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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가 훨씬 많은 북·미 ‘체크리스트’…폼페이오의 '미션 임파서블' 평양행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과 비핵화 후속 협상을 위해 6~7일 방북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으로 6·12 정상회담까지는 속전속결로 진행됐지만, 이후 정작 비핵화에서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아 평양을 향하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걸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직접 한 약속이 얼마나 이행됐는지 ‘체크리스트’ 확인을 통해 향후 과제를 점검해봤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중앙 포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중앙 포토]

 
유해 송환 = △
북·미 정상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뒤 서명한 공동성명 4항에서 ‘양 측은 이미 확인된 미군 전쟁포로와 전쟁 실종자 유해의 즉각 송환을 포함해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은 지난달 24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미군 유해의 운구함(나무상자) 100여개를 북측에 전달했다. 하지만 이후 북측으로부터 유해 송환 계획과 관련한 언급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우리 영웅들의 유해를 보냈거나 보내는 과정중”(6월21일 각료회의 발언)이라고 했지만 확인된 것은 없다. 폼페이오 장관이 2차 방북 뒤 돌아오는 길에 미국인 억류자 3명과 동행한 것처럼 이번에도 북측이 미국을 위한 ‘선물’로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한·미 연합훈련 중단 = O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비용이 많이 드는 도발적 전쟁 연습’이라고 규정하며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정상회담 1주일 뒤인 지난달 19일 한·미는 8월 실시 예정이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유예하기로 했다.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기 = X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성명에 서명한 이후 직접 들었다”며 김정은이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기를 약속했다고 소개했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 발사장이 그가 언급한 실험장이라고 한다. 북한이 인공위성을 탑재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사용된 백두산 엔진을 실험한 곳이 동창리 실험장이다. 하지만 북한은 아직 실험장 폐기와 관련해 어떤 공식적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종전선언 = X
센토사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한반도에 지속가능하고 안정된 평화체제를 수립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가시적인 움직임은 아직 없다.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남·북·미 간 종전선언 문제와 관련해서도 본격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만 남북은 4월 판문점 선언에서 올해중 종전선언을 하기로 합의했으며, 오는 9월 유엔총회가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합의사항의 신속한 이행 = X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그(김정은)는 북한으로 돌아가는 길이며, 도착하는 즉시 곧바로 (공동성명 이행)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주에 모여 (비핵화 프로세스의)세부사항을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북측은 이후 비핵화와 관련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고위급 후속 협의도 정상회담 뒤 3주 넘게 지난 이번주 말에야 성사됐다. 북한은 공동성명에서 언급한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도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북·미 간 핫라인 = X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김 위원장에게 내 직통 전화번호를 건넸고, 일요일(17일)에 통화할 것”이라고 하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북·미 정상 간 핫라인이 가동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고, 미 측은 핫라인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체크리스트 대부분이 △나 X라는 것은 향후 과제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에서 X를 O로 바꾸는 고난도 미션을 소화해야 한다. “톰 크루즈(영화 ‘미션 임파서블’ 주연배우)가 폼페이오보다 훨씬 더 쉬운 임무를 받았다”(미 국가이익센터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는 목소리가 워싱턴에서 나오는 이유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미국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에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로 표현을 바꾼 배경도 이런 어려움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라는 양자택일식의 접근을 접은 것으로 보이며,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조언에 따라 기존 대북 CVID 요구에서 철수했다”고 전했다. 또 한국 정부가 “평양에 어떤 양보도 받기 전에 미국의 모든 요구를 수용하라고 강요하는 것보다 단계적(step by step) 협상이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조언했다고 소개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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