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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중 거취 논란에 김영배 회계 의혹 … 난장판 경총

송영중(左), 김영배(右)

송영중(左), 김영배(右)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최악의 내홍에 빠져들었다. 송영중 상임부회장의 거취 논란으로 촉발된 내부 갈등이 김영배 전 상임부회장의 회계 의혹으로 옮겨붙었기 때문이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안착 등 굵직한 노동 현안을 앞둔 상황에서 유일한 사용자 경제단체인 경총의 ‘식물화’에 재계는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김 전 부회장은 2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 수익을 빼돌려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한 매체의 보도에 “일부 사업 수입을 이사회나 총회 등에 보고하지 않고 관리하면서 이 중 일부를 임직원 격려금(특별상여금) 등으로 사용했을 뿐 유용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사회나 총회 보고를 거치지 않은 데 대해서는 “민간기업이 상여금 지급을 노조와 상의해 결정하고, 노조가 없는 기업은 노사협의회와 상의하듯 경총의 경우 직원협의회와 의논을 거쳐 지급한 것”이라며 “이사회를 거치면 격려금이 고정화되는 문제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경총 역시 격려금 지급 과정에 법적·회계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 전 부회장은 또한 삼성전자서비스 등 기업들의 단체교섭 위임 수입을 빼돌렸다는 의혹에 대해 경총 현 임원과 함께 반박에 나섰다. 김 전 부회장은 “수입이 계좌로 들어오는데 이 돈을 명분 없이 뽑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신우범 경총 상무는 “2013년부터 삼성전자서비스·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로부터 받은 특별회비 20억원 중 11억원을 특별상여금으로 사용했고, 나머지는 수당 등으로 쓴 뒤 현재 1억원이 남아있다”며 “특별회계로 처리했지만 이사회나 총회 등에 보고하지 않은 점은 반성한다”고 말했다. 신 상무는 또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외에 원청인 삼성 측으로부터 받은 비용은 회비 또는 별도 용역비로 증빙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재계는 김 전 부회장을 둘러싼 의혹이 결국 경총 회장단과 송 부회장 간 대립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고 있다. 송 부회장은 최저임금 산입 범위 논의 과정에서 경총과 다른 목소리로 논란을 빚다 직무정지를 당했고, 3일 임시총회에서 해임 여부가 결정된다.
 
경총은 송 부회장이 의혹을 제보했다고 보고 있어 해임을 더욱 밀어붙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총 회장단은 3일 임시총회에서 격려금 등에 관한 사항을 특별보고 안건으로 올리고 회원사들의 이해를 구하는 데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전체 407개 회원사의 절반 이상이 참석해 이 중 반수 이상 동의를 받으면 송 부회장의 해임이 결정된다. 회원사의 결정이 어느 쪽으로 나든 논란은 오래갈 전망이다. 송 부회장은 2일 손경식 경총 회장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내 억울함을 호소했다.  
 
해임안이 가결될 경우 송 부회장은 여론전과 법적 문제 제기를 통해 투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송 부회장은 해임 사태에 대비해 변호사까지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경총 역할이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지난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는 만큼 각 사업장에서 혼란이 예상된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정부에 빠르게 전달하고 보완책을 모색해야 할 경총이 마비 상태라 기업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제 협상도 시급하다. 지난 5월 28일 노사정위원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반발하면서 후속조치가 중단된 상황이다. 최저임금 인상률 법정 심의기한(6월 28일)이 이미 지난 상황에서 경총까지 기능 공백에 빠졌다.
 
경총은 일단 내부 동요를 최소화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경총 고위 관계자는 “2일에도 손경식 회장이 직접 사무국에서 주요 업무와 방향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근평·문희철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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