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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세력 겨냥한 특검 시동…정권 초 특검 성적표 어땠나

'드루킹' 김동원씨가 28일 오후 첫 대면조사를 위해 서울 강남구 드루킹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뉴스1]

'드루킹' 김동원씨가 28일 오후 첫 대면조사를 위해 서울 강남구 드루킹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뉴스1]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은 '특검 무용론'을 불식시키는 성공적인 특검이 될 수 있을까.
 
이번 특검은 역대 13번째이자 집권 2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의 첫 특검이다. 표면적으론 드루킹 일당의 댓글 여론조작의 전모를 밝히는 것이 핵심 수사대상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선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과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 여권 핵심 실세들의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 칼을 겨눠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허익범 특검팀뿐 아니라 역대 특검은 모두 핵심 권력층에 대한 수사를 목표로 출범했다. 특검 자체가 검찰이나 경찰 수사를 통해선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어려운 '예외적인' 경우에 출범하기 때문이다.

앞선 박영수 특검팀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한 한 특검보는 "특검은 '정치적 투쟁'의 산물이고 어쩔 수 없이 청와대나 국회의원 등 핵심 권력층을 상대로 한 수사를 하게 된다. 특검 수사팀 입장에선 수사성과가 없을 경우 '사건 은폐' 의혹에 시달릴 수 있어 무척이나 고되고 힘든 자리"라고 말했다. 
 
역대 특검 중 정권 초기에 수사가 진행된 경우는 허익범 특검을 포함해 총 5건이다. ▶김대중 정부 집권 2년차인 1999년의 조폐공사 파업 유도와 옷로비 특검▶노무현 정부 출범해인 2003년 잇달아 진행됐던 불법 대북송금 특검과 이용호 게이트 특검▶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 수사가 마무리됐던 BBK특검이 집권 세력을 겨냥했다. 

이중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았던 특검은 '불법 대북송금 특검'이다. 수사를 진행했던 송두환(70·사법연수원 12기) 특검팀은 현대그룹이 4억5000만 달러를 북한 정부에 불법 송금한 사실을 밝혀냈다.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불법자금 수수 혐의도 드러나 박 전 실장은 징역형을 살았다.
 
전임 정권을 대상으로 한 수사였지만 집권 세력과 뿌리가 같은 민주당 정부를 겨냥한 것이라 노무현 정부의 지지율과 도덕성도 상처를 받았다. 
2003년 9월 송두환 특별검사가 대북송금 특검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중앙포토]

2003년 9월 송두환 특별검사가 대북송금 특검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중앙포토]

수사를 주도했던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은 대쪽같은 이미지로 '국민 검사'로 떠올랐고 당시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했던 검찰개혁은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대북송금 특검은 정권 초라도 특검의 수사 의지가 강하다면 얼마든지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경찰에서 오랜 기간 몸을 담았던 야권 관계자는 "드루킹 수사의 경우도 사건의 발단부터 현재까지 밑그림을 그려보면 특검이 풀어내야 할 의혹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했다. 부실한 초동 수사와 증거 훼손까지 특검팀이 풀어야 할 난제가 만만치 않지만 이 관계자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했다.
 
김대중 정부 2년차에 진행된 옷로비 특검도 수사 과정에서 사건에 연루된 김태정 당시 법무부장관이 구속되고 박주선 청와대 비서관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특검의 수사 내용을 넘겨받은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며 수사 결과를 정면으로 뒤집었고 이후 대법원에서 피의자들이 무죄판결을 받으며 '용두사미 특검'으로 끝나버렸다.
 
이와 함께 노 전 대통령 측근들에게 로비를 펼친 의혹을 받은 이용호 G&G그룹 회장을 수사한 '이용호 게이트 특검'과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했던 'BBK특검'은 모두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다. 면죄부 특검이란 비난이 잇달았다.
정호영 전 'BBK 의혹사건' 특별검사가 지난 2월 3일 오후 특수직무유기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동부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정 전 특검은 BBK특검 당시 수사를 축소한 의혹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전 'BBK 의혹사건' 특별검사가 지난 2월 3일 오후 특수직무유기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동부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정 전 특검은 BBK특검 당시 수사를 축소한 의혹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권 초에 수사를 했던 특검과 달리 정권 후반기의 정치 권력을 겨냥한 특검은 성과를 거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전현직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관은 물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구속시켰던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명박 정부 집권 5년차에 이뤄진 '대통령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 특검'은 김인종 전 경호처장 등 대통령 측근 인사들을 기소하며 정권의 턱밑까지 칼을 겨눴다.

하지만 '검사 향응수수 의혹 특검'과 '삼성 비자금 의혹 특검' 등은 국민의 기대 속에 출범했음에도 사건의 핵심 관계자를 기소하지 않으며 '특검 무용론'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법조계 안팎에선 허익범 특검팀이 '성공적인 특검'으로 남기 위해선 댓글 여론조작 의혹을 넘어 김경수 당선인 등 '윗선'의 실체를 파악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권력의 힘이 가장 서슬퍼럴 때라 사건 관계자들의 협조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했다. 수사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 변호사는 그럼에도 "아직 특검 성패를 단정짓기엔 이른 시점이다. 특검의 의지에 따라 상황은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 특검은 수사가 개시된 지 이틀째인 28일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가 수감되어 있는 서울구치소를 포함해 사건 관계자 6명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김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김씨가 예상보다 일찍 소환되자 특검이 수사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 수사를 맡은 허익범 특별검사가 27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는 모습. 강정현 기자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 수사를 맡은 허익범 특별검사가 27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는 모습. 강정현 기자

 
허 특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파견 검사와 수사관들이 밤을 새며 수사 내용을 완벽하게 숙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특검 관계자는 "전날 수사 속도가 늦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최선을 다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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