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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오글?…같은 듯, 다른 웹툰 원작 드라마의 히트

지난해 방영된 tvN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 원작은 다음웹툰 '부암동 복수자 소셜클럽' [사진 tvN, 다음]

지난해 방영된 tvN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 원작은 다음웹툰 '부암동 복수자 소셜클럽' [사진 tvN, 다음]

 
손발이 오그라들 것 같은데 이상하게 눈길이 간다. 원작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또 다른 재미가 느껴진다. 웹툰·웹소설 등 웹콘텐트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들이 색다른 매력을 뽐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웹 플랫폼에서 이미 확보된 팬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친근하게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지난달 6일 시작한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웹소설(정경윤)이 원작인 로맨스 코미디다. 인기에 힘입어 웹툰으로도 그려졌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첫 회 시청률 5.8%(닐슨코리아, 유료가구)로 시작해 최근 8.1%까지 올랐다. 9년간 대기업 부회장 이영준(박서준 분)의 비서였던 김미소(박민영 분)가 돌연 사표를 제출하면서 펼쳐지는 둘 사이의 로맨스를 그렸다. 이 드라마는 웹툰과의 ‘싱크로율’(유사성)이 높아 원작을 사랑하는 팬들에게도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와 웹툰. [사진 tvN, 카카오]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와 웹툰. [사진 tvN, 카카오]

 
tvN ‘부암동 복수자들’ 또한 원작인 다음웹툰 '부암동 복수자 소셜클럽'(사자토끼)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남편을 포함, 원수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뭉친 여인들의 소소한 복수극을 담았던 이 드라마는, 지난해 10월 2.9%로 시작해 시청률이 꾸준히 올라 6.3%로 마무리했다. 현재 방영 중인 MBC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는 원작인 동명 웹소설의 소재원 작가가 직접 드라마 극본까지 맡았다.
 
JTBC ‘송곳’, OCN ‘구해줘’, SBS ‘동네변호사 조들호’, tvN ‘미생’ 등 예를 들자면 끝이 없을 정도. 그만큼 웹콘텐트 원작 드라마의 흥행은 그 기세가 무섭다. 올 하반기에도 '내 ID는 강남미인(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JTBC)', '당신의 하우스헬퍼(KBS)', '계룡선녀전(tvN)', '좋아하면 울리는(넷플릭스)', '우리 사이 느은(미정)' 등이 방송된다. 웹소설 '탐정 홍련'과 '풍수남녀'를 연재한 이수아 작가는 "웹콘텐트는 창작할 때 제약이 적어 개성 있는 스토리를 선보일 수 있어 다양한 소재를 제공한다"며 "제작자·투자자들 입장에서도 비교적 짧은 시간에 기승전결을 확인할 수 있어 이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웹툰 원작 드라마, 싱크로율 높아 흥미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 웹툰과 드라마 비교 [사진 tvN, 카카오]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 웹툰과 드라마 비교 [사진 tvN, 카카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인기 드라마들의 공통점은 원작과 ‘싱크로율’이 높다는 점이다. 즉 원작 캐릭터와 드라마 인물과 유사하고, 극의 전개 방식이나 톤 등이 비슷할수록 원작 팬들의 반응이 좋고 안정적 시청 층이 확보된다.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2016년 초 방송됐던 tvN '치즈인더트랩'의 경우 호평 일색이었던 초반과 달리 중·후반부로 갈수록 원작과 전개 방향이 달라지고, 중요 인물의 비중 또한 바뀌면서 원작 웹툰의 팬들, 일명 '치어머니'(치즈인터트랩+시어머니)들의 호된 비판을 받았고 시청률 또한 후반부에 하락했다.
 
그렇다고 웹툰을 그대로 드라마로 옮기면 될까. 이수아 작가는 "웹콘텐트를 실제 영상화하는 경우 팬들은 원작이 유지되기를 바라면서도 원작 그대로 이야기가 전개되면 재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릇이 달라지면 내용물도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다. '부암동 복수자들'을 연출했던 김선태 PD는 “웹툰의 짧은 호흡을 회당 60~70분, 짧아도 전체 10부가 넘는 긴 호흡의 드라마 대본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며 “특히 웹툰의 단순한 플롯으로 인해 스토리 확장에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보완하면서도 원작에 익숙한 팬들을 몰입하게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원작과 같은 듯, 또 다른 매력의 드라마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조연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사진 tvN]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조연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사진 tvN]

 
즉, 원작을 드라마로 옮기는 과정에서 서사의 빈틈을 새롭게 메워야 하고, 그러면서도 원작의 색은 유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건 단연 연출력이다. 웹툰으로 치자면 컷과 컷 사이, 웹소설로 치자면 장면마다 독자의 상상력으로 채워졌던 공백을 구체적인 영상으로 담아야 한다. 또 과장이 바탕에 깔린 웹콘텐트식 재미 요소를 어색하지 않게, 즉 ‘손발이 오글거리지 않게’ 끌어오기도 쉽지 않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보자. ‘비서와 부회장 간의 로맨스’라는 단순한 이야기로, 극의 전개가 늘어지기 쉽다. 하지만 드라마에선 회사 속 조연 캐릭터들의 활약이 부각되며 볼거리가 풍성해졌다. 또 자칫 거북하게 다가올 수 있는 '원작 속 주인공의 말투와 상황 등이, 배우들의 연기력에 음향·그래픽 등 각종 효과까지 가세하며 드라마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고 있다.
 
"김비서, 구현 쉽지 않은 캐릭터, 다양한 효과로 재미"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는 기존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그래픽·음향 등 다양한 효과가 등장한다. [사진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는 기존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그래픽·음향 등 다양한 효과가 등장한다. [사진 tvN]

 
연출을 맡은 박준화 PD는 “웹소설이나 웹툰으로 볼 때와 달리, 막상 드라마로 촬영할 때 이영준·김미소 캐릭터는 구현하기 굉장히 어려운 캐릭터였다"며 "장면마다 두 사람의 조화를 극대화하기 위해 텍스트뿐 아니라 영상·오디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미를 높이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2014년 tvN 드라마 '미생'은 현실감 높은 연출로 공감을 극대화한 경우로, 이를 위해 김원석 PD는 작가들을 기업의 인턴으로 취업까지 시켜 취재하게 했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원작이 있는 작품의 경우 '원작이 어떻게 변했을까' 새로움을 기대하면서도 원작에서 느꼈던 감흥을 받지 못한다면 더 큰 불만을 가지며 외면한다"며 "흡사하면서도 달라야 한다는 점이 가장 힘들긴 하지만 원작과의 비교를 통해 그 자체로 화제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TV를 잘 보지 않는 세대를 유인해 새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으며 일단 한 번 대중들의 검증은 받았기 때문에 성공할 가능성 또한 높다"며 "한동안 웹콘텐트의 드라마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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