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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이 밀었는데 CIO 탈락한 곽태선

장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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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5조원의 국민 노후자금을 책임지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선임을 둘러싸고 장하성(사진) 청와대 정책실장의 인사 개입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 CIO 공모 과정에서 최종 후보에 올랐던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는 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월 공모가 시작되기 전인 1월 말께 장 실장으로부터 지원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았다. 20분간 CIO 자리와 업무 방향 등에 대한 전반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당시 곽 전 대표가 “지금 기금운용본부 CIO 직무대리나 다른 실장 중에서 승진해도 되지 않느냐”고 했더니 장 실장은 “그 사람 중에는 없는 것 같다. 아무리 찾아도 국내에는 학연·지연이 없는 사람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고 한다. 곽 전 대표가 CIO 지원을 결심하자 두 번째 통화에서 장 실장은 “나하고 면담은 나중에 하고 일단 청와대 인사수석실에서 연락이 갈 것”이라고 알렸다. 이후 곽 전 대표는 실제로 인사수석실의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공식 공모절차가 시작되기 전에 특정인을 지목해 전화한 건 부당 인사 개입이란 비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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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이날 당초 “장 실장이 곽 전 대표와 통화한 것은 국민연금이 CIO 후보자로 추천한 이후”라고 해명했다가 나중에 “장 실장이 지원해 보라고 권유를 한 것이 맞다”고 말을 바꿔 의혹을 더욱 키웠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CIO를 공모하기 전에 어떤 사람이 응모했으면 좋을지 리스트업을 한 내용이 장 실장에게 전달됐다”며 “유능한 사람이 응모하는 게 좋겠다는 취지에서 장 실장이 ‘지원해서 잘 되기를 바란다’는 취지로 통화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CIO 공모 과정을 주관한 기금이사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곽 전 대표에게 탈락 사실을 공식 통보하고 재공모 절차를 밟기로 결정한 상태다. 또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장 실장은 곽 전 대표와는 일면식도 없고, 검증 때문에 탈락했다면 오히려 내부 인사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곽 전 대표가 연금기금 개혁에 부적합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수익 내는 게 최고의 인선 기준이 아니라 다른 기준도 작용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앞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할 것이고, 그런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기 때문에 새 본부장이 이에 관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고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상적 채용 과정을 밟지 않고 장 실장의 전횡으로 CIO를 채용하려 한 것은 그야말로 국정 농단”이라며 “국민의 노후자금에까지 손을 대려고 했던 것이 사실이라면 청와대는 장하성 정책실장을 파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선영·위문희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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