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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B, 양대노총 와해 위해 제3노총 설립 직접 지시"

이명박 정부 시절 양대노총 와해공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당시 ‘제3노총(국민노총)’설립을 직접 지시한 인물은 이명박(77) 전 대통령인 것으로 결론 내렸다. 지난 4일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채필(62)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된 내용이다. 
 
6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받은 이 전 장관이 국가정보원에 수억원의 자금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했다. 실제로 장관 보좌관이 1억7000여만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국민노총 설립을 적극 도왔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MB, 민주노총 뛰어넘는 제3노총 만들라 했다”
양대노총 와해공작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민노총 설립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중앙포토]

양대노총 와해공작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민노총 설립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중앙포토]

영장 청구서에서 검찰은 2011년 이 전 대통령이 “민주노총을 뛰어넘는 제 3노총을 설립하라”라고 지시했다고 적시했다. 양대노총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이명박 정부가 총력을 기울인 타임오프제에 강하게 반발하던 시기였다.
 
그러자 당시 고용노동부 차관이던 이 전 장관이 “대통령의 지시”라며 임태희 당시 대통령실 실장에게 연락해 국민노총 설립ㆍ운영 자금 지원 명목으로 수억원을 요구했고, 임 전 실장이 국정원에 연락해 실제 자금 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당시 여러 차례 내부 회의를 열고 ”종북좌파 척결을 위해 제3노총 설립을 적극 지원하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검찰은 최근 국정원 관계자 등을 불러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5만원 현금다발로 과천정부청사 근처서 주고받아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뉴스]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뉴스]

돈 ‘전달책’은 이모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이 맡았다. 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이 보좌관은 2011년 4월~2012년 3월 10번에 걸쳐 국정원 직원 A씨와 정부과천청사 주차장 등에서 만나 현금을 주고받았다. 만날 때마다 A씨가 5만원짜리 지폐로 1570만원을 건넸고, 이 보좌관이 영수증을 발급해줬다.
 
앞서 2011년 3월 이 전 장관은 국정원 모 처장을 만나 ”이 보좌관을 잘 도와달라“며 협조를 부탁했다고 한다. 2011년 11월 국민노총이 출범되자 원세훈 전 원장 특별지시로 현금 2000만원이 즉시 지원되기도 했다. 똑같이 5만원권 지폐 형태였다
 
이렇게 약 1년 동안 국민노총에게 지원된 국정원 자금은 총 1억 7700만원에 달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2012년 상반기부터 국민노총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수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기 시작하자 국정원의 자금 지원은 끊겼다. 이 전 위원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와 이 전 장관의 개입 여부에 대해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채필 “국정원의 자작극…지시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 
2012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 [중앙포토]

2012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 [중앙포토]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 전 장관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법원은 “현 단계에서 범죄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이 전 장관의 개입과 자금 지원 사실 등이 입증됐는데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발했다.
 
영장심사에서 이 전 장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민노총과 관련한 어떠한 지시도 받은 적이 없으며, 자금지원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정원 처장을 만나 지원을 요청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여러 사람을 만날 수는 있어도 돈 이야기나 누구를 도와주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장관은 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당시 나는 차관의 지위에 불과했는데, 박재완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을 건너뛰고 대통령이 차관에게 직접 지시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국정원에서 국민노총 설립에 관여했을 수 있지만, 나와 관계된 것은 엄한 사람을 끼워 넣은 자작극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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