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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글로벌 부채위기 온다…韓, 北개방에 타격 적을 것"

“지난 70~80년과 비교해 가장 나쁜 상황, 아니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  
 
세계적 투자 전문가 짐 로저스(76)가 경제 위기를 경고했다. 뇌관은 전 세계적으로 불어난 빚이다. 삼성증권 초청으로 방한한 로저스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세계적 투자가 짐 로저스(오른쪽)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했다. 로저스는 ’최악의 부채 위기가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1]

세계적 투자가 짐 로저스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했다. 로저스는 “최악의 부채 위기가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1]

로저스는 “현재 많은 국가의 경기가 둔화하고 있고 부채는 늘어나고 있다. 2008년 부채 문제로 전 세계적인 어려움을 겪은 이후에도 빚은 증가했다”며 “다들 긴축이 필요하다고 말은 했지만 실질적으로 긴축을 펼친 국가는 없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장부상 대차대조표를 보더라도 10년 동안 부채가 500%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저스는 “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미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경제가 받을 충격은 어떨까. 로저스는 “몇 년 내 세계 경제는 어려움을 겪겠지만 한국의 경우 북한이 개방되고 북한 경제가 발전됨에 따라 그나마 영향을 덜 받게 될 것”이라며 “북한의 경제 개방이 (위기의) 완충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로 인해 “한국은 앞으로 10~20년간 투자자들에게 가장 주목받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로저스는 말했다.  
 
 
2일 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짐 로저스. 그는 북한의 개혁 개방이 한국 경제가 위기의 영향을 덜 받게 하는, 완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2일 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짐 로저스. 그는 북한의 개혁 개방이 한국 경제가 위기의 영향을 덜 받게 하는, 완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아래는 일문일답.
 
 
북한이 정말 개방 의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나. 
“남한과 북한 모두 다 개방되길 원하고 있지 않나. 중국과 미국, 러시아도 원하고 있다. 일본은 원하지 않는 것 같긴 한 데 상관없을 것이고. 3만 명 주한 미군이 불안 요소이긴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스위스에서 성장했다. 북한 밖의 세상이 어떤지 알고 있다. 김 위원장은 15개 자유무역지구를 열었고 사이클 대회도 개최했다. 북한 주민 역시 중국을 통해 10년 넘게 DVD 등 문화를 흡수한 만큼 지금과 같이 살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남북이 경제 협력을 한다면 어떤 분야부터일까. 
“북한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다. 대신 숙련되고 교육 수준이 높으면서도 저렴한 노동력을 풍부하게 갖고 있다. 지하자원도 풍부한 편이다. 한국은 자본도 풍부하고 경영 전문성도 갖추고 있다. 이미 한국의 경영자와 투자자는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알고 있을 것이다. (다가오고 있는 세계 부채 위기로) 교역을 많이 하는 한국 같은 국가는 어려움을 겪겠지만 한국은 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중국이 변화하고 개방하면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느냐 생각해보면 된다.  
 
대단히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남북 협력으로 인한 군비 절감이 상당할 것이다.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의 군비 지출 절감도 있다. 동독의 경우 서독과 통일됐을 때 주변에 부유한 나라가 없었다. 반면 북한은 한국ㆍ중국ㆍ러시아 같은 충분한 투자 여력을 갖춘 이웃 국가가 없다.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 걱정한다면 주한 미군 정도다.”
 
 
짐 로저스는 2일 기자회견에서 ’외부 조건이 허락하는 한 북한은 빨리 개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1]

짐 로저스는 2일 기자회견에서 “외부 조건이 허락하는 한 북한은 빨리 개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1]

북한의 개방과 남북 경제 협력, 시기적으로 언제쯤으로 예상하나.
“제가 봤을 때 북한은 외부 조건이 허락하는 한 가능한 한 빨리 개방할 것 같다. 가장 먼저 개방이 될 분야는 관광업 쪽이 아닐까 생각한다. 80년도 폐쇄됐던 북한을 다들 보고 싶어 할 것이다. 북한에선 뭘 하든 성공하지 않을까 싶다. 피자 체인점을 열어도 성공할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활용해 투자할 기업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대한항공 같은 주식을 조금 사긴 했지만. 그래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그동안 살면서 겪지 못한 위기가 닥칠 것으로 예상했다. 어느 정도라고 보나.
“이전에 겪었던 나쁜 상황을 생각해보라. 그보다 더 나쁠 것이다 생각하면 된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부채 비율이 높고 심지어 중국도 부채가 많다. 2008년만 하더라도 중국은 준비금이 많았지만 이후 많은 자금을 풀었다. 이로 인해 세계 경제가 중국 덕분에 좋아지기도 했다. 이젠 중국조차도 매우 많은 부채를 가지고 있다.”
 
 
그럼 투자자 입장에서 자산 배분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해달라.
“한국의 경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북한 경제 개방) 때문에 타격을 덜 받지 않겠나. 하지만 어디에 투자하느냐는 본인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TV나 인터넷에서 본 사람의 말만 듣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미국 달러화를 안전 자산이라고 해서 얼마간은 투자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나는 달러화를 안전 자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농산물 분야, 중국의 환경 오염 해소 산업 등이 유망하다고 보지만 자신이 모르는 국가, 분야엔 투자해선 안 된다.”
 
짐 로저스는 2일 회견에서 ’무역 전쟁에 승자는 없다“며 세계 증시와 경제에 끼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뉴스1]

짐 로저스는 2일 회견에서 “무역 전쟁에 승자는 없다”며 세계 증시와 경제에 끼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뉴스1]

 
 
오는 6일 미국과 중국의 보복 관세가 발동된다. 무역 전쟁이 어떻게 끝나게 될까.
“무역 전쟁은 그 누구에게도 좋지 않다. 잘못된 일이며 매우 우려하고 있다. 시장이 ‘베어 마켓(주가가 하락하는 약세장, 곰이 팔을 아래로 휘저어 공격을 하는데 빗댄 것)’으로 가도록 하는 영향을 줄 것이다. 과거 역사를 볼 때 무역 전쟁에 승자는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를 잘 모르거나, 역사를 안다고 해도 본인이 과거 역사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잘못됐으며 안타깝다. 무역 전쟁으로 인해 세계 증시가 베어 마켓으로 가고 경제도 어려워질 수 있다. 경제 상황이 더 어려워지면 트럼프 대통령은 더 많은 무역 전쟁을 하는 게 해결책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잘못된 생각이다. 역사를 보면 정치인은 늘 우리를 실망시켜왔다. 그래서 걱정스럽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짐 로저스(Jim Rogers)=미국 예일대와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후 투자은행에서 일을 시작했다. 투자은행에서 근무하며 직장 동료로 조지 소로스를 만났고, 1973년 소로스와 공동으로 헤지펀드인 퀀텀펀드 만든다. 퀀텀펀드가 이후 10년간 투자 수익률 4200%란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면서 로저스와 소로스는 세계적 투자 전문가로 부상한다. 로저스는 2007년 거주지를 미국 뉴욕에서 싱가포르로 옮겼다. 세계 경제의 중심이 미국에서 아시아로 이동할 것이란 자신의 전망에 따라서다. 현재 로저스는 투자자문사인 로저스홀딩스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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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