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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곽태선 "'장하성이 밀었지만 위에서 탈락 지시 있었다'고 들었다"

국민 노후 자금 635조원을 운용하는 최고 책임자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선에 청와대가 개입했는지 여부를 놓고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CIO 공모 과정에서 최고점을 받고도 탈락한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의 폭로 후 청와대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연이어 해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등이 CIO 인사 전반에 개입했다고 볼 만한 의혹이 추가로 나오면서 논란은 계속 커지고 있다.

 
곽태선 "김성주, '위에서 탈락 지시 있었다'고 말해"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중앙포토]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중앙포토]

특히 김 이사장이 6월 초 곽 전 대표에게 CIO 탈락 사실을 전화로 통보하면서 "장 실장과 내가 아닌 윗선에서 탈락 지시가 있었다"는 얘기를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곽 전 대표는 당시 김 이사장과 40분간 통화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2~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이사장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김 이사장은 ‘저와 장하성 실장님은 곽 사장님을 계속 밀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사장님이 오시면 국민연금이 한 단계가 아니, 두세 단계 레벨업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위에서 그런(탈락) 지시가 있었다’며 내가 탈락할 것임을 알려줬다.”
 
만약 곽 전 대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CIO 인선 과정에서 장 실장과 김 이사장이 곽 전 대표를 밀었지만, 두 사람이 아닌 제3자가 곽 전 대표의 탈락을 주장ㆍ지시해 관철시킨 셈이 된다. 이 경우 청와대 정책 컨트롤타워인 장 실장의 의사를 꺾은 제 3자가 누구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4월 초 기금이사 추천위원회 면접 후 곽 전 대표는 서류ㆍ면접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이후 일부 매체에서 "곽 전 대표가 차기 국민연금 CIO에 내정됐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6월 초 갑자기 곽 전 대표의 탈락으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곽 전 대표의 주장은 6일 김 이사장의 연합뉴스 인터뷰 내용과 다르다. 김 이사장은 이 인터뷰에서 “장하성 실장과도 인사와 관련해 통화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이 곽 전 대표와 통화하며 ‘나와 장 실장이 곽 전 대표를 밀었다’고 말한 것은 장 실장과 김 이사장 두 사람이 CIO 선임과 관련해 모종의 커뮤니케이션을 했고, 또 인선 과정에 직접 관여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장하성 실장에게 자료받았다'며 청와대 연락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사진공동취재단]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사진공동취재단]

장 실장의 인사 개입 정황은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
 
곽 전 대표는 2월 초 CIO 공고가 뜨기도 전 청와대 인사수석실로부터 “장 실장님에게서 자료를 잘 받았다”는 소개와 함께 “일단 3배수 안에는 올라오셔야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만약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청와대가 5일 “장 실장이 곽 전 대표에게 ‘지원해서 잘 되기를 바란다’는 취지로 통화한 것일 뿐”이라는 해명과 배치된다. 공모 과정이 개시되기도 전에 장 실장이 곽 전 대표에게 전화한 것도 논란이지만, 더 나아가 장 실장이 곽 전 대표 인사 관련 자료를 인사수석실에 전했거나 '곽 전 대표가 적임'이라는 식의 언급을 인사수석실에 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또 곽 전 대표가 지난 2월 CIO 공모에 지원하기 직전 장 실장과 청와대 인사수석실 외에 국민연금 고위 관계자가 그를 직접 찾아와 CIO 지원을 권유한 사실이 추가로 알려져 논란이 될 전망이다.
 
곽 전 대표는 자신을 찾아온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고위 관계자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 관계자에 대해 “2월 19일 국민연금 홈페이지에 CIO 모집공고가 뜨기 전에도 한 차례 연락이 왔었고 공고가 뜬 이후에는 아예 나를 직접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고위 관계자, 곽태선 찾아가 지원 독려
곽 전 대표는 당시 국민연금 관계자와 만나서 나눈 대화를 기자에게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내게 ‘혹시 곽 전 대표님이 망설이고 지원하지 않으실까봐 꼭 좀 (지원)하시라고 당부하러 찾아왔다’며 ‘지금 기금운용본부가 아주 어려운 만큼 같이 일하셔야 한다’고 간곡히 부탁했다.”
 
“나는 이 관계자에게 ‘장관 청문회만 보더라도 국적ㆍ병역 문제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을 많이 봐왔고 그간 잘 쌓아온 레퓨테이션을 망치기 싫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관계자는 내게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데 무슨 문제냐’고 말했다. 그는 또 ‘이렇게 공모 절차가 시작됐을 때는 이미 윗선에서 일차적으로 스크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병역 관련 내용도 이미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국민연금 고위 관계자가 곽 전 대표를 직접 찾아와 지원을 독려한 것은 개인적인 판단에 의한 행동이라기 보다는 김 이사장이나 다른 윗선의 지시를 받고 움직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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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논란 일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논란 일지

 
◇장하성 실장, 청와대 회의 불참=한편 장하성 실장은 이날 오전에 열린 청와대 현안점검회의에 불참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이 회의는 당일 언론 보도 기사를 중심으로 각종 현안을 점검하는 자리다. 장 실장이 이날 회의에 불참한 것도 국민연금 CIO 인선 논란과 언론 보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원내부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장하성 실장과 김성주 이사장이 CIO 인사에 부적절하게 개입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덕담''사생활 보호'라는 용어로 덮으려고 하고 있다"며 "이번 부정 인사 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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