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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너무 좋아해 '차와 서울' 이미지 담은 향초 만들었죠

서로 비슷한 취향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상대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생긴다. 이는 ‘향기’에도 적용되는 법칙이다. 어릴 때부터 상큼한 향을 좋아했던 남자와 여자는 서로에게 끌려 부부의 연을 맺었고, 두 사람이 좋아하는 향을 하나의 향수로 만들어 냈다. 향수 ‘아틀리에 코롱’을 만든 크리스토프 세르바셀과 실비 갠터 부부의 이야기다.  

지난 6월 15일 서울 종로구 원서동의 한 한옥카페에서 향수 '아틀리에 코롱'의 창립자 크리스토프 세르바셀과 실비 갠터 부부를 만났다. "한국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는 두 사람은 인터뷰가 끝난 후 경복궁으로 자리를 옮겨 가벼운 산책을 즐겼다. 전유민 인턴기자

지난 6월 15일 서울 종로구 원서동의 한 한옥카페에서 향수 '아틀리에 코롱'의 창립자 크리스토프 세르바셀과 실비 갠터 부부를 만났다. "한국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는 두 사람은 인터뷰가 끝난 후 경복궁으로 자리를 옮겨 가벼운 산책을 즐겼다. 전유민 인턴기자

두 사람은 향수회사의 전문 경영인과 조향사로 처음 만났다. 프랑스에서 향수 개발·유통회사를 운영하던 크리스토프가 2006년 미국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뉴욕에서 일하고 있던 실비를 고용한 게 시작이다. 함께 일하며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결혼과 함께 자신들만의 새로운 향수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각자 슬하에 두 명씩의 자녀를 가지고 있던 두 사람은 더는 아이를 가지지 않기로 결정하고, 대신 부부의 감성과 이야기를 담아낸 향수를 만든다. 부부가 아틀리에 코롱을 “자식과 같다”고 말하는 이유다. 지난 6월 15일 서울 종로구 원서동의 한 한옥카페에서 부부를 직접 만났다. 

 
-두 사람이 함께 향수를 만들게 된 계기는.
실비 갠터(이하 S) 브랜드 탄생부터 이야기하자면, 둘 다 어릴 때부터 코롱(상쾌한 향이 특징인 향수의 한 종류)을 좋아해 세상에 없었던 나만의 특별한 코롱을 만들고 싶었다. 직업상 일할 때는 여러 향수를 사용했지만 일상으로 돌아가 나만을 위한 향수를 선택할 때는 무조건 코롱을 선택했고, 크리스토프 역시 그랬다.
크리스토프 세르바셀(이하 C) 새로운 향수를 만든다면 우리 둘이 좋아하는 향을 선택하는 게 가장 훌륭한 답이었다. 정말 놀랍게도 우린 둘 다 코롱의 상쾌함을 좋아했으니 이를 주제로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코롱이 가지는 매력은 뭔가.  
S 코롱만이 가진 상쾌함과 싱그러움이 있다. 이 향기는 일상에 에너지를 채워준다. 특히 후덥지근한 여름 날씨에 더없이 좋은 향기다. 단점으로는 단순한 향조와 짧은 지속시간을 들 수 있는데, 우리는 향수 내 에센셜오일 함유율을 높여 오래도록 향이 지속되면서 복합적인 향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올해로 일곱 번째 한국을 찾은 아틀리에 코롱 창립자 실비 갠터와 크리스토프 세르바셀 부부. 전유민 인턴기자

올해로 일곱 번째 한국을 찾은 아틀리에 코롱 창립자 실비 갠터와 크리스토프 세르바셀 부부. 전유민 인턴기자

-향수에 이야기를 담는다는 게 생소하다.
C 사랑받는 향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향 너머에 있는 감정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그저 후각적으로만 좋은 느낌을 받는 게 아니라 그 향을 맡았을 때 느껴지는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 예컨대 우리가 만든 '오량쥬 상긴느'의 경우 이탈리아 남부 해변 마을의 아침 풍경을 향으로 만들었다. 해가 떠오르는 아침 해변에서 커피와 크루아상을 먹으며 좋은 사람과 함께 있는 순간은 정말 완벽하지 않은가. 나와 실비가 경험한 순간을 향기로 남기는 것, 그게 우리가 하는 일이다.
 
