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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한계 안고 출범한 특검의 분명한 역할

문병주 사회팀 부팀장

문병주 사회팀 부팀장

“살아 있는 권력 아닌가.”
 
통화가 된 이들은 검찰·경찰 할 것 없이 “갈 생각도 없었다” “나중에 무슨 일을 당할까 무섭기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드루킹 특검’이 시작되고 행여 지인 중 누군가는 특검팀에 파견됐을 것 같아 전화를 돌린 결과다. 파견 공무원과 특별수사관 각각 35명을 못 채우고 허익범 특검팀이 현판식 없이 출범한 27일이었다. 수사를 개시하자마자 대대적 압수수색에 돌입했던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과 달리 조용한 날이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특별수사통이라고 평가되는 검사나 변호사, 경찰관은 하나같이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이나 송인배 정무비서관 등에게 면죄부를 주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 근거로 든 게 경찰의 초동 부실수사다. 이들은 드루킹 김동원씨나 그 측근들의 진술은 있을 수 있겠지만 ‘증거’가 나오긴 힘들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경찰은 의도적이라고 느낄 정도로 압수수색영장을 가지고 검찰과 핑퐁게임을 하며 관련자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벌어줬다. 김 지사는 물론 수사 주체인 서울경찰청의 수뇌부, 그리고 청와대까지 가세해 마치 연합전선을 형성해 대응하는 듯한 인상까지 줬다. 팩트 하나가 기사화될 때에서야 그 사실에 대한 인정과 설명이 나왔다.
 
특검팀 역시 이런 사실을 파악한 듯하다. 드루킹의 활동에 핵심적으로 참여한 두 변호사에 대해 “경찰이 왜 입건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특히 한 변호사는 드루킹에 대한 강제수사 직전 백원우 민정비서관과 면담했고, 그 내용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해당 변호사는 “특검에서 모든 걸 말하겠다”고 했다. 다른 변호사와 드루킹 역시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이 어느 수준까지 진술할지 모른다. ‘살아 있는 권력’을 고려하면 회의적인 생각을 물리칠 방법이 없다. 더군다나 과거 BBK 특검 등 당시 정권을 향한 수사를 돌이켜보면 진술이 있더라도 딱 떨어지는 입증자료가 나오지 않는 이상 ‘신빙성 없는 말’로 치부될 가능성이 크다. 특검 관련자들이 받을 수 있는 혐의는 기껏해야 공소시효가 7년(정치자금법 위반, 직권남용 등)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한계일 수 있다.
 
그럼에도 특검팀의 분명한 역할은 있다. 관련 인물들이 못다 한 진술과 경찰이 소홀히 했던 증거를 최선을 다해 찾는 일이다. 당사자들을 기소하지 못해도 된다. 현 정권에서 진행하고 있는 과거사 진실 규명 같은 작업이 미래 정권에서도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공소시효 문제 역시 특별법 제정 등 훗날 정치적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거창한 말이지만 역사가 이를 입증해 준다.
 
문병주 사회팀 부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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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