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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이 바꾼 밤 풍경···판교 '오징어배' 사라졌다

지난 1일 ‘주 52시간 근무제’가 실시된 이후 첫 금요일(6일)을 맞았다. 지난 한 주간 52시간 근무제는 한국인의 생활 방식을 크게 뒤흔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대로 ‘저녁이 있는 삶’은 갖게 됐을까.
 
답은 아직까진 ‘△’다. 근무 조건 측면에서 비교적 여유가 있는 대기업은 52시간제를 지키는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여전히 많다고 한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후 첫 출근 날인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본사에서 직원들이 정시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후 첫 출근 날인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본사에서 직원들이 정시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균(35) 롯데마트 과장은 “아침 일찍 조기출근한 날에는 일찍 퇴근이 가능해져 아이를 데리러 어린이집에 가는 등 삶의 변화가 생겼다”며 “임원들도 이를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PC 온ㆍ오프제’를 도입했다. 하루 8시간 근무시간을 미리 정해 입력하면 자동으로 PC가 꺼지는 형태다.  
 
꺼지지 않는 빌딩 불빛 때문에 ‘오징어 배’라고 불렸던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도 지난 1일부터 풍경이 바뀌고 있다. 한 게임업체에서 근무하는 개발자 이모(36)씨는 “현재 회사에서 정부 정책에 맞게 사규에 주 52시간제를 적용해 시행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아직 적응하고 있는 단계지만 예전처럼 야근을 하며 늦게까지 일하던 모습은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업무 시간을 마친 후 영어학원에 등록하는 직장인도 늘어나고 있다. 양선열 월스트리트 종로센터장은 “오후 6시 이후에 직장인들이 센터에 와서 학습하는 경우가 이전 대비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고 첫 근무일인 2일 밤 서울 광화문의 빌딩 대부분의 불이 꺼져 있는 모습(위)이 평상시 모습과 대비되고 있다. 1주일에 최장 52시간만 근무할 수 있도록 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이날부터 시행되면서 '저녁 있는 삶’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뉴스1]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고 첫 근무일인 2일 밤 서울 광화문의 빌딩 대부분의 불이 꺼져 있는 모습(위)이 평상시 모습과 대비되고 있다. 1주일에 최장 52시간만 근무할 수 있도록 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이날부터 시행되면서 '저녁 있는 삶’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뉴스1]

주 52시간 근무제가 마냥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과를 마친 후에도 여전히 피로감을 호소하는 직장인도 많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한 업무 지시, 특히 ‘단톡방(단체카톡방)’을 통한 업무 관련 지시가 늦은 저녁 시간까지 지속되기 때문이다. 
 
한 제약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최모(30)씨는 “직장 상사는 ‘소통’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솔직히 오후 7시 이후에는 카톡을 안 보내는 게 예의 아니냐”며 “정 안된다면 카톡에 ‘1’ 표시라도 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메시지를 읽지 않을 경우 ‘1’이 계속 남아있기 때문에 메시지를 안 읽을 수 없다는 얘기다.
 
한국과 달리 애플ㆍ구글ㆍ페이스북 등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만 하더라도 사생활에 쓰는 메신저와 업무 용도로 사용하는 메신저가 서로 다르다. 배우자ㆍ이성친구부터 직장상사까지 모든 사람과 한가지 메신저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용 메신저 서비스 ‘슬랙’(Slack)은 서비스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이용자 230만명을 확보했다. 매달 슬랙을 통해 전송되는 메시지 양은 15억건에 이른다고 한다.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 [중앙포토]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 [중앙포토]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몇몇 국회의원들이 법으로 ‘카톡 금지 법안’까지 제출했다지만 다른 나라 사람의 시각으로 볼 때는 해외 토픽감일 뿐”이라며 “기업에서 스스로 후진적 문화를 벗어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전사적으로 해 나갈 때 카톡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동자 보호 성향이 짙은 프랑스가 지난해 ‘연결되지 않을 권리(right to disconnect)’를 법에 반영했으나, 사실상 선언적 규정일 뿐 실제 규제 방안은 노사 협의에 맡겨두고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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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