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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2% 도달, 미 금리인상 빨라질까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이라는 이중 책무를 갖고 있다.  
 
미국 경제가 순항하면서 Fed는 이미 완전고용이라는 한 가지 책무를 완수했다. 완전고용은 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자연 실업률을 뜻한다. Fed가 추정한 자연 실업률은 4.5%다. 지난 5월 미국의 실업률은 3.8%다. 2000년 4월 이후 가장 낮다. 완전 고용 수준을 밑돈다.
 
문제는 물가였다. 지난달까지 107월째 미국 경기는 확장세를 이어갔지만, 물가는 요지부동으로 오를 줄 몰랐다. 경기 과열 우려 속에 금리 인상 속도와 시기를 저울질하는 Fed의 골칫거리가 물가였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제 그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 물가가 미 Fed의 목표치(2%)에 도달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미 상무부에 따르면 5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올랐다. 2012년 3월(2.1%) 이후 6년 2개월 만의 최대 상승률이다. 근원 PCE 물가는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수치로 Fed가 선호하는 물가지표다.
 
물가를 밀어 올린 건 국제 유가 상승이다. 세계 경제 회복으로 국제 유가는 2016년부터 꾸준히 오르기 시작했다. 올해 1~5월 서부텍사스유(WTI) 기준 국제유가는 11%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1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서 “경제 전반의 유휴생산자원이 축소되고 유가도 오르면서 임금 및 물류와 원자재 등 여타 생산요소 가격의 상승 압력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물가’라는 마지막 퍼즐까지 맞춰졌지만 Fed가 금리 인상의 속도를 더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올해 3월과 6월 두 차례 금리를 올렸던 Fed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내 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6개 투자은행(IB) 중 13개도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이 2회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5회 이상으로 늘리려면 경기 과열 우려가 더 커져야 한다. 물가가 급격하게 올라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 경기가 호황을 이어가고 노동력 수급이 타이트해지면 임금 상승 압력은 높아질 수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도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입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기업은 물건값을 올려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모두 물가를 밀어 올릴 요인들이다.
 
마이클 페로리JP모간 체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물가가 2% 목표치를 찍었다고 승리의 고지를 밟은 것은 아니다”며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 여부”라고 말했다.  
 
Fed가 물가의 오버슈팅(단기 급등)을 용인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물가가 목표치를 벗어나도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WSJ이 지난달 경제학자 5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Fed가 연간 최대 2.5%까지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을 인내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또 다른 변수도 등장했다.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제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각)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Fed가 금리 인상과 관련해 매우 천천히 움직였으면 한다”고 밝혔다.
 
계산이 복잡해진 곳은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를 앞둔 한국은행이다. 지난달 Fed의 금리 인상으로 한·미 정책금리 격차는 0.5%포인트로 커졌다. 무역 전쟁 격화 우려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면서 원화 가치와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그런데도 ‘고용 쇼크’를 비롯한 각종 경제 지표를 고려하면 이주열 총재가 금리 인상 카드를 섣불리 꺼내 들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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