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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대통령 탄핵이란 국가적 위기 때에도 고요한 한국에 감동”

[인터뷰] 안호영 전 주미대사 “군대가 제 역할하려면 훈련해야”
안호영(62) 전 주미 대사는 한국과 미국이 모두 급변하던 시기에 대사직을 맡고 있었다. 한국에선 대통령이 탄핵됐고, 미국에선 공화당으로 정권이 바뀐 때였다. 안 전 대사는 권력의 공백 탓에 양국 관계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동맹의 끈끈함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 전 대사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4일 영산외교인상을 받는다.
 
수상을 기념해 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안 전 대사는 외교 현안에 말을 아끼면서도 한ㆍ미 동맹이 흔들리는 상황에 우려를 내비쳤다. 한ㆍ미 연합훈련 중단과 관련해선 일반론이라고 선을 긋긴 했으나 “군대가 제 역할을 하려면 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해 10월 퇴임 이후 안 전 대사의 첫 언론 인터뷰다.  
 
안호영 전 주미대사가 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안호영 전 주미대사가 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수상을 축하한다.
탄핵 정국을 포함해 한ㆍ미 관계가 어려운 시기에 나름대로 대과 없이 잘 한 거 같다는 게 상을 주는 취지인 것 같다.
  
탄핵 정국 때 미국 정부와 관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한ㆍ미 동맹을 유지하려면 도매가 아니라 소매로 해야 한다. 사람을 자주 만나야 하고, 자꾸 부딪혀서 관심을 만들어내고 그런 과정을 통해 제도화하고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 한국의 탄핵 정국과 미국의 정권 교체기가 정확히 일치했다. 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예상이 90% 이상이었다. 장관 명단이 다 나온 상황에서 민주당 쪽 네트워킹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공화당은 그렇지 않았다. 경선 후보만 17명 나왔으니까. 그래서 공화당 쪽은 후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큰 인맥의 흐름을 따라가는 게 중요하겠구나 생각했다. 과거 공화당 집권 때 대통령 비서실장, 장관했던 사람들을 쭉 만났다. 공화당 후보 중 누가 되더라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 관계를 만들었다.
 
탄핵 정국 때 미국 정부의 불안감은 없었나.
미국 정부가 직접 말하진 않았지만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단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어려운 상황인데도 (한ㆍ미 동맹 유지에) 선방한 것 같다. 지난해 2월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3월엔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이, 4월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한국에 왔다. 미국도 나름대로 동맹의 중요성, 탄핵 정국, 북핵 위기 등을 고려해 한국에 각별히 시간을 할애한 것 같다.
그리고 매티스 장관과 지난해 1월 옆자리에서 저녁 식사를 같이 하며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매티스 장관이 ‘대통령 탄핵은 국가적 위기 상황인데 텔레비전으로 보는 한국은 놀라울 정도로 조용하다’고 했다. 그때 한국을 표현하며 쓴 형용사가 아직도 기억난다. ‘고요하고 질서있고 민주적’(calm, orderly, democratic)이라는 것이었다. ‘감동했다’고도 말했다.
 
대사로 재직하던 때인 지난해 6월 안호영 전 주미대사가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 마련된 한-미 정상 공동 언론 발표장에서 양국 정상 입장에 앞서 미국 고위 관료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대사로 재직하던 때인 지난해 6월 안호영 전 주미대사가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 마련된 한-미 정상 공동 언론 발표장에서 양국 정상 입장에 앞서 미국 고위 관료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시 한ㆍ미 동맹 위기론이 있었는데 당시 주미 대사로 예상한 것과 현재 모습은 어떻게 다른가.
선거 운동 기간 중 트럼프 후보가 한ㆍ미 동맹,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해 한 발언 때문에 그런 얘기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은 미 국민이 선출하는 것이다. 걱정과 불만을 갖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이 상황에서 우리의 안보 이익을 위해서 뭘 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ㆍ미 연합훈련 중단을 언급한 뒤 실제로 유예가 됐다. 한ㆍ미 동맹이 약해진다는 우려가 있는데.
퇴직한 지 얼마 안 돼서 현안에 관해 얘기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본다. 다만 군사훈련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 군대가 군대로서 역할을 하려면 훈련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현안과는 별도로 상식의 문제다. 2014년 4월이었던 것 같은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방한 때 오산 미군기지 사령관을 만나 “미국이 1년에 국방예산을 1000억 달러씩 예산을 삭감하는데 당신들 훈련에는 영향 미치지 않느냐”고 물었다. 사령관이 “한국은 상황이 달라 영향을 안 받는다”고 답했다. 그 얘기를 듣고 안심을 했다. 또 동두천 화력여단장은 지형이 바뀌기 때문에 한 달에 두 번씩 야외 기동훈련을 한다고 했다. (군대에게) 훈련은 굉장히 중요하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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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