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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 다녀온 형제도 빠졌다, 톡톡 튀는 전통 막걸리

전통 그대로 복순도가를 재현한 박복순 장인. [사진 복순도가]

전통 그대로 복순도가를 재현한 박복순 장인. [사진 복순도가]

‘톡톡 쪼록쪼록~.’
 
지난달 28일 울산 울주군 상북면 ‘복순도가’에 들어서자 사방에서 기포가 터지는 듯 술 익는 소리가 들렸다. 은은한 누룩 향도 났다. 복순도가는 화학 첨가물과 인공탄산을 넣지 않고 한 달 정도 발효해 만든 천연 탄산 막걸리다.
 
복순도가는 김정식(65) 대표와 아내 박복순(57) 장인, 큰아들 민규(36)씨와 작은아들 민국(33)씨 등 일가족 4명이 운영한다. 아버지와 큰아들은 공동대표를 맡아 마케팅과 병 디자인 등을, 어머니와 작은아들은 술 제조를 담당한다.
 
본점이자 생산공장인 이곳은 김정식 대표 집안에서 내려온 전통 막걸리를 아내가 재현해 2010년부터 생산 중이다. 지금은 두 아들이 가업을 잇고 있다.
 
복순도가의 가장 큰 특징은 저온 발효 과정에서 만들어진 천연 탄산. 작은아들은 “천연 탄산 때문에 청량감이 높고 맛은 적당히 시면서 상큼하며, 유산균을 다량 함유해 많이 마셔도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숙취가 없다”고 자랑했다. 미국 UC버클리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그는 많은 실험 끝에 발효·양조법을 정립했다.
 
복순도가 가업을 잇고 있는 형 김민규(사진 왼쪽) 대표와 동생 김민국 실장. [사진 복순도가]

복순도가 가업을 잇고 있는 형 김민규(사진 왼쪽) 대표와 동생 김민국 실장. [사진 복순도가]

천연 탄산 때문에 뚜껑을 여는 방법도 독특하다. 살짝 열어 탄산이 ‘치이이이’하고 올라오면 닫은 뒤 다시 살짝 열어 탄산을 빼는 것을 3~5회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막걸리의 위아래가 고루 섞인다. 뚜껑을 한 번에 세게 따면 막걸리의 3분의 2가 쏟아질 만큼 탄산이 강하다. 울주 언양 쌀과 직접 만든 누룩, 50~70년 된 전통 옹기를 사용한다. 100% 손으로 빚어 계절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다르다.
 
한 병당 가격은 마트 등에서 1만2000원으로 일반 막걸리의 10배 정도다. 고급화 전략으로 백화점과 골프장 등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하루 200~300병만 판매한다. 서울지역 납품이 전체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 일본·홍콩에도 수출된다. 아직 매출 규모는 작지만 매년 30% 가량씩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복순도가는 서울 핵 안보 정상회의 건배주(2012), 대통령 재외공관장 회의 만찬주(2013),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 건배주(2015)에 뽑혔다. 샌프란시스코 국제 와인 주류품평회 금상, 영국 주류품평회 은상, 로스앤젤레스 국제 와인 품평회 동상 등을 받았다. 세계적으로 맛을 인정받고 있다.
 
복순도가의 또 다른 차별점은 공간(양조장)이다. 미국 쿠퍼 유니언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큰아들이 2015년 주변의 흙·볏짚·숯 등을 사용해 지금의 양조장을 지었다. 그는 쌀과 누룩이 전통주가 되듯 발효 공간이 인간에게 유용하게 바뀌는 과정을 ‘발효 건축’이라 정의한다. 이 주제로 대학 졸업 논문도 썼다. 그는 “볏짚을 태운 재로 착색한 벽, 황토 벽돌로 만든 숙성실처럼 발효 철학을 담은 양조장은 양조 기능을 넘어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문화 가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지난달 20일 농림축산식품부의 ‘찾아가는 양조장’에 선정됐다. 누룩과 술 빚는 과정을 체험하고 무료시음 등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복순도가는 오는 9월부터 마을 고택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향수를 즐기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두 아들은 “막걸리는 싼 술이라는 고정관념을 깨 전통주 시장을 활성화하고, 누룩을 이용한 화장품과 유산균 음료를 출시하는 등 발효사업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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