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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우주 간 AI로봇 '사이먼'...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 현실 되나

사이먼(CIMON), 이 작업 좀 도와줄 수 있겠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근무하는 독일인 우주비행사 알렉산더 게르스트(42)가 '동료' 사이먼에게 도움을 구한다. 그러자 무게 약 5㎏의 동그란 비행체가 날아와 실험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찾아주고 독일어로 설명까지 해준다. 작은 화면에 연필로 그린 듯 이목구비가 그려져 있는 이 로봇의 이름이 바로 ‘사이먼(CIMON)’.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우주 최초의 ‘AI 조수’다.
2018년 1월 30일, 사이먼이 독일 쾰른에 위치한 유럽항공우주센터에서 통신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시몬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케이프 캐너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우주선 팰컨9에 실려 국제우주정거장으로 향했다. 뒤로는 (왼쪽부터) 사이먼의 개발에 참여한 크리스티안 카라슈, 틸 아이젠베르그, 크리스토프 코젤. [AP=연합뉴스]

2018년 1월 30일, 사이먼이 독일 쾰른에 위치한 유럽항공우주센터에서 통신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시몬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케이프 캐너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우주선 팰컨9에 실려 국제우주정거장으로 향했다. 뒤로는 (왼쪽부터) 사이먼의 개발에 참여한 크리스티안 카라슈, 틸 아이젠베르그, 크리스토프 코젤. [AP=연합뉴스]

 
미국의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사이먼을 탑재한 ‘팰컨9 로켓(블록4 버전)’을 플로리다 케이프 캐너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했다. AI 로봇이 우주로 날아간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과학소설(SF) 영화의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작품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에 나오는 인공지능 로봇 ‘할(HAL)’이 50년 만에 현실화한 셈이다.
 
영화 속 HAL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어 우주비행사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것과 달리, 사이먼은 대원들이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소통하고 돕는다. ‘ISS 대원들과 상호작용하는 모바일 동료’라는 뜻의 사이먼(Crew Interactive MObile CompanioN)이 이름으로 정해진 이유다. 
아서 클라크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1968년 개봉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SF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한 장면. 우주선 디스커버리호를 운영하는 인공지능 'HAL9000'은 자신을 정지시키려는 우주비행사들을 제거해나간다. 사이먼이 국제우주정거장(ISS)서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영화속 HAL9000이 50년 만에 현실화 됐다. [스페이스 오디세이 캡처]

아서 클라크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1968년 개봉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SF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한 장면. 우주선 디스커버리호를 운영하는 인공지능 'HAL9000'은 자신을 정지시키려는 우주비행사들을 제거해나간다. 사이먼이 국제우주정거장(ISS)서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영화속 HAL9000이 50년 만에 현실화 됐다. [스페이스 오디세이 캡처]

 
논문 7만개 분석, 항암 단백질 찾아낸 ‘왓슨’ 탑재한 사이먼
 
사이먼은 우주비행사들이 임무를 수행하면서 겪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거나 우주정거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 문제에 대해 미리 경고함으로써 대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 특히 사람과 대화가 가능해, 질문의 의미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영상과 사진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찾아서 제공해줄 수 있다.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사이먼에는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왓슨(Watson)’이 탑재됐다. 
 
왓슨은 IBM이 2005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현재 의료·법률·범죄수사 등에 사용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2014년에는 항암 유전자인 ‘P53’에 대한 논문 7만 개를 분석해 항암 유전자에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 6개를 찾아낸 바 있다. 의대 교수가 하루 5편씩, 38년 동안 분석해야 하는 일을 한 달 만에 해낸 AI가 사이먼에 탑재 돼 있는 것.
사이먼에 탑재된 인공지능 왓슨의 초기화면. IBM이 2005년 개발을 시작한 왓슨은 의료, 법률, 범죄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2017년 말부터 한국의 대학 병원에서도 의료진과 환자가 왓슨을 토대로 병명과 원인을 분석, 수술법과 치료약을 결정하는 등 활용사례가 늘고 있다. [자료제공=가천대 길병원]

사이먼에 탑재된 인공지능 왓슨의 초기화면. IBM이 2005년 개발을 시작한 왓슨은 의료, 법률, 범죄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2017년 말부터 한국의 대학 병원에서도 의료진과 환자가 왓슨을 토대로 병명과 원인을 분석, 수술법과 치료약을 결정하는 등 활용사례가 늘고 있다. [자료제공=가천대 길병원]

 
인류 새 보금자리 찾는 우주탐사에 AI의 조력 필수
 
사이먼의 프로젝트 매니저인 '크리스티안 카라슈'는 "인류가 달에 가든, 화성에 가든 모든 기술자들을 데리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그러나 AI는 인류의 모든 지식정보를 모아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홀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우주비행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ISS의 프로그램 매니저인 '커크 샤이어먼' 역시 지난달 28일, 팰컨9 발사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류가 지구로부터 더 멀리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AI의 힘이 필수적"이라며 인류가 지구 외에 새 보금자리를 찾는 데 AI 로봇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사이먼을 개발한 프랑스 항공제작업체 에어버스의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사이먼에게는 3개의 미션이 주어져 있다. 파트너인 우주비행사 게르스트와 함께 크리스탈을 연구 분석하고 복잡한 의료 실험을 수행하는 것, 그리고 루빅스 큐브를 함께 푸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이먼은 게르스트가 사용하기 쉽도록 최적화돼 있는 상태다.
 
 
지난 1일 미항공우주국(NASA)이 발표한 스페이스X 팰컨9의 발사장면.[AP=연합뉴스]

지난 1일 미항공우주국(NASA)이 발표한 스페이스X 팰컨9의 발사장면.[AP=연합뉴스]

한편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사이먼이 실려 간 팰컨9의 발사장면이 현지 주민들에게 포착되면서 플로리다 언론사에는 "미확인 비행물체가 나타났다"는 제보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그러나 아스테크니카 등 미 과학 매체들은 "스페이스X가 새벽 시간 플로리다 하늘에 장관을 연출했다"며 호평했다. 2700㎏의 화물을 실은 팰컨9 로켓은 스페이스X의 올해 12번째 로켓 발사 성공작으로 ISS에 화물을 배달하게 된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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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