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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 폼페이오 방북 앞두고 “북한, 숨겨둔 핵 신고하라”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진두지휘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6일께 방북할 예정인 가운데 성 김 주필리핀 대사가 다시 북한과 판문점 실무 협상에 나섰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첫 후속 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관련 본격적인 의제 협상을 위해서다.
 
1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김 대사가 이끄는 미측 실무협상팀은 이날도 판문점을 찾았다. 김 대사는 북측에 은닉 핵프로그램 신고 등의 초기 조치를 요구했다고 한다.
 
김 대사는 앞서 6·12 정상회담 직전에도 서울 시내 호텔에 머물면서 판문점을 오가며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협상을 계속했다. 장소를 옮겨 싱가포르에서도 정상회담 전날 밤까지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다. 이번에도 비핵화 관련 의제를 조율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이처럼 북·미 정상회담 뒤 곧바로 임지인 필리핀으로 복귀했던 김 대사가 다시 등장한 것은 향후 국무부에서 대북 협상을 주도할 중요 직책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라고 외교가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행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그의 목표는 북한이 약속했던 조치 이행을 못 박는 것이다. 6·12 공동성명에서 약속한 미군 전쟁포로 및 전쟁 실종자 유해 송환과 관련, 미측은 나무로 된 운구함을 전달했지만 북측은 이후 절차나 계획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고 한다. 단, 폼페이오 장관 귀국길에 유해 송환도 함께 이뤄지도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을 준비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약속했던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와 관련해서도 폼페이오 장관은 구체적인 폐기 일시와 방법 등에 대한 북측의 확답을 요구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이 비핵화와 직결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서 구체적 비핵화 로드맵이나 시간표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기는 힘들지 않겠냐는 우려가 이어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북한 비핵화를) 서두르면 스토브에서 칠면조를 서둘러 꺼내는 것과 같다. 이제 요리가 되고 있고 서두르면 안 된다”(6월 27일 노스다코타주 연설)고까지 말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폼페이오 장관이 로드맵까지는 아니더라도 북한의 은닉 핵 프로그램 신고 및 검증과 관련한 초기 조치 합의를 받아온다면 그래도 비핵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를 잘게 나눠 건건이 이행하는 살라미식을 받아온다면 앞으로 협상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국방정보국(DIA)은 6·12 북·미 정상회담 후 새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나서는 대신 핵탄두 및 관련 장비·시설 은폐를 추구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펴냈다. WP는 “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약 65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지만 북한은 이보다 훨씬 적은 수의 핵탄두를 가졌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수치를 들었다. 또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은 지금까지 영변 한 곳으로 외부에 알려졌지만 미 정보 당국은 2010년 ‘강성(Kangson)’으로 알려진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를 파악했으며 이곳의 농축 규모를 영변의 두 배로 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최근 북·중·러가 밀착하면서 대북제재 전선에서도 균열 조짐이 엿보인다. 중·러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언론 성명을 내려고 시도했다 미국의 반발에 막혔다.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에서 제재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중·러가 국경 통제 등 결의 이행을 허술하게 해 사실상 유엔 제재를 유명무실화할 수 있다. 이 경우 미국의 대북 협상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유지혜·윤성민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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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