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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초유의 '기내식 대란'…'밀쿠폰' 달랑 한 장으로 수습?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을 제대로 싣지 못해 승객들이 밥을 굶는 사태가 발생했다. 또 기내식을 싣기 위해 비행기의 출발이 지연되기도 했다. 국내 항공 업계 사상 초유의 일이 최근 이틀간 아시아나항공에서 벌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을 받지 못한 승객에게 '바우처' 등을 지급하는 것으로 수습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강화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지연에 따른 배상도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이에 대해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아 소비자의 반발이 예상된다.
 
기내식 못 싣고 출발 지연도 속출… 대책이라곤 '밀쿠폰' 달랑 한 장 

2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기내식 공급 문제로 인해 비행기 이륙이 1시간 이상 지연된 편 수는 1일 첫 사고 발생 이후 이튿날 오전까지 총 52편에 달한다. 기내식을 싣지 않고 출발한 비행기는 1일 36편, 2일 오전 기준 3편으로 총 39편이었다. 기내식을 싣지 못한 대부분은 중국과 일본 등 비행시간이 짧은 아시아권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천발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OZ541편은 비행시간이 12시간에 달하는데도 비즈니스석 기내식 일부가 실리지 않은 채 출발해 승객들의 불만이 컸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을 제공받지 못한 승객들에게 기내 면세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성 바우처를 지급하고 있다. 이코노미 좌석 기준으로 30달러, 비즈니스석 기준으로 50달러 선이다. 또 일부 승객에게는 공항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10달러 선의 쿠폰을 지급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식사 미지급에 따른 '밀쿠폰' 수준으로 지연 배상용은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국내선이 1시간 이상 지연될 경우 운임의 10%를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을 확정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그동안 국내선 승객은 국제선 승객과 동일하게 2시간 이상의 항공 운송 지연에 대해서만 배상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1시간 이상, 2시간 이내의 운송 지연에 대해서도 지연된 구간 운임의 10%를 배상받을 수 있게 됐다. 국내 여객이 국제 여객에 비해 운항 거리와 시간이 짧은 점을 고려한 조치다.

다만 항공기가 결항·지연되는 경우 항공사는 기상·공항 사정, 항공기 점검 등 불가항력적 사유 때문이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고객에게 보상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아시아나항공의 명백한 과실에 의한 것으로 배상도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 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사고'는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다. 공정위 권고에 따라 배상 책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 민사소송을 통한 배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 관계자는 "공정위의 권고를 보면 공항세 등을 제외한 항공 운임의 10% 선이 배상 한도라서 액수 자체는 크지 않은 편"이라면서도 "만약 항공기 지연에 따른 개인의 손해가 큰 경우 이를 입증하는 자료 등을 갖춰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아직 국내에서는 비행기 지연 때문에 항공사와 개인 소송까지 번진 사례가 상당히 드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국제선 항공기 결항에 따른 배상 금액도 최대 400달러에서 최대 6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대체 편을 제공할 때는 시간에 따라 100~400달러에서 200~600달러로, 대체 편을 제공하지 못할 때는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배상 금액을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현재 지급된 바우처나 쿠폰 등은 모두 기내식 미탑재에 따른 조처"라며 "현재 배상 등에 관한 부분은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 지금은 기내식 관련 처리가 급선무"라고 말했다.

글로벌 회사와 계약했다더니… '기내식 대란' 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5년 동안 독일계 기내식 전문 업체인 LSG스카이셰프코리아(이하 LSG)로부터 하루 3만 명분의 기내식을 공급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30일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됐다.

대신 중국 하이난그룹이 모기업인 게이트고메코리아와 기내식 공급 계약을 맺었다. 아시아나항공은 게이트고메코리아의 지분 40%를 보유해 경영 참여 등에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종전 LSG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은 20% 선이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게이트고메코리아는 유럽계 기내식 공급 업체로 국제적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게이트고메코리아가 건설 중이던 기내식 제조 공장에서 지난 3월 불이 나면서 일이 꼬였다. 이달 1일부터 공급하기로 했던 기내식을 정상적으로 내지 못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아시아나항공은 2~3개월간 임시로 샤프도앤코라는 소규모 업체로부터 기내식을 공급받는 것으로 임시 방편을 마련했다. 하지만 하루에 3000명분을 공급하는 샤프도앤코가 재료를 조달해 음식을 만들고, 이를 다른 업체를 통해 보관 및 운송하는 과정이 추가되면서 이번 '기내식 대란'이 벌어졌다는 것이 아시아나항공 측의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기내식 문제는 음식을 샤프도앤코에서 만들고 보관과 저장은 타 업체에서 하다 보니 절차상 복잡해지면서 발생한 것이다. 2~3일 내에 기내식을 싣지 못하는 일이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기내식 수준이나 질은 종전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 모니터링을 거칠 뿐 아니라 기존에 기내식을 납품하던 업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게이트고메코리아는 오는 10월까지 화재로 인한 복구 작업을 마치고 정상적으로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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