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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제도 70년 만에 대체복무 길 열었다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했다. 이로써 해방 후인 1949년 8월 6일 병역법 제정 당시부터 불허됐던 대체복무제의 길이 70년 만에 열리게 됐다. 헌재는 그러나 병역 거부를 처벌하는 법조항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28일 병역의 종류를 현역·예비역·보충역·병역준비역·전시근로역 등으로만 규정한 병역법 5조 1항 등에 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과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헌법불합치) 대 3(각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했다. 헌재는 해당 법 조항을 2019년 12월 31일까지 개정하라고 판시했다. 헌재는 ▶안보 상황 ▶병력자원 손실 ▶양심적 병역거부 심사의 곤란성 ▶사회통합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대체복무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헌재는 “대체복무제라는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만을 규정한 병역종류 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며 “또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배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2004년 국가안보라는 공익의 실현을 확보하면서도 병역거부자의 양심을 보호할 수 있는 대안 검토를 권고했으나 14년이 지나도록 입법적 진전이 없었다”며 “국가는 이 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으며 대체복무제를 도입함으로써 병역종류 조항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상황을 제거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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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말까지 병역법 5조 1항을 개정하라는 헌재 결정에 대해 국방부는 이날 “합리적인 대체복무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향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징역형을 피할 수 있는 출구를 열어줬다. 그런 점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숙원을 풀어준 결정”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헌재는 이날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일률적으로 형사처벌하는 것에 대해선 재판관 4(합헌) 대 4(일부 위헌) 대 1(각하) 의견으로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병역법 88조 1항 1호는 ‘현역 입영 또는 소집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3일이 지나도 입영하지 않거나 소집에 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11년 8월 합헌 결정을 내린 지 7년 만에 같은 판단을 내렸다. 위헌 정족수인 6명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위헌 의견은 합헌 의견과 동수가 됐다. 일부 위헌 의견을 낸 이진성·김이수·이선애·유남석 재판관은 “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형사처벌 조항과 관련해선 대법원이 현재 심리 중인 병역법 위반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8월 30일에 개최하는 게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대법원은 지금까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을 정당하다고 봤다. 
 
현일훈·문현경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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