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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당뇨병 수감자 방치 논란…전주교도소 왜 말 바꿨나

전주교도소에 복역 중인 조모(52)씨의 지인 김모(46)씨가 교도소에 보낸 질의서. [사진 김모씨]

전주교도소에 복역 중인 조모(52)씨의 지인 김모(46)씨가 교도소에 보낸 질의서. [사진 김모씨]

꾀병 부리는 거짓말쟁이 VS 진실 덮는 전주교도소 
 
수용자 1200여 명이 생활하는 전주교도소가 "아픈 수용자를 방치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교도소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발해 진실 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현재 전주교도소에 복역 중인 조모(52)씨의 지인이라고 밝힌 김모(46)씨는 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전주교도소에 수감된 형님(조씨)이 몸이 아파 적절한 치료를 요구했는데 교도소 측은 형님을 '꾀병을 부리는 거짓말쟁이'로 몬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씨에 따르면 조씨는 지체장애 5급으로 당뇨와 고혈압, 퇴행성 허리디스크 등을 앓고 있다. 폭력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 지난해 5월 다른 지역에서 전주교도소로 이감됐다.
전주교도소에 복역 중인 조모(52)씨의 지인 김모(46)씨가 교도소에 보낸 질의서. [사진 김모씨]전주교도소에 복역 중인 조모(52)씨의 지인 김모(46)씨가 교도소에 보낸 질의서. [사진 김모씨]
혈당 측정 둘러싼 진위 공방 
 
김씨는 "형님(조씨)은 최근 대상포진과 당뇨로 몸무게가 13㎏이나 빠지고 당뇨 수치가 500을 넘겼다. 하지만 지난 3월 2일 쓰러지기 전까지 교도소 측은 사실상 형님을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조씨가 전주교도소로 옮긴 뒤 10개월간 교도소 측이 정기적인 혈당 측정을 소홀히 해 건강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김씨는 "형님이 교도소 의무(의료)과장에게 주 1회 당뇨 수치 및 혈압 측정을 요구했지만, 과장은 '하루 종일 당뇨만 체크해 달라는 거냐. (수용자들이) 너도나도 당뇨를 측정해 달라고 한다'며 묵살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만성 질환이 있는 다른 수용자들도 교도소에서 정기적인 혈당 측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36조에 있는 '교도소장은 수용자가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리면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내세운다.
법무부가 조씨 가족에게 보낸 회신이 담긴 우편물. [사진 김모씨]법무부가 조씨 가족에게 보낸 회신. [사진 김모씨]
수용자의 과도한 요구? 교도소의 근무 태만?
 
김씨는 "형님이 어지러워 누워 있으면 '왜 누워 있냐. 얼른 일어나라'며 문을 두드리고 반말로 소리 지른 교도관도 있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조씨는 또 교도소 측에 "자부담으로 위 내시경 검사를 받고 싶다"고 요청해 지난 4월 17일 외부 병원에 나갔지만, 전날 교도소 직원이 검사 날짜와 금식 등 주의 사항을 알려주지 않아 진료 당일 검사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김씨는 "(교도관의) 명백한 근무 태만"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 5월 10일 조씨의 이런 불만이 담긴 편지를 구지서 전주교도소장 앞으로 보냈다. 전주교도소 측은 "주장 대부분이 사실이 아니거나 오해에서 빚어진 해프닝"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달 17일 김씨에게 보낸 '민원 서신 처리 결과' 등을 통해서다. 전주교도소 관계자는 "교도소 의료진은 격주로 수용자들의 혈당 및 혈압을 측정하고 있다"며 "조씨는 지난 3월 일시적으로 이상 증세를 보여 수차례 치료를 받았고, 지금은 혈당 수치가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위 내시경 검사가 불발된 데 대해서는 "외부 전문의 초진 결과 '환자 상태에 대한 경과 관찰 후 필요시 검사를 진행하겠다'는 소견에 따랐다"고 반박했다. 법무부도 조씨 가족 등이 제기한 민원에 대해 전주교도소와 비슷한 취지로 답했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법무부에서 받은 답변서 일부. "조씨는 격주로 혈당 측정을 받았다"는 교도소와 법무부의 애초 답변과 다르다. 조씨는 지난 3월 당뇨 악화로 쓰러지기 전까지 10개월간 혈당 측정을 받은 건 세 차례에 불과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중앙일보가 지난달 법무부에서 받은 답변서 일부. "조씨는 격주로 혈당 측정을 받았다"는 교도소와 법무부의 애초 답변과 다르다. 조씨는 지난 3월 당뇨 악화로 쓰러지기 전까지 10개월간 혈당 측정을 받은 건 세 차례에 불과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말 바꾼 법무부, 왜? 
 
하지만 중앙일보가 지난달 법무부에 추가로 확인한 결과 "조씨가 격주로 혈당 측정을 받았다"는 법무부와 전주교도소의 애초 해명은 거짓으로 확인됐다. 조씨가 지난 3월 당뇨 악화로 쓰러지기 전까지 10개월간 혈당 측정을 받은 건 세 차례가 전부였다. 지난해 6월 전주교도소 이감 직후 받은 건강 검진과 같은 해 12월 13일, 올해 1월 16일 등이다. 실제 법무부 관계자는 김씨와의 통화에서 "조씨는 (전주교도소) 이감 당시 혈당을 쟀을 때 110이 나왔다. 3월부터는 정기적으로 혈당을 체크했는데, 그 전에는 이뤄지지 않았다. 의료 기록상 '괜찮다' 싶어 안 했는지 사실 관계를 더 따져 봐야 한다"고 했다.  
 
조씨는 건강 문제 말고도 "관구 팀장이 순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근무자가 민원과 정보 공개 청구를 막았다" 등 다른 의혹들도 제기한 상태다. 전주교도소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김씨는 "전주교도소는 직원들이 다칠까봐 거짓말을 하고 있고, 상급 기관인 법무부는 교도소의 허위 보고만 믿고 진실을 덮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을 두고 이덕춘 변호사(전북도의회 법률고문)는 "교도소에서 죗값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수용자의 건강과 인권이 침해돼서는 안 된다"며 "교정 당국은 수용자 건강 관리와 관련해 사후 검증이 가능하도록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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