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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이 靑 말 안들어" "노동착취"…탄력근로, 당정 맞붙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29일 "모든 업종에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개월로 늘리면 노동시간 단축의 의미가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제도개선책에 대한 반박이다. 보기에 따라선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산업현장의 혼란에 대한 해법을 두고 당정 내부의 충돌로 비친다.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면 중소기업과 영세업체는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 반면 임금 감소로 중저소득 근로자의 생활 수준 악화가 우려된다. 서울의 한 인쇄소에서 근로자들이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주말에도 야간 작업을 하고 있다.[중앙포토]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면 중소기업과 영세업체는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 반면 임금 감소로 중저소득 근로자의 생활 수준 악화가 우려된다. 서울의 한 인쇄소에서 근로자들이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주말에도 야간 작업을 하고 있다.[중앙포토]

 
김 장관은 이날 예정에 없던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된 기자 브리핑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탄력근로제에 관한 것은 산업과 기업마다 다를 수 있다. 그 부분에 대해 하반기에 실태조사를 하겠다"며 "전반적으로 모두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개월로 하면 노동시간 단축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홍 원내대표는 27일 중견기업 최고경영자 조찬강연과 28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경제계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탄력근로제 최장 단위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국제콘퍼런스에서 같은 취지의 말을 했다.
 
이에 앞서 홍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김 장관을 작심 비판하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부처에 자율권을 많이 준다"며 "그러나 대통령 공약이나 주요 의제에 대해서는 긴밀하게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적 사례가 고용노동부 아니냐. 청와대가 아무리 말을 해도 (김영주) 장관이 안 듣는다"며 "청와대가 장관에게 몇 번이나 최저임금 문제를 설명 좀 하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장·차관이 이해시켜야 했는데, 몇 번 하라고 해도 안 한 것 아니냐"며 질타했다.
 
김 장관의 이날 기자 브리핑이 이에 대한 반박으로 비치는 이유다.
 
김 장관은 "전체 근로자 중 60% 가까이는 이미 주당 52시간을 하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음 달 1일부터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더라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정보통신기술(ICT) 업종에 대해서는 해킹, 서버다운과 같은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하면 연장근로를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노사가 합의하거나 사업장 특성별로 근로시간을 단축하게 되면 노동시간이 안 준다"며 "그래서 노사가 합의해도 주당 최대 52시간을 넘지 못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기업은 그동안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착취가 많이 이뤄져서 열정 페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비판했다. "근로기준법에 노동시간이 40시간으로 돼 있다. 68시간이면 28시간에 대해 그동안 노동착취를 했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근로시간에 대한 노사 자율성을 부정하면서 비록 고용부의 행정해석에 따른 것이라고 하더라도 40시간을 넘겨 일을 시킨 행위를 노동착취로 본 셈이다.

 
50인 이상 중소기업에 대해선 "대기업 용역을 받든가 원·하청 관계"라며 "원·하청 불공정, 카드 수수료 등 이런 부분의 수익구조가 나빴다. 이런 부분이 시정되면 수익구조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어려움보다는 공정거래상의 문제가 중소기업의 지급능력을 어렵게 한다는 뜻이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감소에 대해선 "노동자들이 급여가 좀 줄어들더라도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삶, 그리고 저녁이 있는 삶을 가져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 관광, 레저산업 굉장히 활발해질 거다. 오후 시간에 영화 보든가 연극을 보든가 토요일 일요일에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 그 분야에 새로운 노동과 고용이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이 감소하면 여가 부문에 대한 지출이 줄어드는데 이와 정반대의 논리를 편 셈이다.
 
김 장관은 이와 함께 "68시간 아니면 무한대로 (노동을) 하던 것을 52시간으로 줄이면 누군가는 (일을) 해야 하니 신규 채용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근로시간 단축이 고용 확대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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