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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다녀온 취준생 “대체복무, 산골·섬으로 배치해야”

‘양심적 병역거부’ 판결이 내려진 지난 28일 양심적 병역거부 반대 측이 헌법재판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진영 기자]

‘양심적 병역거부’ 판결이 내려진 지난 28일 양심적 병역거부 반대 측이 헌법재판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진영 기자]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의 길을 열어준 헌법재판소 결정과 관련한 사회적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병역거부자의 99%(2004~2013년 기준)를 이루는 ‘여호와의 증인’의 입장이 공개되면서다.
 
여호와의 증인의 고위 관계자는 지난 2일 오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군과 관계없는 대체복무가 도입된다면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부분이 수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대체복무의 형태로 군 전투·훈련 활동 지원이 논의되는 것에 대해 미리 선을 그은 것이다.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헌재 결정이 내려진 지 닷새 만인 3일 다시 대체복무 논란이 들끓기 시작했다. 특히 ‘공시생’(공무원 임용 시험 준비생)과 ‘취준생’(취업준비생)들이 여호와의 증인 입장에 비판적이다.
 
이들 중 일부는 소속 학교의 게시판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대체복무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디시인사이드에서만 이날 올라온 대체복무 관련 게시물은 30건(댓글 제외)을 넘는다. 한 공시생은 “대체복무제를 꼭 도입해야 한다면 주소지 근처에서 복무하는 것을 금지하고 도서·벽지로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 근처에서 출퇴근하며 군 복무를 대체하는 사람은 그만큼 공무원 시험 준비에 유리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른 취준생은 “대체복무 기간도 현역보다 최대 3배 길어야 하고, 취업할 때도 현역 복무자에게 혜택을 줘야 한다”고 적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현재 남북이 평화무드지만 한국이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점이 고려 사항에 포함돼야 한다”며 “자신의 종교적 믿음, 양심 등에 대해 진정성을 보여주는 사람에 대해서만 대체복무를 허용해야 일반 국민도 납득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체복무제가 추가 차별 논란을 계속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후보 시절 법률지원단장을 지낸 나승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대체복무 강도를 군 복무보다 높이면 그것도 ‘양심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는 이유로 또다시 헌법소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거꾸로 대체복무 강도가 군 복무보다 약하면 일반 현역병에 대한 차별이 될 수 있다”며 “대체복무를 인정하는 한 어떤 식으로든 차별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번 논란이 성별 갈등으로 번지는 분위기도 나타난다.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대체복무제 생긴다고 하니 이제는 여자도 빠짐없이 복무하면 되겠구나”거나 “여자도 대체복무 시키면 되는데 그 얘기는 (정치권이) 표가 무서워서 못할 것”이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조동기 동국대 사회과학대 교수는 “취업 실패나 불안감으로 불행함을 느끼는 남성 일부가 경쟁상대가 되는 여성을 일종의 희생양 삼아 비난하는 과정에서 혐오주의가 출현한다”며 “여성에 대한 대체복무를 거론하며 혐오적 표현을 쓰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여호와의 증인은 대체복무에 대해 ‘대변인 성명’ 등의 공식 입장은 내지 않기로 했다. 이 교단 홍보 관계자는 3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우리 신도라 해도 병역거부를 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개인 양심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교단이 공식 입장을 내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병역법 개정에 대한 입장도 내지 않을 예정이다. 여호와의 증인은 홈페이지 추천자료 코너에 ‘여호와의 증인이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병역거부에 대한 입장을 소개하고 있다.  
 
최선욱·김영민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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