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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연의 시시각각] 유임 쪽이라는 ‘김 장관’들

최상연 논설위원

최상연 논설위원

“제 이름이 ‘영주’라 영등포 주먹이라고 했다. 대선 때는 ‘서주’(서울 주먹)라고 했는데 이제 노주(고용노동부 주먹)가 됐다.” 역대 첫 노동운동가 출신에 첫 여성 장관인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1년 전 더불어민주당을 찾아 이런 소감을 내놨다. 중·고교 시절 농구 선수였던 그는 은행 실업팀 선수로 들어갔다가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출발해 영등포갑에서 잇따라 당선한 3선 의원이다.
 
하지만 김 장관의 ‘노주론’엔 같은 당에서도 이견이 많다. 노동계에 질질 끌려다니며 그저 시키는 일이나 한다는 반론이다. ‘앞만 보는 불도저’란 별명은 그래서 나왔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아예 “말을 안 듣는다”고 퍼부었다. 시키는 일마저 안 한다는 뜻이다. 고용노동부는 뜨거운 전쟁터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같은 현안이 줄을 섰다. 노총 요구만 여과 없이 전달하는 그의 ‘어깃장’에 속이 상했던 모양이다.
 
김 장관은 왜 기울어진 주장만을 되풀이할까. 노동계가 내미는 ‘촛불 청구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란 지적이 있다. 노동계 대표로 정치권에서 활동한 만큼 장관 퇴임 후 정치권 복귀를 위해선 선명성이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뭐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지금 내각에 그런 의심을 받는 ‘김 장관’이 수두룩하다는 사실이다.
 
의원 및 선출직 출신 장관이 거의 절반이다. ‘국무회의가 민주당 최고위원회’란 말까지 등장했다. 이런 구조라면 국정의 정치화는 외길이다. 사실 대통령제 국가에서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입법부 주요 구성원이 장관이 된다는 건 그 자체가 모순이다. 미국은 원천 금지다. 프랑스에서도 부득이한 겸직엔 의원 직무와 활동을 정지시킨다. 우린 ‘인사청문회용 내각’이다. 그러니 정책마다 ‘지지층만 바라보며 장관이 자기 장사에 열을 낸다’는 불만은 부록이다.
 
거기에다 실력은 별도다. 존재감 없는 장관이 태반이고 잦은 구설로나 존재감을 과시하는 장관이 차고 넘친다. 대입 제도를 개혁한답시고 헛발질만 거듭하더니 정작 정책 결정은 외부에 떠넘긴 무능·무책임으로 존재감을 과시한 김 장관이 있다. 미세먼지에 쓰레기 대란까지 겹친 김 장관도 있다. 대통령은 “답답하다”고 한숨 쉬었다. 그렇다면 확 바꾸는 게 정답이다.
 
그런데 그건 또 아니란다.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방문이 끝나면 개각이 있는데 ‘인사청문회 정국’을 만들지 않으려는 정치적 고려가 큰 방향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일솜씨가 최우선 고려 대상이 아니란 얘기다. 야당 주도권을 반길 여권은 세상에 없다. 그렇다고 낙제점 받은 장관을 그대로 끼고 간다는 건 다른 문제다. 사정이 정 그렇다면 차라리 이 기회에 인사청문 제도 자체를 손보는 게 당당한 자세다. 적폐청산 내각 아닌가.
 
인사가 만사다. 전 정권 실패가 수첩 인사에서 시작됐다. 그러곤 인사청문회가 겁나 늘 ‘찔끔 개각’에 ‘면피 개각’으로 우회로를 찾았다. 그때마다 문 대통령이 이끌던 민주당은 거르지 않고 ‘취지와 목적이 실종된 개각’이라고 맹렬하게 비난했다. 지금이라고 다를 게 없다. 지지층 바라기에 일솜씨까지 서툴러 ‘국정의 가장 큰 리스크가 정부’란 걱정을 사는 내각이다. 그런데 이제 공석인 농식품부 김영록 장관을 메우는 ‘원 포인트 개각’ 수준이라면 국민을 하나로 묶는 메시지를 만들기 어렵다.
 
현 내각의 무능은 갑작스런 출범에 조각을 서두는 과정에서 코드와 인사청문회 위주로 인선한 탓이 크다. 그런 내각에 손조차 댈 수 없다면 나라다운 나라를 어떻게 열겠다는 건지 모를 일이다. 이런 진용이 문 대통령이 구상한 드림팀은 아니지 않나. 
 
최상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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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