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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에서 '출루 머신' 변신한 추신수

5월 14일 휴스턴전부터 5일 휴스턴전까지 44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세운 추신수. [AP=연합뉴스]

5월 14일 휴스턴전부터 5일 휴스턴전까지 44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세운 추신수. [AP=연합뉴스]

‘추추트레인’ 추신수(36·텍사스 레인저스)는 그동안 ‘먹튀(먹고 튄다는 뜻의 속어)’ 논란에 시달렸다. 지난 2013년 말 자유계약(FA) 선수가 된 그는 메이저리그(MLB) 텍사스와 7년간 1억3000만 달러(당시 약 1379억원)를 받는 조건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지만, 지난 4년 동안 기대에 맞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8년 추신수는 다르다. 타격은 물이 올랐고, 선구안도 좋아지면서 ‘출루 머신’으로 활약하고 있다. 올 시즌 그는 MLB에서 활약한 역대 아시아 선수 가운데 최다 홈런 기록(184개)을 세웠다. 지난 5월 마쓰이 히데키(44·일본)의 홈런 기록(175개)을 넘어섰다.

 
그리고 5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경기에선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4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수립했다. 추신수는 이날 솔로 홈런(시즌 16호) 포함, 4타수 2안타·1타점·1득점으로 맹활약하면서 스즈키 이치로(45·일본)가 세운 43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넘어섰다. 텍사스는 연장 10회 끝에 휴스턴에 4-5로 졌다.

 
추신수는 앞으로 4경기에서 출루 기록을 이어가면 조이 보토(35·신시내티 레즈)와 앨버트 푸홀스(38·LA 에인절스)가 갖고 있는 현역 선수 최장 기록인 48경기 연속 출루 타이기록을 세우게 된다. MLB 최장 기록은 테드 윌리엄스(1918~2002)의 84경기다.

 
2013년 말 텍사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추신수는 당시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이치로가 지난 2007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했던 아시아인 최고 연봉(5년 9000만 달러)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신수는 첫해부터 고액 연봉에 걸맞지 않은 플레이로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텍사스로 옮긴 뒤 첫 시즌인 2014년엔 123경기에 나가 타율 0.242·13홈런·40타점에 그쳤다. 더구나 왼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일찍 접었다. 2015년에는 149경기에 출전, 타율 0.276·22홈런·82타점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세우는 듯했다. 하지만 2016년엔 종아리·허벅지·허리·손 등으로 이어지는 잦은 부상으로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서 ‘유리 몸’이란 달갑지 않은 별명으로 불렸다.

 
텍사스 유니폼 입은 추신수

텍사스 유니폼 입은 추신수

지난해엔 부상이 없었는데도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의 ESPN은 ‘최악의 계약’ 중 한 명으로 추신수를 꼽았다. ESPN은 “추신수의 활용 가치가 없는 건 아니지만, 지명타자나 외야수에게 이 정도의 투자는 과하다”고 혹평했다. 2000만 달러(약 223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는 추신수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미였다.

 
그래서 추신수는 올해 승부수를 던졌다. MLB 데뷔 13년 만에 오른 다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 내리는 ‘레그킥’을 시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텍사스 이적 후 가장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타율 0.289에 출루율은 0.399나 된다. 장타율은 0.494에 득점은 51점이다. 모두 팀 내 1위 기록이다. 특유의 선구안이 살아나면서 볼넷은 56개를 얻어내 MLB 전체 8위에 올라있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추신수가 레그킥을 하면서 타격 타이밍을 조절하게 됐다. 그 결과 땅볼 대신 정타가 많아지면서 타격 기록이 전체적으로 좋아졌다. 계속 이런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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