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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남자가 아니다"…종교계까지 파고든 성평등 바람

세계적인 명작으로 꼽히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신이 남성으로 묘사돼 있다. [중앙포토]

세계적인 명작으로 꼽히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신이 남성으로 묘사돼 있다. [중앙포토]

하느님(God)은 남성일까 여성일까.  
 
미국 성공회가 ‘신을 묘사할 때 성(性) 중립적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미투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일고 페미니즘이 곳곳에 스며들면서 종교계에서도 변해야 한다는 인식이 일고 있는 것이다.
 
WP에 따르면 미국 성공회 교회는 3일 ‘성공회 기도서’(Book of Common Prayerㆍ성공회의 기도문 및 예배양식이 담긴 책) 개정 논의를 시작했다. 기도서에는 하느님이 남성처럼 묘사돼 있지만, 신을 지칭할 때는 특정 성별을 연상시키는 단어가 아닌 성 중립적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간 유일신 종교인 개신교, 천주교 등에선 수 세기 동안 하느님을 ‘왕(King)’ 혹은 ‘아버지(Father)’와 같은 남성명사로 표현해왔다. 종교가 영향을 끼친 예술작품에서도 신은 남성으로 묘사되기 일쑤였다.  
 
기도서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이 점을 문제 삼는다. 신은 특정 성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도자(leader) 또는 창조주(creator)와 같은 용어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윌 가프니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는 “남성과 신이 한 카테고리에 있는 이상 성 평등을 향한 노력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재프리 리 성공회 시카고 주교는 “지금 당장 개정은 필요하지 않다”면서도 “미투 운동 등 시대 흐름에 따라 여성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는 일은 중요하다. 신은 남성, 여성도 아닌 그 이상이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퍼진 미투 운동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퍼진 미투 운동 [로이터=연합뉴스]

 
신의 성별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스웨덴 복음주의 루터교는 공식적으로 성 중립 표현을 권장했다. 31년 된 루터교 지침서를 개정하면서 ‘성부 성자 성령(the Father, son and Holy Spirit)’이라는 표현을 ‘하느님과 삼위일체(the name of God and the Holy Trinity)’로 바꿨다. ‘성부’와 ‘성자’를 뜻하는 단어가 남성을 뜻하기 때문이다.  
 
스웨덴 룬드 성당 사제 레나 호반은 “종교가 동시대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것”이라며 “신은 단순히 하늘에 앉아있는 어머니 또는 아버지가 아닌 훨씬 더 큰 존재”라고 설명했다.  
 
국제성서공회도 지난 2005년 성 중립 용어를 사용한 성경 TNIV(Today's New International Version)를 선보였지만 보수 기독교계의 반발로 현재는 출판이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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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영국 성공회는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학생을 차별하지 말라는 지침서를 교단 산하 학교 4700곳에 전달하는 등 진보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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