-최근 세계의 향수 트렌드는 무엇인가.
C 성(性) 구분이 없어졌다. 여자를 위한 향수, 남자를 위한 향수가 각각 존재하던 시대는 끝났다. 밀레니얼 세대는 옷이나 메이크업 제품을 선택할 때 성별 구분을 하지 않는다. 향수도 마찬가지다. 남녀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향수가 인기다. 
S 난 꽃의 아름다움은 좋아하지만 꽃향기는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남성적이라고 알려진 흙이나 나뭇잎 향이 나는 중후한 우디 계열 향을 좋아한다. 반대로 남편은 꽃향기를 좋아한다. 남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향기가 필요하고 또 그에 맞는 중성적인 향수병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본다.   
 
여성적인 향기의 대명사인 장미 향과 남성 향수의 주 원료로 많이 쓰이는 베티버 향을 넣은 향수 '아틀리에 코롱 포멜라 파라디'. [사진 아틀리에 코롱]

여성적인 향기의 대명사인 장미 향과 남성 향수의 주 원료로 많이 쓰이는 베티버 향을 넣은 향수 '아틀리에 코롱 포멜라 파라디'. [사진 아틀리에 코롱]

-두 사람이 만든 향수 중 예를 든다면.
S 아틀리에 코롱의 모든 향수가 성 구분이 없지만, 그 중에서도 '포멜라 파라디'를 꼽을 수 있다. 여성적인 향의 대표 격인 장미와 남성적인 향인 베티버(허브식물의 일종)가 들어있다. 두 가지 향의 조합은 생각 이상으로 상쾌하고 편안하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향이기도 하다.
 
부부는 좋아하는 여러 장소의 이미지를 향초와 향수로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 역시 그들이 좋아하는 장소로 이번이 벌써 일곱 번째 방문이다. 2010년 뉴욕에서 알던 한국인 친구를 만나기 위해 처음 온 후 거의 매년 한국에 온다. 서울을 주제로 한 향초 '떼 서울'과 지금은 단종됐지만 진해 벚꽃 향을 담은 향수 '앙상 진해'를 만들기도 했다. 
부부가 좋아하는 장소의 이미지를 향기로 표현한 아틀리에 코롱의 향초들.

부부가 좋아하는 장소의 이미지를 향기로 표현한 아틀리에 코롱의 향초들.

아틀리에 코롱의 '떼 서울' 향초. 부부가 생각하는 서울의 향기를 담았다.

아틀리에 코롱의 '떼 서울' 향초. 부부가 생각하는 서울의 향기를 담았다.

-한국의 어떤 점을 좋아하나.
C 한국은 정제된 문화를 가진 나라다. 유럽인의 입장에서 일본 도쿄나 홍콩 외의 아시아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장소인데, 한국에 처음 온 순간 그 세련됨에 놀랐다.
S 한국은 알수록 재미있다. 초록 숲과 도시가 공존하고 곳곳에 재미있는 감성을 가진 장소와 식당들이 숨겨져 있다. 지난해엔 '류니크'라는 레스토랑에서 지금까지 먹어본 요리 중 자연과 도시의 조화로운 이미지를 가장 잘 담아낸 음식을 맛봤다. 내 인생 최고의 음식이었다. 
 
-향초 '떼 서울'은 어떤 향인가.
C 많은 장소를 여행하며 영감을 얻는다. 특히 내가 지냈던 공간이 주는 느낌을 향기로 담아내는 편이다. 떼 서울은 '차와 서울'이란 의미로 나무로 둘러싸인 한옥에서 친구와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향기로 만들었다.     
 
글=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전유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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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