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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덫 놓은 사냥꾼"vs"위력 행사 없어"…안희정 첫 재판, 진실 공방 '치열'

2일 수행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일 첫 정식 공판을 위해 서울 서부지법에 출석했다. 우상조 기자

2일 수행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일 첫 정식 공판을 위해 서울 서부지법에 출석했다. 우상조 기자

2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첫 정식 재판에서 ‘위력의 행사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안 전 지사가 도지사, 차기 대권 주자이자 인사권을 쥔 상사라는 ‘위력’으로 피해자 김지은씨를 간음 했는지가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이다. 이날 재판에는 피고인 안 전 지사는 물론, 피해자 김지은씨도 방청석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의 심리로 시작된 1차 공판 기일에서 검찰은 초반부터 안 전 지사 측을 압박했다.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차기 대권 주자라는 막강한 권력과 상명하복의 위계질서를 이용한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라며  “덫을 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사냥꾼처럼 술과 담배 심부름을 빌미로 늦은 밤 피해자를 불러 들였다”고 말했다.
 
이에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은 “행동(성관계 및 신체 접촉) 자체는 있었지만 피해자 의사에 반해 행한 것은 아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변호인은 “위력의 존재와 행사가 없었고 설령 위력이 있었다고 해도 성관계와 인과관계가 없으며, 범의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또한 피해자 김씨에 대해 “아동이나 장애인이 아니다.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 무보수 자원봉사 자리로 옮겨온 주체적이고 결단력이 뛰어난 여성이 성적 자기 결정권이 제한된 상황에 있었다고 보는 건 맞지 않다”고도 했다.
 
휴정 이어진 오후 재판에서도 검찰과 안 전 지사 변호인들 간 공방은 이어졌다. 검찰은 재판부에 주요 서류 증거에 대해 설명했다. 안 전 지사와 피해자 간 텔레그램 비밀 대화 내용, 김씨가 주변 사람들에게 업무와 관련해 어려움을 토로한 내용, 김씨에 대한 참고인들 진술 등이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김씨가 운전비서였던 정모씨에게도 성추행을 입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가 수행비서가 된 후부터 정씨가 지난해 7~12월 동안 어깨나 팔을 만지는 추행을 저질렀다. 김씨가 이를 수 차례 문제 제기했지만 그가 수행비서를 그만둘 때까지 시정되지 않았다.
 
이에 변호인단은 “정씨가 김씨에게 사과했는데 (검찰이) 다시 문제를 제기한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도청 조직의 ‘성인지 감수성’이 극히 낮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며 “두 사람을 분리하는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사과만 하면 된다는 사고 방식이 그 집단의 분위기를 보여준다”고 맞받아쳤다.
 
1시간 20분 가량 진행된 오후 재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선 안 전 지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든 쟁점은 법정에서 다뤄야 한다는 것이 재판부의 방침이다. 저도 그 방침을 따르겠다”는 말만 남기고 그 자리를 떠났다. 다음 2차 재판은 오는 6일에 열린다. 비공개로 진행된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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