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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창우 "상고법원 반대한다고 세무자료까지 볼 줄은…치졸하다"

하창우 대한변협회장. [중앙포토]

하창우 대한변협회장. [중앙포토]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하창우 당시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의 부동산내역·사건수임내역 등을 뒷조사한 정황을 보여주는 문건이 나왔다. 
당시 양 대법원장이 숙원사업으로 추진하던 상고법원에 대해 강경하게 반대하던 변협회장을 압박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특히 문건 속 일부 사안은 실제로 실행된 것으로 드러나 법원이 ‘법조삼륜(法曹三輪·법원, 검찰, 변호사단체를 일컫는 말)’의 한 축인 대한변협 회장을 사찰한 것 아니냔 비판이 나온다.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29일 하창우 전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수사팀은 하 전 회장에게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임의제출 형식으로 보내온 관련 문건을 보여주고 실제로 압박이 이루어졌는지 등을 물었다. 검찰 관계자는 "실제 실행에 옮기지 않았더라도 뒷조사만으로도 문제가 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4월과 8월에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에서 작성한 '대한변협 대응방안 검토’ ‘대한변협 회장 관련 대응 방안’ 문건에는 하 전 회장의 사건 수임내역을 조사해 특정 언론사의 특정 기자에 제공하는 방안, 수임내역을 국세청에 제공해 하 전 회장의 탈세 정황을 살펴보는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당시 하 전 회장의 수임사건 처리 문제를 비판하는 보도가 나왔고, 이듬해 서울지방국세청이 하 전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를 하기도 했다.
2015년 4월 '법의 날' 기념식에 나란히 섰던 양 전 대법원장과 하 전 회장. 왼쪽부터 김진태 검찰총장 ,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양승태 대법원장, 황교안 법무부 장관, 하창우 변협회장. [중앙포토]

2015년 4월 '법의 날' 기념식에 나란히 섰던 양 전 대법원장과 하 전 회장. 왼쪽부터 김진태 검찰총장 ,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양승태 대법원장, 황교안 법무부 장관, 하창우 변협회장. [중앙포토]

 
문건에는 하 전 회장을 '정치꾼' '돈키호테'로 평가하는 여론을 변호사업계에 퍼뜨려 하 전 회장의 장악력을 떨어뜨리는 방안, 지방변호사회와 직접 소통해 변협을 소외시키는 방안 등도 적혀 있다고 한다. 
 
법원행정처가 이토록 하 전 회장을 공격하고자 한 것은 하 전 회장이 당시 법원행정처의 최고 과업이었던 상고법원 도입에 강경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하 전 회장은 "상고 법원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변칙적·위헌적 제도"라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하 전 회장에 대한 문건은 대법원 특별조사단 지난달 공개한 문건 410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법원행정처는 미공개 문건에 대한 비판이 일자 5일 98개의 문건을 추가 공개했지만 여기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사법행정권 남용의혹이 있는 부분은 빠짐없이 인용했고, 사법행정권 남용의혹과는 거리가 있는 문서들은 제외했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 마치고 나온 하창우 전 변협회장…"치졸하다"
하창우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중앙포토]

하창우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중앙포토]

검찰 조사를 마친 하 전 회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대법원이 이런 일까지 할 줄은 몰랐다. 정말 치졸하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15년 당시 법원행정처로부터 압박을 느끼고 있었나.
"내가 상고법원에 대해 반대하니까 (법원행정처에서) 불쾌하게 생각한다는 건 대략은 알고 있었다. 매년 8월 대한변협에서 가장 큰 행사인 변호사대회를 여는데 대법원장이 갑자기 불참을 통지하더라. 수십 년간 역대 대법원장이 참석해 축사를 하는 행사인데, 내 임기 중에는 한 번도 오지 않았다. 오늘 검찰에서 보니 '변호사대회 참석을 중단한다'는 내용도 행정처 문건에 나와 있더라."
 
-사건 수임 내역, 국세청 자료 등도 살펴보는 걸 알고 있었나.
"그건 상상도 못했다. 검찰 조사받으면서 알게 돼 깜짝 놀랐다. 물론 법원이 전산자료 이용하면 그런 자료는 구할 수는 있지만, 설마 그렇게 치졸한 짓을 할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대한변협 광고를 일부러 줄이는 정도만 알았다. 대법원에서 법관 지원자 모집 등 정책 광고를 변협신문에다 하는데, 당시 많이 줄였다." 
 
-문건에 나온 대응방안 중 실제 실행된 것은 무엇인가.
"변협신문에 싣는 정책광고, 변협 산하 법률구조재단에 대한 예산 지원 중단 내지 축소가 실제로 이루어졌다. 대법원에서 법관 지원자 모집 등 정책 광고를 변협신문에다 하는데 많이 축소됐다. 문건에 국선전담 변호사 비율을 높여서 사선 변호사들의 사건 수임률을 낮춘다는 내용도 있는데, 이것도 실제로 이루어졌다. 검찰 조사에서 실제 시행된 내용들을 적시해서 진술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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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