는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과 삼성전자의 압도적인 기술력, 선제적 투자 덕분이다. 거기에 D램 시장은 연 20%씩 커지는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으로 재편된 공급자 주도 시장이라는 점까지 ‘3박자’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게 문제다. 반도체 영업이익이 그동안 10조9000억원(2017년 4분기)→11조5500억원(2018년 1분기)→12조 원대(2분기 추정)로 분기별 신기록을 썼지만, 전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5조원 안팎이라는 얘기는 그만큼 다른 사업이 뒷걸음질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반도체·모바일·가전 등 3각 편대의 불균형이 커지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특히 스마트폰이 포함된 IM(IT·모바일) 부문이 고전하고 있다. 올 3월 출시한 갤럭시S9은 900만 대 판매에 그쳤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IM 부문의 영업이익을 2조 원대 초반으로 추정했다. 2013~2014년 분기마다 6조 원대 영업수익을 올렸으나 불과 4년 만에 3분의 1로 미끄러진 것이다. 권승렬 DB 금융투자 연구원은 “스마트폰의 올 2분기 판매량이 7000만여 대로, 1분기(7800만 대)보다 10%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음 달 갤럭시노트 8이 출시되지만, 시장 규모가 S9 시리즈의 30%에 불과해 반전 요소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중국산의 공습이 본격화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은 적자가 점쳐지기도 한다. 여기에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2분기가 계절적인 불황기라 디스플레이 부문은 영업이익이 1000억 원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그나마 소비자가전(CE)이 4000억 원대로 선방했을 거란 관측이다.  
 
삼성전자가 올 3월 출시한 '갤럭시 S9'은 2분기 중 세계 시장에서 900만여 대 판매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갤럭시 S9' 출시행사.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올 3월 출시한 '갤럭시 S9'은 2분기 중 세계 시장에서 900만여 대 판매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갤럭시 S9' 출시행사. [연합뉴스]

 
시장의 시선은 3분기로 향한다. ‘하반기 낙관론’의 근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라는 ‘두 날개’다. 반도체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디스플레이 쪽에선 ‘큰손’ 애플이 신제품을 대거 출시해서다. 삼성전자 OLED의 최대 고객인 애플은 다음 달부터 아이폰 X 후속 모델(5.8인치), 플러스 모델(6.5인치)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도 호재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3·4분기에 각각 15조~17조 원대 영업이익을 낼 거로 보고 있다. 연간 매출 250조원, 영업이익 64조~67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실적(매출 239조5754억원·영업이익 53조6450억원)을 뛰어넘게 된다.   
 
물론 곳곳에 악재도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본격화하면 주력인 반도체나 스마트폰 수출이 타격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 사업에선 중국의 추격이 더 거세질 것이다. 낸드플래시는 공급 과잉으로 가격 강세가 둔화할 거란 전망도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듯하다”고 풀이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2.29% 내린 4만49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5월 4일 50대 1로 액면 분할을 거쳐 거래를 재개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검찰·공정거래위원회 수사 등도 발목을 잡고 있다.  
 
신완선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는 “반도체에 이어 확실한 미래 아이템을 발굴하고 동시에 진입장벽을 굳건히 하는 게 삼성전자의 숙제”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께 2분기 확정 실적과 사업부문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LG전자도 이날 2분기 실적 잠정치를 발표했다. 매출은 15조177억원, 영업이익 77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2%, 16.1% 늘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상반기 매출(30조1407억원)·영업이익(1조8788억원) 모두 사상 최대치”라며 “상반기 매출이 30조원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노근창 센터장은 “스마트폰이 여전히 적자인 게 약점이지만 생활가전·전장 분야 실적이 꾸준히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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