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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9시간 진통 끝 난민정책 극적 합의…“세부사항 부족” 지적도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마라톤 회의 끝에 난민 정책에 극적 합의했다. 다만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지 못해 회원국 간 갈등 소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2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막한 유럽연합(EU) 정상회의. [A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막한 유럽연합(EU) 정상회의. [AP=연합뉴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EU 28개 회원국 정상들은 EU 역내 망명 신청을 처리하는 합동 난민심사센터를 설립하고, 국경을 강화해 난민 이동을 엄격히 제한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28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다.
 
애초 정상들이 이견 조율에 난항을 겪으면서 협상 타결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밤샘 논의 끝에 극적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정상들은 원칙적으로 국경을 지키고, 난민센터를 만들어 합법적 난민 여부를 보다 신속하게 결정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시간의 협상 끝에 나온 이런 노력은 유럽 전체에서 포퓰리스트(대중주의자) 정당의 부상을 이끈 난민 유입 억제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등에서 반난민을 내세우며 정권을 잡은 정당들은 EU에 강경한 난민대책을 요구해왔다. 
 
역내 합동 난민센터는 난민 지위를 인정할지를 심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여기서 불법 이민자로 판별되면 본국으로 송환된다. 다만 아직 어느 나라가 센터를 주재하고, 난민을 받을지에 대한 세부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 선언문에서 정상들은 센터 관련한 조치에 대해 회원국의 자유의사를 따를 것이란 점을 밝혔다. 
 
 정상들은 또 EU 국경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난민 캠프가 있는 터키와 북아프리카, 모로코 등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강화하자는 데에 합의했다. 또 해상에서 구조되는 난민 처리를 위해 EU 외 북아프리카 지역에 난민센터를 설립하는 것을 향후 논의하자는 데 대해서도 의견일치를 봤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이틀째 회담이 시작되기 전 손을 꼭 잡은 채 대화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이틀째 회담이 시작되기 전 손을 꼭 잡은 채 대화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 같은 합의를 두고, 일단 EU 내 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됐단 평가가 나온다. 
 
WP는 “이런 조치는 지중해를 가로질러 위험한 여정을 시도하는 난민의 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만족이고 승리”라면서 “유럽은 EU 회원국 국민을 보호하는 동시에 약자를 보호하기를 원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우리는 만족한다. 긴 협상이었지만, 오늘부터 이탈리아는 더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때 콘테 총리는 각국이 도움을 약속할 때까지 국방 및 무역에 대한 정상회담 선언문 서명을 거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세부사항 합의에 실패한다면, 갈등이 재발할 여지가 남아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중유럽 국가들이 EU 차원의 책임에 대한 언급에 반대하면서 정작 논란이 많은 합의는 피했다”며 “정상들은 EU 국가들이 이탈리아와 그리스의 부담을 덜어주도록 도와야 한다는 데 동의했지만, 세부 사항은 불투명한 상태”라고 했다.

 
WP도 “여전히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며 “센터가 어떻게 운영될 수 있을지, 동반자 없는 미성년자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세부사항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EU는 아직 서로 다른 견해들을 조율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탈리아는 유럽에 도착하는 난민의 부담을 EU 회원국이 나눠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난민 구조 선박 입항을 거부했고, 이는 유럽 내 난민 정책 논란을 촉발했다. EU는 더블린 조약에 따라 난민이 지중해를 거쳐 처음 도착하는 국가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에서 먼저 난민을 수용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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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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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