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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 헛발' 대통령 직속특위···실무 뛴 금융전문가 없었다

“금융 시장을 모르는 사람들이 과세 공평성이란 모호한 개념에 얽매여 설익은 정책을 내놓았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개편을 둘러싼 혼선에 대해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원인을 이렇게 짚었다.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이하 특위)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을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추라는 권고안을 내놓았는데, 세금 정책을 주관하는 기획재정부는 수용 불가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 직속 기구의 권고안을 사실상 확정안으로 받아들였던 금융 시장과 소비자는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권고안을 마련한 재정개혁특위 산하 조세분과 소위에서 금융 전문성을 찾기는 어렵다. 조세분과 소위는 14명으로 구성됐다. 정부 측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을 제외한 나머지 13명은 민간 인사다. 대학교수(10명)는 대부분이 재정학·세무학 관련 전공자다. 다른 세 명은 세무법인 대표 혹은 회계법인 고문이다. 금융을 전공했거나 금융 시장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은 없다. 오정근 교수는 “조세분과 소위 위원들의 경력을 봤을 때 금융소득에 기댄 은퇴자가 직격탄을 맞게 된다는 점 등의 부작용이 간과 혹은 무시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권고안 발표 이전에 여러 차례 금융소득종합과세 개편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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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득종합과세에 대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비전문가들이 금융 관련 세법을 손대고자 한다면 적어도 관련 시장 참가자와 소통을 해야 했다는 얘기다. 재정개혁특위는 부동산 보유세와 관련해 지난달 22일 공청회를 열었다. 하지만 금융 세제와 관련해서는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특위는 금융소득종합과세 개편으로 새로 포함되는 과세 대상자를 31만 명으로 추산했다. 종합부동산세 강화 권고안에 영향을 받는 인원은 34만6000명이다. 그 파장이 종부세만큼 범위가 넓은데도 공청회 과정 없이 불쑥 권고안을 내민 것이다.  또 특위가 그간 회의 일정을 비공개로 하는 등 ‘밀실 논의’ 행태를 보였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조세분과 소위원장을 맡은 최병호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여러 사안에 대해 모두 공청회를 했으면 좋았겠지만, 출범 이후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권고안을 마련하다 보니 시간이 촉박한 측면이 있었다”며 “정부의 모든 정책이 공청회를 거치는 것은 아니다.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위는 다만 ‘깜깜이 운영’ 비판을 의식해 향후 위원회 일정 등에 대해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특위가 과세 공평성만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을 역임한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조세재정개혁센터 부소장을 지낸 구재이 굿택스 대표세무사까지 참여하면서 특위가 종부세 강화 등 과세 공평성에 기반한 정책을 내세울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실제로 재정개혁특위의 권고안은 참여연대가 지난 3월 발표한 ‘2018년 세법 개정안 건의서’와 대동소이하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특위가 조세 정의 실현을 명목으로 부유층에 대한 증세를 내세우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자칫 기업 등의 경제활동 의욕을 떨어뜨려 궁극적으로 경제의 활력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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