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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버스기사 대기시간, 전부 근로시간으로 볼 수 없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중앙포토]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중앙포토]

버스 운전기사들이 버스 운행 사이에 대기하는 시간 전부를 근로시간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2부(재판장 김소영 대법관)는 버스 운전기사 A씨 등 5명이 운수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청구 소송에서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하라는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2011년 A씨 등 버스 기사들은 운수업체를 상대로 “운행 사이에 대기하는 시간을 모두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보통 운행을 마친 뒤 영업소로 돌아와 다음 운행까지 평균 2시간가량을 대기했다. 이들이 소속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은 운수업체가 소속된 버스운송사업조합과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기본근로 8시간, 연장근로(대기 시간) 1시간 등 총 9시간을 1일 근로 시간으로 합의했다. A씨 등은 2시간의 대기시간 중 1시간 만 근로시간으로 인정한 것이 부당하다고 소송을 낸 것이다.
 
앞서 1, 2심은 “대기시간이 휴게시간처럼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ㆍ감독 아래 놓여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운전기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운수업체에서 기사들에게 각각 170만~480만원의 연장근로 수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2시간의 대기시간 전부를 근로시간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 등이 대기시간 동안 임금협정을 통해 근로시간에 반영된 1시간을 초과해 청소, 차량 점검 및 검사 등의 업무를 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며 “임금협정과 취업규칙은 대기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정하면서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차시각을 변경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업체가 소속 버스 운전기사들의 대기시간에 간섭하거나 감독할 업무상 필요성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버스 기사들은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를 하고, 개인 용무를 위해 외출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런데도 원심은 대기시간 전부를 근로시간으로 보고 초과근로 수당을 산정했다”며 “원심 판단에는 근로시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배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파기 이유를 밝혔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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