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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의 공감의 과학] 묵자와 순간이동

최성우 과학평론가

최성우 과학평론가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 중의 하나인 묵가는 겸애설(兼愛說)과 전쟁 반대 등을 설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묵가의 창시자인 묵자의 정체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데, 수공업자 등 낮은 계급 출신이었던 것으로 추측되기도 한다. 묵자가 초나라의 혜왕을 앞에 두고 당대 최고의 군사기술자 공수반과 벌인 ‘모의 전투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방어에 성공함으로써, 혜왕의 송나라 침공 계획을 거두게 했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그런데 묵자는 사회사상뿐 아니라 과학기술적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것들이 매우 많다. 오늘날 카메라의 기원인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는 라틴어로 ‘어두운 방’을 뜻하는데, 캄캄한 방의 한쪽 벽에 작은 구멍을 뚫고 빛을 통과시켜서 바깥의 풍경을 거꾸로 비치게 한 것이다. 이는 11세기 이슬람의 과학자 이븐 알 하이삼이 쓴 『광학의 서(書)』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만, 놀랍게도 이보다 무려 1500년 정도나 앞선 묵자의 기록에도 거의 똑같은 것이 적혀 있다. 그 밖에도 기하학, 물리학, 광학 등에 관련된 많은 지식들이 함께 소개되어 있다.
 
공감의 과학 7/3

공감의 과학 7/3

중국은 2016년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 실험위성을 발사하면서, 묵자(墨子; Micius)호라고 이름을 붙인 바 있다. 작년 6월에 이 위성으로 1200㎞ 이상 떨어진 지역에 양자 정보를 순간이동시키는 실험에 성공하여, 저명 과학저널인 ‘사이언스’ 표지에 소개되었다. 올초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무려 7600㎞ 떨어진 오스트리아의 빈 인근까지 묵자의 초상화 이미지를 암호화하여 전송하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최근 주목받는 양자 원격전송이란 기존의 고전 역학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이른바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 현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SF영화에서 나오듯이 사람도 순간이동시킬 수 있느냐고 묻기도 하는데, 물체를 이루는 양자역학적 정보들을 원격 전송한다는 의미일 뿐이다. 양자 원격전송은 사람이나 물체를 실제로 순간이동시키지는 못하겠지만, 첨단의 통신기술이나 차세대 암호 등에 중요하게 응용될 전망이다. 최근 중국 당국이 첨단과학기술 개발에 쏟는 열의는 주목할 만하다. 한반도의 비핵화가 추진되는 요즈음 묵자의 평화사상과 과학기술도 아울러 재조명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최성우 과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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