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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메, 액괴, 갑분싸…쉿~요즘 여초등생의 '잇템'+'줄임말'

대구의 한 여초등생의 가방 속. 김윤호 기자

대구의 한 여초등생의 가방 속. 김윤호 기자

"가방에 떡메를 안가지고 있고, 틱톡을 못하면 앗싸 된다니까."
 
대구 달서구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 A양이 주부 박모(40)씨에게 한 말이다. 박씨가 A양에게 "무슨 말이냐. 이해를 못 하겠다"고 하자, A양은 "갑분싸~."라고 혼잣말을 하고 돌아섰다.
 
과연 A양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학부모가 얼마나 될까. 이들 입장에선 이해를 못 하니 나쁜 말인지, 좋은 말인지, 무슨 물건의 이름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대구의 한 여초등생의 가방 속. 틴트와 선크림 등이 보인다. 김윤호 기자

대구의 한 여초등생의 가방 속. 틴트와 선크림 등이 보인다. 김윤호 기자

중앙일보가 한 초등 여학생의 가방 속을 들여다봤다. 이를 두고 요즘 유행하는 물건과 이를 지칭하는 줄임말을 들어봤다. 아이를 알아야 상담을 하고, 대응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최근 유행하는 일부 초등학생의 '나쁜 짓'도 전해 들었다.
기자가 질문하고, 초등학생이 대답하는 Q&A로 정리했다.
 
"요즘 여초등학생들은 가방엔 책 말고 무엇을 넣고 다니니?." 
"4학년 이상이면 대부분 10여 가지 유행하는 물건을 파우치나 책가방 말고 별도의 가방에 넣어 다닐거예요. 떡메·인스·랩핑·노세범·틴트· 고체향수·선쿠션·선크림·스마트폰·스쿼시 등이 들어있죠."
 
"떡메·액괴·인스 같은 단어는 무슨 뜻이니?." 
"떡메는 떡메모지. 포스트 잇 처럼 붙였다 떼었다 하는 메모지예요. 액괴는 액체괴물(슬라임). 물컹물컹한 만지는 젤리 같은 거예요. 스쿼시도 같은 젤리 같은 겁니다. 인스는 인쇄스티커, 틱톡은 손가락춤, 랩핑은 캐릭터 포장지예요. 포장지에 인쇄스티커를 붙이며 손으로 액괴를 주물러 주물럭 하며 시간을 보내는 놀이용입니다."
대구의 한 여초등생의 가방 속. 인스와 랩핑으로 불리는 종이. 김윤호 기자

대구의 한 여초등생의 가방 속. 인스와 랩핑으로 불리는 종이. 김윤호 기자

"틴트는 입술에 바르는 화장품 같은데. 그리고 향수는 왜?." 
"요즘 초등학생이면 다 화장을 해요. 선쿠션으로 선크림을 얼굴에 바르고, 립스틱 처럼 틴트를 바르는 거지요. 고체 향수도 쓰구요. 노세범(기름종이)으로 머리나 얼굴에 붙은 기름도 닦아 내거든요. 그래서 엄마들처럼 화장품 파우치를 가지고 다니는 겁니다."
 
"학교에서 틴트 같은걸 바르면 표시가 날 텐데." 
"학교에선 화장을 하지 않아요. 학교 끝나고 학원 등에 가면서 하지요 안하면 '앗싸'가 되기 때문에 유행처럼 화장을 하고 다닌다고 보면 됩니다. 앗싸는 아웃사이더, 즉 왕따라는 말이예요."
대구의 한 여초등생의 가방 속. 손으로 만지는 젤리 같은 빵 모양의 스쿼시. 김윤호 기자

대구의 한 여초등생의 가방 속. 손으로 만지는 젤리 같은 빵 모양의 스쿼시. 김윤호 기자

"책가방 말고 가방을 하나 더 들고 다닌다고? 핸드백처럼?"
"어른들이 핸드백을 좋아하듯, 요즘 초등학생들은 다이소 같은 곳에 가서 시즌별로 나오는 캐릭터 가방을 사요. 유니콘·벚꽃 등 계절별로 캐릭터가 나오는데, 그걸로 된 가방을 사서 하나 더 들고 다니는 거죠."
 
"일본어로 된 양말, 티셔츠도 많이 입던데. 유행인가?." 
"인터넷 사이트에 초등학생용 '유행템'을 파는 사이트가 있어요. 거기서 유행처럼 사서 입다 보니 다들 비슷하게 입는 것 같아요. 서로 사서 입다가 교환도 하거든요."
대구의 한 여초등생의 가방 속. 액체 괴물로 불리는 손으로 만지는 젤리 같은 촉감의 장난감. 김윤호 기자

대구의 한 여초등생의 가방 속. 액체 괴물로 불리는 손으로 만지는 젤리 같은 촉감의 장난감. 김윤호 기자

"요즘 학교에서 유행하는 놀이가 뭐니?" 
"경도가 유행하죠. 경도는 경찰과 도둑의 줄일말입니다. 도둑이 도망가고 경찰이 잡고, 도둑은 붙잡히면 감옥에 가고, 다시 감옥에서 탈출하는 그런 게임이죠. 고무줄 놀이, 기절놀이는 이제 안해요."
 
"나쁜 놀이도 있다는데." 
"일부 초등학생 사이에 몰카 놀이가 유행입니다. 남학생들이 주로 그래요. 가족 모습을 몰래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서로 보여주고 뭐 그런 겁니다. 공공연하게 유행하지만, 어른들이 알면 큰일 나기 때문에 조심해요. 유투브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슬쩍 보여주기도 해요."
 
"너네들이 쓰는 주요 줄임말을 알려준다면." 
"이(심심할때 하는 혼잣말), 이응(예),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 인싸(인사이더), 용암 손(뜨거운 손), 애바(오버하다와 같은 말), ㅂ ㅇ ㄹ(보이루·하이루 하는 인사)." 
 
대구교육청 학부모팀 관계자는 "화장품 사용, 줄임말 사용은 디지털에 노출된 요즘 초등학생의 자연스로운 모습이다. 통제할게 아니라 이해하고 건강한 방법을 알려줘 조절능력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불량스럽다고 오해할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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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