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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변신'을 VR로 체험, 디지털책을 블록체인으로 양도…IT 결합한 도서전 현장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전시장. 기자가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착용하자마자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 속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가 됐다. 양손을 들어보니 벌레의 더듬이가 나왔다. 소설 속 아버지가 높인 언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레고르 의 방안에서 돌아다니며 더듬이를 이용해 열쇠를 찾아야 했다.
 
독일 문화원이 체코 출신의 영화감독 미카 존슨과 함께 만든 이 가상현실 프로그램은 소설 『변신』속 배경이 된 1915년을 생생하게 구현한다. 독일어·체코어·영어로만 체험할 수 있었지만 이 체험 공간은 출판·도서 관계자들과 관람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독일문화원이 선보인 'VR 변신'은 카프카의 소설 『변신』의 줄거리와 배경을 가상현실(VR)로 구현했다. 소설처럼 벌레가 되어 방 안을 돌아다니며 더듬이로 열쇠 찾아야한다. [하선영 기자]

독일문화원이 선보인 'VR 변신'은 카프카의 소설 『변신』의 줄거리와 배경을 가상현실(VR)로 구현했다. 소설처럼 벌레가 되어 방 안을 돌아다니며 더듬이로 열쇠 찾아야한다. [하선영 기자]

 
지난달 20~24일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선 최신 정보통신(IT)기술과 결합한 아날로그 출판 시장의 현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자책·오디오 북·가상현실(VR) 등이 전면에 등장하며 신간·베스트셀러 위주로 종이 책을 전시하던 과거 전시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최근 오디오 전용 플랫폼 '오디오클립'으로 오디오 시장에 진출한 네이버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오디오북 서비스'를 선보였다. 성우·연극배우·소설가·아이돌이 창작자가 되어 목소리 연기를 하고 편집해 기존 종이책과는 또 다른 하나의 멀티미디어 콘텐트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해 베스트셀러였던 『82년생 김지영』은 연극 배우와 연출가가 녹음해서 오디오 콘텐트로 재탄생했다. 소설가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은 김영하 작가가 직접 소설을 낭독했다.  네이버는 이번 달 오디오 북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인데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였던 소설 20여권을 기반으로 한 오디오 콘텐트를 유료로 판매할 예정이다.
 
네이버의 '오디오 클립'에서는 작가·배우 등 낭독자들이 읽은 시·소설·동화 등 오디오 콘텐트를 유료로 판매한다. 신간·베스트셀러 요약해주는 팟캐스트 방송도 인기를 끈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의 '오디오 클립'에서는 작가·배우 등 낭독자들이 읽은 시·소설·동화 등 오디오 콘텐트를 유료로 판매한다. 신간·베스트셀러 요약해주는 팟캐스트 방송도 인기를 끈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책을 기반으로 한 오디오 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인공지능(AI) 스피커 사업과도 관련이 있다. 이인희 네이버 오디오클립 서비스 리더는 "인공지능 스피커 등 디지털 디바이스를 매개로 해서 '듣는 책'인 오디오북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데다 출판업계 창작자들의 수익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일거양득"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볼 수 있듯이 IT와 북 콘텐트의 만남은 이미 대세다. 40만개 오디오 콘텐트를 제공하고 있는 아마존과 구글의 전자책·오디오북 경쟁도 치열하다. 구글은 한국어를 포함한 9개 언어로 45개국에서 오디오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애플도 2010년 처음 출시했던 전자책 앱 아이북스를 최근 새단장했다.
대여 기기에서 전용 코드 입력하면 전자책을 대여해주는 '북라이브' 서비스. [하선영 기자]

대여 기기에서 전용 코드 입력하면 전자책을 대여해주는 '북라이브' 서비스. [하선영 기자]

 

 e북 리더기 등을 통해서 전자책을 구매하거나 대여하는 과정도 단순해지는 추세다. 창비 출판사에서 미디어 영역을 담당하는 계열사인 '미디어 창비'가 지난해 처음 선보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시요일'은 ▶오늘의 시 ▶시 작성 ▶테마별 추천 시 등 시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트를 소비자들에게 큐레이션해서 제공한다. 앱에서 인기있는 시는 실제 종이책 시집의 판매량 증가로도 이어진다.  
 
미디어 창비의 '더책' 앱은 근거리무선통신(NFC) 칩 기능을 활용한다. 앱과 제휴를 맺은 출판사 50여곳의 1300종의 책에는 NFC 칩이 내장돼있다. 사용자가 '더책' 앱을 구동해 책 위에 스마트폰을 올리면 오디오북이 바로 재생된다. 아이들을 위해 느린 속도로 읽어줄 수도 있다. 영어 등으로 실시간 번역도 해준다.
 
유럽에서 전자책을 발간하는 스타트업 '퍼블리카'를 운영하는 조세프 마크 최고경영자(CEO)는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해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전자책 시장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 최고경영자는 "유럽에서는 이미 책 콘텐트를 중앙 서버 없이 분산 저장하고 저자는 원하는 방식으로 출판을 하게 됐다"며 "책 내용과 가격에 간섭하는 전통적인 출판사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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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