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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 2000만원→1000만원 하향

세금을 더 걷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세율을 올리거나, 세금 부과 대상을 늘리거나. 3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발표한 금융소득 종합과세 개편 권고안은 후자 쪽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부과 기준 금액을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내리는 안을 내놨다.  
 
금융소득은 이자와 배당을 받아 번 돈을 말한다. 그동안 금융소득으로 1년에 1000만원 초과 2000만원 이하로 벌던 사람은 14%(지방소득세 합산하면 15.4%) 이자ㆍ배당소득세만 부담했다. 이 세금은 금융회사에서 이자ㆍ배당을 지급하는 단계에서 원천 징수되기 때문에 개인이 따로 내야 하는 돈은 아니었다.  
 
3일 재정특별위원회는 연 1000만~2000만원 금융소득자를 종합소득 과세 대상에 포함시키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중앙포토]

3일 재정특별위원회는 연 1000만~2000만원 금융소득자를 종합소득 과세 대상에 포함시키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중앙포토]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권고한 이 안이 정부의 세법 개정안에 포함되고, 국회까지 통과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금까지는 1년 동안 벌어들인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어야 종합소득 과세 대상이었다. 권고안이 실행되면 매월 80만~160만원, 1년에 1000만~2000만원 수준의 금융소득도 종합소득 과세 범위에 들어간다. 소득 금액에 따라 적게는 6%(지방소득세 합산 6.6%)에서 많게는 42%(46.2%) 세율인 종합소득세 부과 대상이 된다.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이날 “금융소득자 간, 금융소득자와 비금융소득자 간 조세 형평성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담세력(세금을 부담할 능력)에 따른 세 부담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 금액을 현행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인하할 것”을 권고했다.  
 
2016년 기준 9만4129명이 종합소득세를 냈다. 금융소득 1000만~2000만원인 사람이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에 새로 포함되면 이 인원은 약 31만 명 많은 40여 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재정특별위원회 추산).
 
그런데 정부가 노리는 금융소득 상위 계층 쏠림 현상 완화, 증세 효과도 계획만큼 가능할지는 사실 불투명하다. 재정특별위원회는 “기준금액 인하 시 금융 외 소득 규모에 따라 종합소득세율 과표 구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세수 효과 추정은 곤란하다”며 추정액을 내놓지 못했다.  
 
이번 권고안에 따르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2016년 기준 9만 명에서 40여 만 명으로 늘어난다. [중앙포토]

이번 권고안에 따르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2016년 기준 9만 명에서 40여 만 명으로 늘어난다. [중앙포토]

 
사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범위를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췄을 때 얼마 정도 세금 수입(세수)이 늘어날지를 연구한 보고서가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 2016년 12월 발간한 ‘금융소득 종합과세 개편의 영향 분석 및 정책적 시사점’이다. 2013년 자료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연간 1300억원 정도 세수가 증가할 것으로 봤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9만 명에서 40만 명으로 늘어나는 ‘충격’에 비해 실제 증세 효과는 미미한 편이다. 당시 보고서는 종합소득 과세표준 3억~5억원 40%, 5억원 초과 42% 세율 구간 신설을 고려하지 않았지만, 세율 조정 대상자도 적고, 세율 변동 폭도 크지 않아 그에 따른 세수 증가 추정액의 편차는 크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그렇다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개편이 자산시장에 미칠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금융시장 현장에선 고액 자산가 중심의 자산시장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한 프라이빗뱅커(PB)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 범위가 확대되면서 기존보다 높은 종합소득세율을 적용받게 될 고액 자산가의 타격이 제일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PB 역시 “신규로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30여 만 명 늘어나는 숫자 자체도 중요하겠지만 기존 자산가에게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라며 “연 금융소득 1000만~2000만원 사이에서 자산을 운용하던 기존 자산가의 소득이 종합소득에 합산되고 노출되면서 ‘종합소득세ㆍ의료보험료 등 추가로 내야 하는 비용이 커지겠네’란 심리적 위축이 번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런 자산가들의 심리적 위축이 금융시장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금융 당국에서 비과세, 분리과세 등 다양한 상품군을 일몰 조항(일정 기간이 끝나면 효력 종료)으로 한시적이나마 출시해주면 좋을 텐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우려되는 부분은 또 있다. 이자ㆍ배당소득 외에는 별다른 수입이 없는 은퇴 소득자다. 분리 과세하는 임대 소득 등 다른 소득과의 형평성 문제도 걸려있다. 임대 소득 분리 과세와의 형평성 논란은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안에서도 소수 의견으로 지적된 부분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금융소득 1000만~2000만원 구간의 정확한 규모, 이들의 소득 구조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정확한 분석이 돼 있지 않고, 종합과세가 되지 않은 임대 소득과 형평성이 맞는지 검토돼야 한다”며 “이번 개편안으로 인해 금융소득 중심의 은퇴 소득자의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데, 생계에 부담이 되지 않는지 종합적인 분석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숙ㆍ하현옥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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