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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와지는 '블록체인…후쿠시마 수산물 가려내고, 보험금 척척 받아준다

어묵 제품 포장지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제품 원산지 및 유통 과정이 화면에 나타난다. 삼성SDS가 부산광역시, 삼진어묵과 손잡고 시범 도입한 이 ‘유통 이력 관리 시스템’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됐다. 이 사업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소비자들은 조업지는 물론 제조 회사, 포장 날짜, 출고일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높아진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에 대한 공포를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암호화폐의 기술적 근간으로 잘 알려진 블록체인이 점차 우리 생활에 다가오고 있다. 블록체인은 참여한 모든 구성원이 네트워크 안에서 서로의 데이터를 검증하고 저장하기 때문에 데이터 위ㆍ변조 및 해킹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블록체인은 특성상 한번 등록된 내용은 변경할 수 없다. 언제나 원본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시장 참가자의 신뢰도가 높다. 불특정 다수 간의 거래나 정보 교환을 더 신속하고 쉽게 처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자연스럽게 서비스의 가격 하락과 품질 개선으로 이어진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가장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이는 분야는 원산지 증명이다. 삼성SDS는 최근 수입 명품에 근거리 무선통신(NFC) 태그를 부착한 국제 물류 플랫폼을 공개했다. 아직 수입 명품에 적용된 것은 아니다. 단말기를 NFC 태그에 갖다 대면 수출국, 수출ㆍ수입업체명, 유통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신우용 삼성SDS 블록체인사업담당 상무는 “중고차처럼 소비자가 많은 정보를 입수할 수 없는 분야에 특히 요긴하다”며 “블록체인은 사물인터넷 등과 함께 발전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디지털 지급결제 영역으로까지 뻗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권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해외 은행들과 함께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기술 개발에 나섰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안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으면 중개은행을 거치는 기존 방식보다 수수료와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교보생명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보험금 자동지급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100만원 미만 보험금에 대해 의료 소비자가 병원 수납 후 보험사에 따로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아도 보험금이 자동 지급되게 하는 서비스다. 병원과 보험사 간 블록체인 통합인증 체계를 활용했다. 은행연합회는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한 은행 공동 인증서비스 ‘뱅크사인’을 곧 출시하기로 했다. 주거래 은행의 인증서로 다른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인증서 유효기간도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다.
 
의료계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환자 입장에선 병원을 옮길 때마다 따로 촬영하거나 진료기록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양환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블록체인은 인터넷ㆍ스마트폰ㆍ인공지능의 뒤를 이어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 명품 신발에 부착된 근거리무선통신(NFC) 태그에 스마트폰을 갖다대면 수출국, 수출ㆍ수입 업체명, 유통이력 등의 정보를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위ㆍ변조를 할 수 없게 만든 국제 물류 플랫폼이다. [사진 삼성SDS]

수입 명품 신발에 부착된 근거리무선통신(NFC) 태그에 스마트폰을 갖다대면 수출국, 수출ㆍ수입 업체명, 유통이력 등의 정보를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위ㆍ변조를 할 수 없게 만든 국제 물류 플랫폼이다. [사진 삼성SDS]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이런 장점 덕분에 블록체인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억 달러에서 2025년 1760억 달러, 2030년 3조160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한국 정부도 블록체인 활성화 정책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많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에 따르면 한국의 블록체인 기술 수준은 미국의 76.4% 수준으로 시간으로는 2.4년의 격차를 보인다. 관련 규제도 여전하고, 블록체인을 암호화폐 기술이라고 치부하는 부정적인 인식도 팽배하다.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KBIPA) 이사장은 “새로운 제품ㆍ서비스를 내놓을 때 일정 기간 규제를 유예시켜 줘야 블록체인 관련 사업 시도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초창기 앞선 기술력을 자랑하다가 중국 등 경쟁국의 추월을 지켜봐야만 했던 드론산업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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