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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네이버, 매크로 조작에 무감각 … 그 자체가 직무유기”

“불법 여론조작을 방관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허익범 특검팀 관계자는 5일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관계자는 “네이버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가 댓글을 다는 플랫폼이었을 뿐 아니라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한 불법 여론조작을 알았을 수 있다”며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의혹사건 역시 특검의 수사대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네이버에 대한 의심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이 이날 네이버·다음 등 포털 사이트 본사를 압수수색한 공식 명분은 가입자 및 댓글 작성자의 정보를 확인한다는 취지였다.  
 
서울경찰청과 그간 특검의 수사결과를 종합하면 경공모 회원들은 범행 창구로 포털을 적극 활용했고, 특히 포털 내 온라인 기사에 댓글을 달고 공감수를 조작하는 형태로 여론조작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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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특검팀 내부에서는 네이버 등을 단순히 경공모 회원들에 의해 업무방해를 당한 피해자로만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 배경엔 매크로에 대한 의심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국내 인터넷 포털 시장에서 독점적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매크로 활용을 사전에 막지 못했다. 특검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수백·수천만 이용자들이 네이버의 뉴스·댓글 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해 사이트를 방문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크로 활용에 무감각했던 것 자체가 사실상의 직무유기”라고 했다. 그는 “정보기술(IT) 전문 기술자도 아닌 경공모 회원들이 매크로를 활용했을 정도라면 보안시스템이 지나치게 허술한 상황이거나 네이버가 이를 알면서도 모른 척 해왔단 의미”라고 덧붙였다.
 
실제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는 지난 4일 열린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가져간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경공모와 네이버의 관계를 설명했다. 경공모가 매크로를 활용해 댓글을 작성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로 인한 금전적 이득은 모두 네이버에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드루킹은 “(트래픽은 경공모가 올려줬는데) 네이버는 늘어난 트래픽으로 광고 수익을 올렸다”며 네이버가 사실상 댓글 여론조작 사건의 방관자이자 공범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날 압수수색을 계기로 댓글 여론조작의 전모와 윗선 개입 여부를 밝히기 위한 특검팀의 수사는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앞서 드루킹과 ‘서유기’ 박모(30)씨, ‘파로스’ 김모(44)씨에 대한 소환조사를 통해 사건의 윤곽을 파악한 상태다. 향후엔 경공모에 대한 외부 자금지원 및 김경수 경남지사 등 윗선 개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 수사대상이라는 것이 특검 설명이다.
 
특검은 경공모 핵심 회원이자 드루킹의 변호를 맡아온 윤모(46) 변호사를 6일 소환조사한다.  
 
특검팀 관계자는 “윤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할 예정”이라며 “5일 도모 변호사와 솔본아르타·서유기를 부르고 곧장 윤 변호사에게까지 소환을 통보한 것은 특검 강제수사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윤 변호사가 댓글 여론조작과 인사청탁은 물론 경공모 운영 과정에도 핵심적 의사결정을 한 인물이라고 보고 있다. 특검 수사대상 전반을 아우르는 ‘키맨’이자 윗선 개입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인 셈이다. 특검은 지난달 27일 윤 변호사의 사무실과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윤 변호사는 드루킹이 김경수 지사에게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한 인물이기도 하다. 특검팀은 경공모 핵심 회원들로부터 “윤 변호사를 행정관으로 보내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킹님이 언성을 높이며 ‘청와대 행정관 자리마저 거절하는 것은 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자리를 만들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무척 화를 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정진우·박태인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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